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수많은 명경기와 한국 e스포츠를 이끌어왔던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의 다음시즌 개최가 불투명한 상태다. 2003년 스타크래프트 종목을 시작으로 스타크래프트2로 종목을 바꾼 이후 약 5년 만이다.

아직 협회나 게임사가 리그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리그의 존속 보다는 폐지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과거에 비해 부족한 인기가 주된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는 2003년 시작되어 10여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한국의 e스포츠 중심에 있었다. 절정기였던 2004-2005년 광안리 결승전에서는 10만여 명이 운집하며 성황을 이뤘다. 이처럼 스타크래프트와 프로리그는 e스포츠를 넘어 대한민국에서 게임을 대중문화로 이끄는 주도적 역할을 했다.

'스타크래프트2'로 종목을 바꾼 이후에도 프로리그는 명맥을 유지하며 팀 구성에 따라 리그방식에 변화를 주는 등 재도약을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 3일에는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6 통합 결승전이 어린이대공원에서 진행되었는데, 가족들과 함께 리그를 관람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만큼 한국에서 스타크래프트와 프로리그는 여전히 대중적 콘텐츠로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과 유저들의 관심에서 조금씩 멀어지면서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는 현재 위기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다. 차기 시즌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몇 번 진행되었지만 떨어진 인기의 회복이 쉽지 않고 리그오브레전드와 비교해 시청률이 크게 차이가 있어 협회와 블리자드 간의 차기 시즌에 대한 청사진이 쉽게 맞춰지지 않고 있다.

과거 온게임넷과 MBC게임이 리그를 진행했을 당시, 프로리그는 타 케이블채널에서 비교할 수 없는 시청률로 광고와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이 극대화되었는데 시간이 지나 현재는 프로단의 운영도 빠듯할 정도로 시장이 축소되었다. 


만약 프로리그가 폐지되면 이후 선수와 팀의 거취 문제가 도마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스타리그, GSL 등의 개인리그나 월드챔피언십 등의 글로벌 대회로 인해 실력 있는 선수들은 리그 폐지나 축소 등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지 않을 수 있으나 그 외의 선수들이나 감독, 코치진들의 위치는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벌써부터 대기업의 스폰을 받고 있는 구단들의 경우 팀을 다른 종목이나 리그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스페셜포스 프로리그 개최 당시 리그가 더 이상 열리지 않게 되자 선수와 코치진을 리그오브레전드 선수와 코치로 돌렸던 것처럼 완전히 새로운 리그 혹은 기존에 팀에서 운영하고 있는 타 종목으로 전환하는 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e스포츠의 한 관계자는 "아직 프로리그의 존속에 대해 확정된 부분은 없다"라고 일축했지만, 차기 시즌에 대한 논의가 길어지면서 리그 개최 불투명이라는 이야기들이 관계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지금까지 e스포츠의 수많은 리그들이 생겨나고 폐지됐지만 한때 국내 e스포츠의 한 축을 담당했었던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가 폐지된다면 많은 팬들에게 큰 아쉬움을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 

스타크래프트에서 스타크래프트2로 종목을 바꾸었고 언젠가 다른 종목으로 바뀌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지만, 여전히 스타크래프트1 경기를 시청하는 e스포츠팬들이 존재하는 만큼 리그를 사랑하고 있는 현재의 팬들을 위해서라도 확실한 후속조치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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