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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이것은 마치 짬짜면을 먹는 느낌. 마스터 오브 이터니티
김한준 기자 | 승인 2016.09.23 14:58

마스터 오브 이터니티(Master of Eternity). 이름만 봐도 노림수가 느껴지는 게임이다. 게임의 영문명의 첫 글자를 따면 MOE(모에)라는 단어가 완성된다. 일상적인 단어라기 보다는 흔히 '오덕'으로 분류되는 이들에게 익숙한 단어를 제목에 담았다는 것만으로도 이 게임이 어느 유저층을 타겟으로 하는 게임인지는 명확하게 드러난다.

다양한 미소녀 픽시를 이끄는 함장이 되어 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턴제전투를 즐기는 것이 모에의 핵심적인 요소다. 미소녀와 '모에'한 일상을 즐기고, 이들을 메카닉에 태워 전투를 즐기는 두 가지 매력을 한 가지에 담으려 했다는 것은 게임을 접하자마자 전면적으로 드러난다. 미소녀와 메카닉의 조합은 일본의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등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한 조합으로 특히 80~90년대에 유행하기도 한 조합이며, 그 파괴력을 선보인 조합이기에 넥슨의 선택은 나름 근거가 있는 선택이었다 하겠다.

넥슨은 이러한 감성을 모바일게임 시장으로 옮겨왔다. 슈퍼판타지워가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판타지 세계관의 SRPG였다면, 모에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SF 세계관의 게임이다. 모에를 통해 넥슨은 RPG에서 흔히 통용되는 두 가지 세계관을 갖춘 SRPG를 모두 손에 넣게 됐다는 점이 흥미롭다.

모에는 크게 턴제 전투로 진행되는 SRPG와 미소녀와의 일상, 대화를 즐기는 어드벤쳐 파트로 구분된다. 이 게임의 '모에'한 느낌은 어드벤처 파트와 턴제 전투 전후로 배치되는 인터미션에서 부각되며, 유저의 컨트롤이 가장 많이 개입되는 SRPG 파트에서는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굳이 SRPG에서 모에 요소를 찾자면 '지지 않을 거에요오오~' 하는 식의 몇몇 캐릭터들에게서 드러나는 정도다.

게임의 본격적인 진행은 턴제 전투를 펼치며 이뤄진다. 유저는 쿼터뷰로 구성된 타일 맵에서 턴마다 캐릭터를 움직여 이동과 공격을 주고 받으며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대부분 적의 전멸이 목적이지만 특정 위치까지 이동, 아군 호송, 제한 턴까지 버티기 등의 미션도 존재한다.

특이한 점이라면 SRPG 장르에서 언젠가부터 필수 요소처럼 도입되고 있는 지형, 유닛의 앞, 뒤, 좌, 우 위치에 따른 대미지 차이, 속성 등의 요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술요소는 강조하는 효과가 있지만 게임의 난이도를 높이는 요소를 최소화한 셈이다.

하지만 이동과 공격을 가로막는 벽의 존재와 이를 넘어서 공격할 수 있는 유닛이 별도로 존재한다는 점, 이동시에 아군을 통과할 수 없다는 요소는 게임에 나름의 깊이를 더한다. 벽을 넘어서 적을 공격할 수 있는 곡사 유닛을 어느 자리에 둘 것이며, 아군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유닛을 배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유저들은 상성을 고려해 가급적 적의 배후를 노리는 여타 SRPG의 전술이 아닌 아군의 진형을 갖추고, 최대한 이를 유지하면서 적과 교전을 벌이는 플레이를 하게 된다. 이는 난이도를 높이는 요소가 되기도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자기 차례를 맞이한 유닛을 돌진시켜서 공격을 반복하는 식의 플레이는 지양하게 만드는 요소로도 작용한다. 덕분에 턴제 SRPG 팬들도 제법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게임성을 갖추고 있다.

전투 파트의 조작 시스템은 상당히 편하게 구성되어 있다. 특히 SRPG 파트에서 아군을 이동하고 적을 공격하는 것은 터치로 쉽게 가능하다, 스킬을 정하고 적을 터치하는 것만으로도 유닛이 알아서 이동 후 해당 스킬을 사용한다. 아군의 진형을 신경쓰고 스킬의 범위를 신경쓰면서 이동해야 하는 경우라면 유닛ㅇ 이동할 위치를 지정하고 그에 맞는 스킬을 사용하면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그냥 스킬 선택 후 적을 터치하는 것만으로도 게임이 진행된다.

게임의 또 다른 축인 어드벤쳐 파트는 픽시가 중심이 되는 요소다. 선물을 줘서 호감도를 높이고 호감도에 따라 에피소드가 열려 이를 수행하면서 각 픽시의 능력을 개방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현 단계에는 총 12개의 픽시가 존재한다. 이들을 얻기 위한 방식도 가지가지이고 각각의 픽시마다 다른 스토리를 지니고 있어 어드벤처 파트의 재미를 더한다. 픽시들의 이야기를 확인하고, 호감도가 높아짐에 따라 달라지는 반응을 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다.

 

또한 옷을 갈아입히거나, 픽시를 터치해 다양한 대사를 보고 VR 모드로 픽시를 가상공간에서 이리저리 살펴볼 수 있는 등 게임 이름에 걸맞는 요소를 갖추고 있는 것도 나름의 특징이다. 취향에 따라 이 콘텐츠가 게임의 핵심적인 요소로 느껴지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턴제 전투가 진행되는 메인 시나리오와 픽시와 어울릴 수 있는 어드벤처 파트 이외에도 여러 콘텐츠가 구비된 점도 눈길을 끈다. 일일미션, 미션을 진행하면서 각종 파츠를 획득할 수 있는 신전 등 반복 플레이 요소와 1:1 대전, 대규모 전투의 재미를 더하는 대전과 전장 모드까지 즐길거리를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다. 새로운 요소는 없지만 기존 RPG 장르에 존재하는 요소는 전부 갖추고 있는 셈. 뭘 좋아할 줄 몰라서 모두 다 넣었다고 평가할 수도 있고, 종합선물셋트와도 같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아쉬운 것은 어드벤쳐 파트에서 공들여 키운 픽시가 전투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 한다는 점이다. 각 픽시의 에피소드를 클리어함에 따라 픽시의 스킬이 개방되는 구조를 띄고 있지만, 여기서 얻는 스킬들이 전투에 미치는 영향이 뚜렷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각성을 한 이후에는 그래도 좀 강해진 티가 나지만 이 역시 각성 전에 비해 체감이 되는 수준일 뿐이다. 어드벤쳐 파트에 기울인 노력이 SRPG 파트에 더해지지를 못 하니 두 가지 요소가 플레이 측면에서 시너지를 만들지 못 하는 점은 아쉽다.

그 외에도 스토리에서 이탈한 픽시가 전투에는 버젓이 참여해 스토리에 대한 몰입을 낮추거나, 게임 난이도가 갑작스럽게 높아져 '이거 과금 유도하는 건가?'라는 느낌을 들게 한다는 점도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다.

아쉬운 점이 있기는 하지만 모에는 나름대로 두 가지 요소를 모두 잡기 위해 공을 들인 티가 나는 게임이다. 깊이 있는 스토리와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주진 못하지만 다양한 캐릭터와 가볍게 즐길만한 스토리는 게임에 재미를 더한다. 라이트노벨을 접하듯 흥미롭게 따라갈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단, '오덕' 느낌이 물씬 나는 스토리와 말투에 차이가 있을 뿐 '나는 마스터가 너무 좋아 견딜 수 없다'는 티를 팍팍 내는 캐릭터들의 행동은 때로는 너무나 전형적이어서 오히려 작위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뭐. 그런 미소녀들이 그런 대사를 하는 것을 보는 게 이런 장르의 묘미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야말로 짬짜면 같은 게임이다. 짜장면을 먹다가 짬뽕 국물을 한 숟갈 먹으면 개운하긴 하지만 이것이 새로운 맛이라고는 할 수 없듯이, 모에 역시 새로운 게임성을 갖춘 게임이라 하기엔 어렵다. 칸막이로 막힌 하나의 그릇에 두 가지 음식이 모두 담겨있는 짬짜면처럼 모에라는 타이틀 안에 SRPG와 어드벤쳐 요소가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함께 담겨있는 느낌이다. 두 요소가 동시에 존재할 뿐 두 가지가 어우러진 맛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래도 함께 담긴 두 요소가 각각 제법 맛있게 만들어졌다는 점은 다행이다.

김한준 기자  endoflife81@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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