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17일). H2K 게이밍이 알버스 녹스 루나에게 승리를 거두며, 리그오브레전드 2016 월드챔피언십의 4강 진출팀이 결정됐다. 오는 10월 22일(토)에는 SKT T1과 락스 타이거즈가 결승 진출을 두고 대결을 펼치며, 10월 23일(일)에는 삼성 갤럭시와 H2K 게이밍이 격돌한다.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은 월드컵을 본따 지은 별명인 '롤드컵'이라는 이름으로 팬들에게 더 익숙하게 알려져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번 롤드컵 4강에 오른 팀들의 현황과 비슷한 팀들이 월드컵 역사에도 존재한다는 점이다. 롤드컵 4강 진출팀의 모습에서 엿보이는 역대 월드컵 진출국을 살펴봤다.

 

SKT T1 - 스페인(2014 브라질 월드컵)
롤드컵 최초의 3회 우승, 2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SKT T1은 마찬가지로 월드컵 2연패를 노리던 2014년 스페인 국가대표팀을 연상케 한다. 또한 대회 시작 이전부터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로 꼽혔다는 점도 마찬가지. 여기에 현재 SKT T1에 세계 최고의 미드라이너인 'Faker' 이상혁이 있다면, 당시 스페인 국가대표에는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인 사비와 이니에스타가 자리하고 있었다는 점 역시 SKT T1에게서 2014년 스페인 국가대표를 떠오르게 한다.

여기에 지난 대회에 비해 다소 기량이 줄어든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는 점마저 비슷하다. SKT T1은 압도적인 우승을 거뒀던 롤드컵 2015 만큼의 위압감을 보이지 못 하고 있으며, 마찬가지로 2014 스페인 국가대표 역시 2010년만큼의 압도적인 기량을 보이지는 못 했다.

 

락스 타이거즈 - 네덜란드(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락스 타이거즈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당시의 네덜란드를 연상케 한다. 락스 타이거즈의 미드라이너인 'Kuro' 이서행은 당시 세계 최고수준의 기량을 지녔으면서도 다소 과소평가 됐던 네덜란드의 미드필더 베슬리 슈나이더를 연상케 하며, 탑 라이너 'Smeb' 송경호와 원거리딜러 'Pray' 김종인의 파괴력은 당시 대회 최고의 공격진이라 평가받던 네덜란드의 반 페르시와 아르옌 로벤과 비견할만하다. 

또한 준우승 이미지가 강하게 남았다는 점 역시 이 둘을 연관짓게 한다.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은 축구팬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콩라인' 국가. 락스 타이거즈는 2015 롤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팀이며, LCK 2016 섬머시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 전까지 준우승 꼬리표가 붙어있었다. 

 

삼성 갤럭시 - 잉글랜드(2002 한국-일본 월드컵)
삼성 갤럭시의 롤드컵 진출과정과 본선에서의 활약은 2002년 한국-일본 월드컵에 진출한 잉글랜드의 그것과 무척이나 닮아있다. 상대전적 19:0 열세였던 KT 롤스터를 상대로 롤드컵 선발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롤드컵 진출에 성공한 삼성 갤럭시는 당시 팬들로부터 '기적적이다'라는 평을 받았다.

2002년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본선 진출 역시 기적적이었다. 유럽 예선 최종전인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시합 종료 직전까지 한 골 차이로 뒤지며 본선 진출 직행티켓을 놓칠 위기에 처했지만, 데이비드 베컴이 극적인 프리킥 동점골을 성공하며 천신만고 끝에 월드컵에 진출했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무대에서 잉글랜드가 속한 F조는 스웨덴,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가 자리한 역대급 죽음의 조였다. 이번 롤드컵 2016에서 삼성 갤럭시가 배정된 D조 역시 이번 대회 최악의 죽음의 조라 불렸으며, 일부에서는 삼성 갤럭시가 탈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2002년에 잉글랜드가 멋지게 토너먼트에 진출한 것처럼 삼성 갤럭시 역시 강력한 모습을 보이며 본선에 올랐다. 

 

H2K 게이밍 - 독일(2002 한국-일본 월드컵)

같은 유럽 지역의 팀이라는 점 이외에도 닮은 점이 많은 두 팀이다. 독일은 당시 '녹슨전차'라는 비아냥을 듣고, 월드컵 지역예선에서도 본선 직행티켓을 얻지 못 하고 플레이오프를 거쳐 천신만고 끝에 본선에 진출했다. H2K 게이밍 역시 유럽리그에서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이며 3,4위전으로 강등. 3위를 차지했으나 G2가 우승하며 어부지리로 롤드컵에 진출한 팀이다. 두팀 모두 예선전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 첫 번째 공통점.

하지만 더욱 재미있는 공통점은 두 팀 모두 역대급 '꿀대진'의 덕을 봤다는 것이다. 2002년 독일 국가대표팀은 조별예선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8:0으로 이긴 것 이외에는 이렇다 할 강력한 모습을 보이지 못 했으나, 대진운은 그들을 결승까지 인도했다.

참고로 당시 독일은 사우디아라비아, 아일랜드, 카메룬과 같은 조에 속했으며, 16강에서는 파라과이(조별리그 1승 1무 1패 / 골득실 0), 8강에서는 미국(조별리그 1승 1무 1패 / 골득실 -1)을 만났고, 4강에서는 16강과 8강에서 연장 후반 승부를 펼치며 체력이 고갈된 한국을 만났다.

H2K 게이밍 역시 대진운이 좋은 편이다. H2K 게이밍이 속한 C조는 유일하게 한국팀이 없는 조였다. 같은 조의 EDG와 AHQ는 기대에 못 미치는 기량을 보였고, INTZ e-Sprots는 개막전에 EDG를 상대로 이변을 일으킨 것 외에는 이렇다 할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 했다. 또한 H2K가 8강에서 꺾은 알버스 녹스 루나는 인터내셔널 와일드카드로 본선에 오른 팀으로 역시 8강에 오른 팀 중 최약으로 꼽히는 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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