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e스포츠 기틀을 마련하고 프로게이머의 개념과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낸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가 마지막을 선언했다.

지난달부터 꾸준히 루머로 이어져온 프로리그의 폐지설은 선수들과 팀 관계자의 강한 의지가 표출되며 단순 기우가 되는 듯 했다. 하지만 18일 결국 한국e스포츠협회는 협회 소속 팀의 스타크래프트 팀 운영 종료를 선언해 프로리그와 결별을 알렸다.

2000년대 초반 팀리그로 시작해 리그의 통합과 부흥 그리고 쇠락기를 모두 맞이했던 스타 프로리그는 e스포츠의 맏형이나 다름없었다. 다양한 인기 게임들이 e스포츠를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주고 일반 대중에게도 게임과 e스포츠를 전파하면서 수백 명의 프로게이머를 배출해 10여년 동안 인기를 지속했다.

프로리그의 인기는 곧 프로게이머들의 인기로 이어져 그들이 대중매체로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다. 은퇴하거나 업계를 떠난 유명 프로게이머들은 종종 공중파의 예능에 등장해 여전한 인기를 누리는 등 아직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높은 주가를 올리고 있다.

이제는 대세로 올라선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도 스타 프로리그가 없었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했다. 프로리그의 노하우는 국내를 거쳐 전 세계에 퍼지면서 타 게임, 실시간 방송, 스포츠 채널 들이 부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 중요한 리그다.

프로리그가 결국 폐지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다양하지만 결국 결정적인 순간에 발생했던 크고 작은 선수들의 조작 이슈가 결정적이었다.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로 시작된 프로리그의 결말은 차기작의 등장으로 어느 정도 예견됐으나 전직 우승자를 포함한 주요 선수들의 경기 조작으로 이미 내상을 입은 상태여서 타격이 더욱 컸다.

다시 분위기를 추스르고 스타크래프트2로 새롭게 시작된 프로리그는 한때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었다. 그러나 근절된 것이라 보였던 경기 조작은 다시 발생했고 결국 팬들의 마음은 물론 리그의 돈줄을 잡고 있었던 스폰서들도 멀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멈추지 않았던 조작 사태는 결국 리그 하나를 통째로 잃게 되는 아픔으로 결론났다. 관계자들은 예방책을 만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돈의 유혹 앞에 무릎 꿇은 일부 선수들이 리그의 최후를 결정지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업계에서 큰 기틀이 됐던 스타 프로리그는 14년간의 흥망을 겪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e스포츠의 인기는 다행히 다른 리그 등이 나눠 가지며 제 2의 부흥기를 위해 나선다. 이미 큰 팬덤이 구성된 리그오브레전드는 물론 이제 막 싹을 띄운 오버워치,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 도타2 등이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다시금 인기와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을 지속한다.

프로리그는 폐지 됐지만 스타크래프트2 관련 개인리그는 지속되면서 그 정신과 의미는 지속적으로 계승해 나간다. 그러나 선수들 자체가 리그에 대한 자부심과 돈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강한 의지를 가지지 못한다면 스타 개인리그는 물론 다른 리그의 흥행은 보장받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

앞으로 전성기 시절의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의 인기를 되찾기 위해서는 선수는 물론 관계자들의 더 큰 노력을 필요로 할지 모른다. 각 리그에 소속되어 있는 선수들은 자기 자신이 리그의 주인이고 업계의 중요한 인물임을 자각해야할 것이다. 또한 다시는 조작 관련 이슈가 발생하지 않도록 선수들 스스로는 물론 관계자들의 끊임 없는 노력도 이어져야 된다.

앞으로 이어질 다른 인기 리그들에게는 조작 이슈와 같은 사태가 이어지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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