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세를 떨치는 존재에 항상 찬사만 뒤따르는 것은 아니다. 안티 없는 연예인이라는 이들이라고 세상 모든 사람이 그들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며, 많은 이의 지지를 받는 정치인의 정책을 비판하는 이들을 찾아보는 것도 어렵지 않다. 

이러한 현상은 게임업계에서도 마찬가지여서, 게임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게임에 대한 비판을 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모바일게임 인기 척도로 업계 관계자들이 큰 관심을 보이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순위 혹은 애플 앱스토어 매출순위 상위권에 있는 게임들을 향한 비판은 더욱 많기 마련이다.

인기가 많은 게임일수록 유저의 수가 많기 때문에 그에 비례해서 비판을 하는 이들의 수도 많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종종 모바일게임 매출 순위를 보다 보면은 이질감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개발 혹은 운영 주체가 명백한 실수를 범한 게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유난히 높아지더라도, 게임의 매출 순위에 큰 변화가 없는 경우다.

흔치 않은 일이기는 하지만 게임 공식 카페나 대형 커뮤니티에서 유저들이 단번에 들고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운영상의 실책, 유저들 몰래 공지한 것과는 다른 내용을 적용, 운영진과 특정 유저가 결탁하는 것이 이런 경우의 대표적인 사례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특성상 이러한 이슈가 발생할 경우 유저들은 즉각적으로 이를 공유하고 반응한다. 공식 카페의 게시글 전체가 운영진과 개발진을 규탄하는 경우도 게임업계에서 흔한 일이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일이 벌어지는 것이 게임의 매출 순위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이다. 

이런 현상은 매출 순위가 높은 게임일 수록 뚜렷하게 나타난다. 게임 매출의 대다수를 책임지는 '헤비과금러'들이 게임의 부정적인 이슈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여전히 게임을 즐기는 경우에는 여론과 상관 없이 해당 게임이 높은 매출을 기록할 수 있다. 

5% 남짓한 유저가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책임지는 경우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흔해지고 있으며, 이런 경우엔 대다수의 여론과는 달리 매출이 꾸준하게 기록된다. 수익 창출이 최우선인 게임사 입장에서는 부정적인 여론을 토로하는 다수의 게이머보다는 매출을 책임지는 소수의 유저들을 먼저 신경쓰게 되기 마련이다. 결국 다수의 의견이 게임사에 전달되지 않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다수의 목소리가 무조건 옳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게임사가 다수의 즐거움이 아닌 소수의 즐거움만을 신경쓰게 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노골적이라고 느껴질 정도의 수익모델을 지닌 게임이 시장에 범람하게 되며,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극단적으로는 시장이 폐쇄적인 형태의 시장으로 변모할 수도 있는 위험성을 내포한다. 

물론, 그런 극단적인 일이 쉽게 발생하지야 않을 것이다. 허나 국내 게임산업을 두고 '재미의 발전이 아닌 수익모델의 발전만 노린다'는 평이 나오기 시작한다면 이는 결코 게임업계에 긍정적인 징후는 아니다. 

국내 게임시장에는 안타깝게도 이러한 분위기가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 규제에 대해 찬성하는 유저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다.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면서 뒤로는 수익만 노리는 것은 결국 유저들에게 들키기 마련이다. 게임업계의 체질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극단적인 수익모델을 내세운 게임들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국내 게임산업에서, 다수의 유저들보다는 헤비 과금러들만 신경쓰는 풍토가 드러나는 작금의 행태에서 이러한 업계 주도적인 체질개선은 요원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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