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16'이 22만여 명을 모으며 화려하게 폐막됐다. 올해 지스타는 메인스폰서를 맡은 넷마블게임즈와 35종을 내세운 넥슨 그리고 웹젠, 룽투코리아, 소니, 반다이남코 등 국내외를 대표하는 게임사들이 다양하게 참여하면서 풍성한 행사를 만들었다.

지스타는 매년 관람객을 꾸준히 늘려 12회째를 맞이한 이번 지스타 2016에서 정점을 찍었다. 행사에서도 온라인과 모바일게임 분야는 물론 신기술과 e스포츠 등 게임업계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내용들이 등장해 큰 관심을 끌었다.

많은 인파가 몰리며 지스타가 국내 최대 게임쇼라는 것은 입증했으나 그 세부 내용에서는 아쉬운 면이 보였다. 모바일 시장으로 치중된 게임업계의 현실이 그대로 반영돼 게임사들은 다수의 작은 타이틀을 앞세워 소개했고, 중심에서 지스타 전체의 구심점을 가져갈만한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것이 단점이었다.


지스타의 모바일 전환은 게임업계가 지난 2012년부터 크게 성장한 모바일게임 시장을 따라가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스마트기기들의 보급으로 온라인 시장은 축소됐고 모바일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대한민국 게임대상 역시 2014년부터 3년 연속 모바일 타이틀이 받기 시작했다.

일반 관람객 입장에서는 온라인게임 시장이 중심이었던 시절보다 상대적으로 출품 타이틀이 늘어나 많은 게임을 경험해 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B2B를 방문한 관계자와 해외 바이어들 입장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으로 앞서나갔던 한국의 온라인게임들이 줄어들면서 모바일 단독으로는 더 이상 매력이 없어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관람객들은 꾸준히 유치할 수 있을지 몰라도 업계 전체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게임의 입지는 점차 좁아질 가능성이 있다. 한때 중심 역할을 했었던 온라인게임들은 아직도 신작들이 출시되고 있으나 여전히 과거 등장한 게임들보다 완성도가 부족하고 흡입력도 떨어져 모바일로 옮겨간 유저들을 되돌리기에는 힘이 모자란 상태다.

이번 지스타 2016은 현재 국내 게임업계가 고민하고 있는 측면을 사실 그대로 보여줬다. 시장의 변화에 의해서 대다수의 게임사들이 모바일에 집중하기 시작했지만 글로벌 시장에 나서기 위한 국내 게임 시장만의 특징과 돌파구는 찾지 못해 한계만 확인하는 자리였다.

변화된 환경에 따라 지스타와 게임업계 자체가 바뀌어야 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게임의 주요 콘텐츠는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바뀌었지만 지스타의 틀은 여전히 온라인 시절에 유지되고 있으며 내적 성장보다는 양적 성장에 치중하는 경향이 여전히 지속됐다.

물론 이러한 문제는 지스타만의 문제가 아니다. 해외의 다양한 게임쇼들도 겪는 문제이며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게임 산업을 쉽게 예측해 현실에 반영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북미와 유럽은 여전히 콘솔 플랫폼의 강세 속에 모바일게임들과의 공존이 이뤄지고 있어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반면 국내는 기반이었던 온라인게임들이 거의 전멸한 가운데 모든 이의 시선이 모바일에 쏠려 불안한 외줄타기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지스타 2016의 아쉬움 속에서도 희망적인 부분은 발견됐다. 바로 지스타를 대표할 수 있는 대형 모바일 타이틀이 속속 등장해 유저들의 눈을 사로잡은 것이다. 인기 IP와 고품질 그래픽을 앞세운 신작 모바일게임들은 과거 대형 온라인 작품들 못지않은 인기를 지스타 기간 동안 누리면서 현재의 문제점들을 자연스럽게 돌파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넷마블게임즈의 경우 '리니지2 레볼루션'과 '스타워즈 포스아레나' '펜타스톰' 등 대작으로 부를 만한 신작 모바일게임을 선보이면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리니지2 레볼루션'은 정식 발매를 앞두고 성공적인 마무리 테스트를 마쳤으며 현장에서 유저들의 기대감을 그대로 만족시켜 이번 지스타의 핵심 게임으로 떠올랐다.

앞으로 지스타가 성공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난 3년간의 추세를 돌아보고 해외의 게임쇼를 살펴보면서 적극인 자기반성과 발전이 병행되어야 한다. 지금의 추세만 이어진다면 희망으로 봤던 요인도 사라지게 될 것이며 더 이상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지도 못하게 될 것이다.

과연 내년에 이어질 지스타는 올해의 단점들을 넘어서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내세울 수 있는 게임쇼가 될 수 있을지 관심과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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