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관심과 기대 속에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이터널’이 5일간의 테스트를 마쳤다. 

신작 온라인게임에 대한 갈증과 리니지 시리즈의 정식 후속작 등 ‘리니지 이터널’을 바라보는 시선은 오래간만의 ‘두근거림’에 가까웠다. 언제나 온라인게임 시장에 큰 획을 그어왔던 엔씨소프트가 공개하는 MMORPG이기 때문이다.

리니지 이터널은 쿼터뷰 방식의 핵앤슬래시로 ‘디아블로’,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웹젠의 ‘뮤 레전드’까지 비교될 수 있는 게임들이 존재한다. 때문에 유저들의 취향이나 호불호가 많이 갈릴 수 있는 가운데 테스트가 진행됐다.

 

- 리니지 이터널의 새로운 시도, 그 결과는?
리니지 이터널은 캐릭터 태그 방식의 시스템을 기본으로 채용하고 있다. 위기의 순간이나 특정 몬스터나 속성에 맞춰 캐릭터를 변경하며 전투하는 전략성을 두었다. 최대 4인까지 이터널팀을 구성할 수 있는데, 탱, 딜, 힐, 서포터 개념이 존재해 이번 테스트에서는 총 13종의 캐릭터가 공개됐다. 

기존 온라인게임에 없었던 방식이고 하나의 캐릭터에 애정을 쏟던 올드 게임 유저들에게는 다소 낯선 시스템이다. 모든 캐릭터에 장비를 맞출 강제성은 없지만 위기의 상황에 태그를 했을 때 전투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비슷한 수준으로 캐릭터를 정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존재했다. 

 

 

 

게임의 주요 시스템 중 하나인 ‘오만의 탑’에서는 4명의 캐릭터가 동시에 등장해 탑을 공략해 나가기 때문에 시스템을 원활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자신의 주력이 될 수 있는 4~6캐릭터는 육성이 필요할 듯 보인다. 

캐릭터가 자주 바뀌고 상황에 맞는 캐릭터가 등장하기에 게임의 묵직함 보다 다소 캐주얼하게 느껴지는데, 대신 필드 보스나 레이드에서 전략적 캐릭터로 모두 변신하는 새로운 느낌의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한다. 

 

 

 

- 리니지 이터널의 전투
리니지 이터널은 빠른 전투 템포를 보여준다. 리니지1의 물약, 리니지2의 정탄 등이 사용되진 않지만 딜러 역할을 하는 캐릭터들은 빠른 속도의 공속으로 나쁘지 않은 전투 느낌을 전달한다. 다만 속도의 조절이 부족하다 보니 물약이나 스킬의 짜릿함은 과거의 게임들이 비해 다소 부족한 느낌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4명의 캐릭터를 사용하게 되면서 전투는 굉장히 다이내믹하게 펼쳐진다. 전방에서 검을 부딪치다가 원거리 캐릭터로 태그할 수 있고, 힐러 역할로 전향할 수도 있다. 메인 스킬은 4개, 마우스 스킬 2가지, 팀 스킬 2가지가 존재해 어찌 보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4개의 캐릭터를 활용하면 50가지에 가까운 스킬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기에 다양한 콤보와 전략성을 느낄 수 있다.

 

 

 

- 리니지 이터널의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
4인 태크 방식과 전투로 인해 유저들의 호불호가 많이 갈릴 수 있다. 리니지 원작의 느낌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가볍고, 디아블로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다소 클래식한 느낌이 존재한다. 그래서 조금은 밋밋하면서도 캐릭터가 바뀌는 부분에서 기존 게임과 달라 어색하게 느낄 수 있다. 

리니지 이터널이 온라인게임에서 가장 중요할 수 있는 전투 부분 임펙트가 다소 약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유다. 과거의 리니지를 생각했다면 조금은 묵직한 전투를 원했을 가능성도 있고, 조금은 클래식한 시스템들을 유저들은 원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체험해 본 리니지의 전투는 제법 나쁘지 않은 느낌이다. 이터널 팀정보에서 옵션을 변경할 수 있는데, 다양한 상황에 맞춰 세팅이 가능하다. 딜러 캐릭터에 따라 전투 성향이 다르기에 매번 다른 플레이를 경험할 수도 있다. 

무엇 보다 온라인게임의 전투는 직접 해봤을 때 유저의 체감이 중요한데, 리니지 이터널은 최신 트렌드에 맞춘 전투 시스템과 속도감으로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공속이 빠르게 맞춰져 있고 어느 정도의 컨트롤을 기본으로 핵앤슬래시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 있다.

 

 

- 리니지 이터널의 쿼터뷰, 다른 게임과의 차이점
리니지 이터널과 가장 비교될 수 있는 게임은 디아블로3다. 디아블로의 ‘네팔렘’과 ‘이터널’의 단어만 바뀌었다고 표현할 수도 있는데, 초반 전개나 기본 시스템, 성우 등에서 유사성이 느껴질 가능성이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디아블로는 직접 균열을 만들어 균열 중심의 플레이가 게임의 기본이 되는데, 리니지 이터널은 ‘필드 플레이’가 게임의 기본이다. 균열은 특정 상황에 랜덤으로 발생해 필드의 활발함을 유지한 가운데 던전의 희소성을 강화했다. 로스트아크는 일반 온라인게임과 같이 특정 레벨과 상황에 맞춰 던전으로 향하며, 뮤 레전드는 맵의 중간중간 던전을 다수 배치해 필드 보다 던전의 비중을 높였다. 

리니지 이터널의 전투가 필드에 집중된 이유는 유저들이 필드에 많아야 게임의 분위기가 살고 채팅이 활발해지며 많은 이슈들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온라인게임들을 서비스해온 엔씨소프트는 필드와 마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던전이나 균열 안으로 유저들을 집중 배치하지 않고 필드를 강화한 가운데 던전을 분산했다.

던전들은 20분 내외로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으로 목표를 공략할 수 있도록 했다. 리니지 이터널은 던전에서 오랜 기간 플레이 하지 않고 주요 플레이는 대부분 필드에 집중된다. 실제로 레이드와 대규모 콘텐츠들이 필드에 많이 배치되어 있다. 

또한 실시간 퀘스트와 지역 임무 등으로 콘텐츠를 필드에 쌓아두며 다른 게임들과 차별화를 두었다. 물론 단순 퀘스트일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모든 것들이 필드 플레이 활성화를 목적으로 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 리니지 이터널의 ‘난이도’, 큰 어려움은 없다
올드 리니지 팬들에게 다소 아쉬울 수 있으나 리니지 이터널의 메인 타깃은 다소 젊은 층에 맞춰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 AOS게임에서 다양한 영웅으로 게임을 플레이 하는 것처럼 다양한 캐릭터를 제공하고 빠른 속도감으로 스피드를 살렸다.

아이템의 제작이나 강화도 그렇게 어려운 편이라고 보기 어렵고 조금의 수고로움만 있다면 이번에 공개된 40레벨의 콘텐츠까지의 주요 장비를 대부분 제작할 수 있다. 

마을에서의 행동도 회복, 제작, 강화, 아이템 구입 정도로 단순화해 유저들이 빠르게 성장을 하거나 목표에 도전할 수 있도록 했다. 반복 사냥으로 레벨업을 하는 것은 조금 빡빡하게 되어 있는데, 중간 중간 실시간 퀘스트로 파티 플레이를 하지 않더라도 성장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오만의 탑 역시 도전 목표가 강화될 수 있는데, 자신이 보유한 4명의 캐릭터를 사용하다 보니 리니지 이터널의 장르처럼 쉽고 빠르게 도전할 수 있도록 했다. 필드에 등장하는 던전의 난이도가 다양하게 존재해 조금 강력한 목표에 도전하고 싶은 유저들에게 도전 의식을 자극할 수 있도록 했다.

 

 

- 리니지 이터널의 경쟁
과거 리니지 시리즈의 핵심은 ‘유저들의 경쟁’이었다. 아이템부터 지역, 길드 등 리니지는 협력과 경쟁으로 대표되는 게임이다.

리니지 이터널은 약 30레벨 구간부터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다. 다른 유저를 공격할 수 있고 특정 지역에서는 자원을 확보하면서 경쟁을 해야 한다. 일반적인 온라인게임에서 그러하듯 자원이나 특정 아이템을 확보해야 하는 장소에서 유저들의 경쟁을 강화하는 형태다.

이런 구간에서는 몬스터의 빈도와 밀도가 촘촘해 자연스럽게 유저 캐릭터의 성장이나 강화를 자극하는 역할을 한다. 리니지 이터널 테스트 마지막날 유저들의 경쟁과 PK가 많이 발생한 것을 보면 향후 분위기를 예측할 수 있는데, 충분히 과거 엔씨소프트의 게임들처럼 경쟁이 심화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 리니지 이터널의 아쉬운 부분들
첫 공식 테스트이고 아직 개발되고 있는 게임이지만 다소 아쉬운 부분은 존재한다. 우선 아이템 분배 시스템인데, 최고 딜러와 랜덤 캐릭터에게 보상이 주어지는데, 힐러나 서포터가 데미지 1위를 할 수 없기에 어찌 보면 불합리하게 볼 수 있다. 물론 4명의 캐릭터 중 1명의 메인 딜러를 육성해야 할 수밖에 없기에 그렇게 불합리하다고 할 순 없지만, 몬스터 아이템 분배가 결국 딜 경쟁으로 굳어지는 것은 캐릭터 역할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4명의 캐릭터를 활용해야 하기에 가장 손이 많이 가는 부분은 인벤토리였다. 천, 가죽, 판금 등의 장비들을 자주자주 바꿔줘야 하고 강화를 위해 다양한 재료를 모을 수밖에 없는데, 창고가 지원되지 않는 상황에서 전투가 끝나면 인벤토리 정리에 많은 시간을 사용해야만 했다. 향후 부분유료로 적용하더라도 테스트에서는 조금 더 여유롭게 관리를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다.

초반 튜토리얼의 연출과 몰입도는 좋았는데 중반까지의 시나리오가 다소 약하게 느껴진다. 대신 30레벨 부근 기란에서 주앙성으로 넘어가는 과정은 ‘왕좌의 게임’이나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 등에서 느꼈던 몰입감과 집중도를 느낄 수 있었다. 연출과 시나리오에 신경을 쓰는 엔씨소프트인 만큼 중간에도 조금 더 흐름을 조율할 수 있는 연출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이다. 

4명으로 전투를 하다보니 PvP의 속도와 템포가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비슷한 레벨의 유저는 서로 쓰러뜨릴 수 없고 서로 칼만 맞대는 경우가 많은데, 앞으로 PvP를 어떻게 구성할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캐릭터 교체 쿨이 존재하지만 물약이 2가지가 존재하고 한 캐릭터당 6-7초만 버티면 다른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기에 PvP 시간은 생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높다.

 

- 리니지 이터널의 최종 평가
유저들마다 호불호가 갈리는 가운데, 엔씨소프트의 온라인게임을 즐겨본 사람이라면 리니지 이터널의 전투 느낌은 나쁘지 않게 느껴진다. 제법 괜찮은 수준으로 전투가 구현되어 있다.

타격감은 조금 더 올라가면 좋겠지만 기본적인 전투 템포, 동선, 시스템 등은 너무 클래식하지 않으면서도 트렌드에 맞춰 엔씨소프트가 많이 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과거 지스타 버전의 리니지 이터널은 리니지에 가까운 형태라 조금 느리고 묵직하게 느껴졌는데, 이는 올드 팬들이 좋아할 순 있으나 트렌드에 조금 뒤떨어질 수 있었는데 이번 버전은 조금 젊은 느낌으로 제작됐다.

‘이런 느낌은 리니지가 아니다’라고 반론할 수 있겠으나 MMORPG는 하루 이틀 즐기는 게임이 아니기에 큰 그림으로 보았을 때 그리 어렵지 않은 느낌으로 리니지 이터널을 즐기는 것이 가능해 보인다. 디아블로 시리즈와 비교될 수 있는데, 필드에 무게 중심을 두고 시스템을 설계한 부분도 충분히 장점으로 볼 수 있다. 

기대 보다 실망한 유저들이 많이 보이는 것은, ‘파격적 도전’ 보다 ‘현실과 다소 타협’하면서 ‘게임의 안정성’에 초점을 맞춘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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