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런'을 하는 것처럼 앞만 보고 질주할 것 같던 슈퍼 마리오의 질주 속도가 다소 둔해졌다. 닌텐도가 출시한 모바일게임. 슈퍼 마리오 런 이야기다.

슈퍼 마리오 런은 지난 12월 15일 출시된 이후 순식간에 각국 앱스토어 매출순위 1위를 기록했다. 매출 4일만에 전세계에서 매출 229억 원을 달성했으니 '역시 슈퍼 마리오'라는 찬사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슈퍼 마리오 런이 달리는 길이 마냥 꽃길은 아니었다. 게임의 구성, 볼륨에 대한 의구심을 표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고, 무려 '슈퍼 마리오'임에도 가격 책정에 대한 불만을 보이는 이들도 많았다.

이런 부정적인 의견 때문인지 슈퍼 마리오 런의 열기는 기대보다 빠르게 식었다. 출시 약 열흘만에 각국 앱스토어 매출 1위를 빼앗기는 모습이 나타난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매출이 게임의 가치와 완성도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잡았고, 매출 2위의 게임은 매출 1위 게임보다 재미가 떨어지는 듯한 해석을 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때문에 슈퍼 마리오 런의 매출 하락을 게임 자체의 완성도 부족으로 여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물론 이런 여론이 생기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미 적지 않은 흥행을 기록했지만 이 게임이 게임사를 통틀어 유일무이한 IP인 슈퍼 마리오를 활용한 첫 번째 작품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그럼에도 슈퍼 마리오 런의 성과를 폄하할 수는 없다. 오히려 슈퍼 마리오 런의 행보를 보면 놀라운 점이 드러난다. 하나는 이 게임이 출시 후 지속적으로 매출을 이끄는 부분유료화 모델을 채택한 게임이 아닌, 패키지 게임 형태의 유료 앱이라는 점이다.

과격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과금모델이 '하드코어'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 한국 게임시장에서는 꽤나 신선한 이야기다. 슈퍼 마리오 런의 해외 성과 사례 덕분에 '완성품을 팔아 돈을 번다'는 게임업계에선 구시대적으로 여겨질만한 과금 모델도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과금을 유도하는 구간을 최대한 늘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또한 닌텐도는 23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얻음과 동시에 그에 못지 않은 또 다른 부가수익을 얻었다. 바로 데이터다.

슈퍼 마리오 런의 매출 추이, 다운로드 추이를 보고 닌텐도는 슈퍼마리오 IP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어느 정도의 관심을 끌고 있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유저들이 기대하는 슈퍼마리오 IP의 적정 가격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확인작업도 이뤄냈다.

이는 향후 슈퍼 마리오 IP를 활용한, 혹은 자사의 다른 유력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을 출시할 때 대단히 유용한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개발이 쉽다'고 폄하되는 런닝 액션 게임 하나로 닌텐도는 확실한 '체크포인트'를 만들었다.

슈퍼 마리오 런의 행보는 단순한 매출 추이만 두고 평가할만한 것이 아니다. 슈퍼 마리오 런을 선보이며 닌텐도가 내건 두 개의 키워드는 '글로벌 진출'과 'IP 활용'이며, 이는 국내 모바일게임사들이 사활을 걸고 매달리고 있는 키워드과 일치한다.

'슈퍼 마리오 IP도 별 거 아니네'라고 받아들이는 이들을 두고 닌텐도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IP활용과 글로벌 시장 동향 파악은 이렇게 하는 겁니다. 모바일게임 시장 선배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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