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에서 8년째 서비스 중인 엘소드는 특유의 속도감 있는 게임성과 때로는 과격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화려한 이펙트로 단단한 지지층을 구축한 온라인게임이다. 

엘소드 슬래시는 이런 엘소드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이다. 이미 중국과 북미 지역에서 서비스 중인 게임을 한국 시장으로 옮겨온 탓에 완전한 신작이라는 느낌은 없지만, 그래도 엘소드를 즐기는 이들은 출시 전부터 이 게임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온라인게임 시장에 엘소드를 대체할 게임이 없고, 모바일게임 시장에도 엘소드와 같은 게임성을 지닌 게임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런 기대를 받고 출시된 엘소드 슬래시. 직접 즐겨본 엘소드 슬래시는 상당히 무난한 완성도를 갖춘 게임이었다. 총 5종의 캐릭터가 서비스 중인 해외 버전과 달리 국내 버전은 3종의 캐릭터가 공개됐으며, 이들은 각각 뚜렷한 개성을 보이며 전혀 다른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게임의 구조 자체는 이제는 업계 표준이 됐다고 해도 좋을 수집형 RPG의 틀을 거의 그대로 따르고 있다. 동료를 수집하는 요소 대신 캐릭터를 육성하는 요소에 치중했다는 점만 제외하면 말이다. 스테이지를 진행하면서 전투를 진행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캐릭터를 육성해 전투력을 높이는 것이 이 게임의 목표다.

길드, PvP, 일일퀘스트, 요일던전 등 각종 재화를 얻을 수 있는 반복 플레이 요소는 충분히 갖추고 있다. 활동력이 부족해서 플레이를 멈출 지언정, 할 것이 없어서 플레이가 중단되는 일은 없다. 자동전투, 소탕 등 편의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어서 번거로움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전투력은 캐릭터의 장비, 아바타, 소환수를 강화해서 높이는 방식이다. 높은 등급의 아이템을 습득하는 것은 이 게임에서도 매우 중요하지만, 획득한 아이템을 진화, 강화 할 필요는 없어서 이에 대한 부담은 덜하다.

대신 아바타 의존도가 무척 높은 편이다. 아바타에 따른 능력차이가 심하며, 아바타 셋트를 어떻게 맞추냐에 따라 그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아바타는 파밍으로 획득할 수도 없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플레이 타임에 따라 아이템을 강화할 수 있는 여느 게임에 비해 과금 의존도가 더욱 높다고도 할 수 있다.
 
게임플레이 측면에서는 이렇다 할 장점이 눈에 띄지는 않지만, 반대로 이렇다 할 단점이 눈에 띄는 게임은 아니다. '무난하다'는 표현이 딱 맞는 게임이라 하겠다. 단, 원작과 비교했을 시에 아쉬운 점은 눈에 띈다. 원작 특유의 만화책을 보는 듯한 연출은 드러나지 않는다. 엘소드라는 이름이 없고, 원작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는다면 이 게임에서 원작의 향취는 거의 느낄 수 없다.

게임 출시 시기도 아쉬운 부분이다.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은 '무난한' 정도로는 부각되기 어려울 정도로 경쟁이 심화되어 있다. MMORPG 장르가 크게 부각되기 시작했기에 액션 장르에 대한 관심도 이전 같지는 않고, 그러한 액션 장르 내에서도 던전앤파이터, 삼국지, 삼국무쌍 등 엘소드 보다 높은 이름값을 지닌 IP를 소재로 한 게임들이 출시되거나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마케팅 측면에서 장르를 부각시키기에도, 원작 IP를 부각시키기에도 어려우며, 게임성을 부각시키자니 '무난하다'는 면으로는 유저들의 이목을 끌기 쉽지 않다. 

앞으로의 운영과 마케팅 방향성에 따라 엘소드 슬래시의 향후 행보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과연 넥슨은 어떤 결정으로 엘소드 슬래시에 힘을 실어줄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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