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그래픽이 게임 시장의 대세가 된 것도 벌써 20년이 넘은 일이지만, 여전히 2D 그래픽이 친숙한 게임들이 있다. 던전앤파이터는 그런 게임의 대표적인 사례다. 3D 그래픽이 득세하던 시절에 2D 그래픽을 내세우며 등장한 던전앤파이터는 '왜 이제와서 2D 도트 그래픽이냐'라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 2D 그래픽 자체가 IP의 아이덴티티가 됐다.

그래서인지 던전앤파이터 혼의 첫인상을 두고 어색하다는 평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원작이 2D 그래픽으로 그려지는 박력있는 움직임과 화려한 연출을 장점으로 내세우는 게임이다보니 던전앤파이터 혼의 3D 캐릭터에서 어딘가 밋밋한 느낌이라는 것이 어색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이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던전앤파이터 혼의 3D 그래픽은 현시점에서 봤을 때 작품의 분명한 약점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 게임에는 이런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장점이 있다. 제한적인 자동전투에 기반한 액션성과 손맛, 그리고 무척 낮은 과금 허들이 그것이다.

이 게임은 액션 게임이다. 유저가 직접 캐릭터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적의 공격을 피해 강력하고 화려한 공격을 퍼부어 상대를 일망타진 하는 것이 액션 게임이 추구하는 기본적인 재미다. 

던전앤파이터 혼은 이러한 액션 게임의 기본에 충실한 게임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 모바일게임 시장의 흐름에서 벗어나는 선택을 했다는 점이다. 자동전투가 기본이 된 작금의 현실에서, 던전앤파이터 혼은 자동전투의 게임 내 영향력을 최소화했다.

이 게임 내에서 자동전투는 아이템 파밍을 위한 반복전투에만 적용된다. 똑같은 스테이지를 기계적으로 플레이하는 것은 유저들에게 심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힘든 일이니, '편의성 강조' 측면에서만 지원하고, 게임의 엔드 콘텐츠라 할 수 있는 PvP와 레이드는 유저가 직접 조작을 하는 식이다.

때문에 유저들은 적의 공격을 피하고, 상대의 빈틈에 최대한 많은 화력을 낼 수 있는 콤보를 꽂아넣기 위한 플레이를 하게 된다. 터치 인터페이스를 통해 6개의 스킬을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콤보 시스템은 이러한 플레이를 위한 장치다. 여기에 궁극기까지 사용하게 되면 게임의 액션성은 더욱 높아진다.

궁극기를 큐브를 소모해 쿨타임마다 사용할 수 있던 원작과 달리 던전앤파이터 혼은 게이지를 모아서 사용하는데, 궁극기의 연출이 제법 만족러워 시각적인 재미도 충분한 편이다.

과금 허들이 낮다는 것도 인상적인 부분이다. 대다수의 게임사들이 더 다양한 과금모델을 게임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와중에 던전앤파이터 혼에는 과금모델이 거의 적용되어 있지 않다. 테스트 당시에는 스킬 포인트를 캐시로 판매해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그나마도 정식 서비스 단계에서는 게임머니로 구매할 수 있도록 변경되어 과금 허들이 더욱 낮아졌다. 

물론 이런 부분은 추후 원작에 있는 추후 펫이나 아바타 시스템이 업데이트 되면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높은 등급의 아이템이 없어도 낮은 등급 아이템을 강화하는 식으로 격차를 충분히 줄일 수 있는 현 게임 시스템을 보면 여전히 '저과금' 요소는 유지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저가 자동전투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플레이를 하면서 즐거움을 찾는 게임. '액션쾌감'이라는 슬로건은 원작 뿐만 아니라 던전앤파이터 혼에도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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