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5일. 데스티니 차일드에 신규 시스템 환생관과 새로운 캐릭터 2종을 추가하는 업데이트가 진행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환생관은 게임사 입장에서는 유저들의 인벤토리에 정체된 각종 재화를 빠르게 소진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한 셈이며, 유저들에게는 자신들이 갖고 있지만 쓰이지 않는 카드를 소모해 강력한 캐릭터를 획득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환생관은 소혼술, 귀혼술, 만혼술 등의 메뉴로 구성된다. 소혼술은 태생 4성 차일드를 최소 5개부터 합성해 5성 차일드를 확률에 따라 획득할 수 있는 메뉴로, 더 많은 차일드를 사용할 수록 5성 차일드 획득 확률이 높아진다. 또한 이를 통해서만 이번에 업데이트 된 신규 차일드인 에아를 획득할 수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귀혼술은 기존 5성 차일드 2장을 합성해 다른 5성 차일드를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메뉴이며, 만혼술은 태생 5성이 아니더라도 5성 최고레벨 이상까지 육성한 차일드 3장을 합쳐 태생 5성 차일드를 획득할 수 있도록 하는 메뉴다.

유저들은 4성 카드를 육성해 5성 차일드를 확정적으로 얻을 것인지, 또는 육성하지 않은 4성 카드를 여러장 투입해 확률에 의거해 5성 차일드를 얻을 것인지를 택할 수 있다. 기존 선택지가 육성 후 5성 차일드의 6성 진화 재료로 활용할 것인지 혹은 오닉스로 전환할 것인지로 양분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선택지가 2배로 늘어난 셈이다.

환생관의 모든 메뉴를 사용할 때에는 오닉스와 함께 블러드젬이라는 새로운 재화가 사용된다. 단, 일반적인 게임 플레이 중에 자연스럽게 수급되는 양이 무척 적은 재화이기 때문에 귀혼술을 자주 사용하기 위해서는 게임 아이템 결제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CCG를 즐기는 이들이 더욱 강한 카드, 희귀한 카드를 얻어 덱을 구성하기 원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귀혼술은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선택과 기회의 폭을 넓혀준다는 측면에서 귀혼술 업데이트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쓰이지 않는 차일드를 쓸 수 있는 밸런스를 맞추거나, 이런 차일드로 즐길 수 있는 것을 찾아주는 것이 아니라 기존 강캐를 갖추기 위한 '소모품'으로 전락시키고 '특정카드 강세론'을 오히려 고착화 시킬 수도 있다는 점은 우려된다. 신규 유저 유입을 사실상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함께 업데이트 된 에아, 브라우니 등 신규 차일드의 성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이들의 성능이 기존 고성능 차일드로 분류되던 하데스, 마야우엘의 상위호환에 가깝다는 것이 비판의 주된 내용이다. 

에아는 같은 5성 탱커 포지션인 하데스와 같은 콘셉트인 '도발, 반사'에 의존하는 탱커다. 같은 등급에 같은 콘셉트의 차일드임에도 더 좋은 성능을 보인다는 점을 생각하면 나름 정당한 비판이다. 

브라우니의 경우는 과한 비판을 받고 있다. 성능이 좋기는 하지만 애초에 비교되는 차일드인 4성 차일드보다 한 등급 높은 차일드다. 마야우엘보다 높은 성능을 보유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브라우니에 대한 비판은 해당 차일드의 성능이 높아서 불거졌다기보다는 마야우엘의 성능이 4성 차일드라고 보기는 어려울 정도로 빼어났기에 생긴 문제라 할 수 있다. '5성급 4성' 차일드의 상위호환을 만들다보니 '6성급 5성' 차일드가 태어난 점이다. 

오히려 브라우니의 성능에 대한 비판보다는 초창기 밸런스 조절에 심혈을 기울이지 못하면 추후 업데이트에서 밸런스 붕괴 연쇄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간파하지 못한 개발사의 실책을 지적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물론 성능이 과하다는 지적도 나름의 이유를 지닌다. '가속버퍼' 차일드의 대다수가 수속성을 띄고 있는데 브라우니는 수속성의 역상성 속성인 목속성의 차일드다. 또한 아군 상태이상 효과 지속시간을 40% 줄여주는 슬라이드 스킬은 현재 게임 내 주요 메타로 자리매김한 출혈, 혼란 차일드를 정면으로 받아치는 형국. 개발사 입장에선 게임 내 밸런스를 '더욱 강한 차일드를 선보여 조절한다'는 비판을 비할 수는 없을 듯 하다.

이번 업데이트는 CCG를 즐기는 이들이 집중하는 '더 좋은 덱을 만든다'는 목표에 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업데이트다. 획득만 하면 전력에 확실히 도움이 되는 차일드를 선보였고, 이를 얻을 수 있는 길도 새롭게 열었다. 

하지만 업데이트의 본질적인 목표인 '새로운 즐길거리'는 추가하지 못 했다는 점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 데스티니 차일드는 서비스 시작 100일을 넘긴 게임이다. 흐름이 빠른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출시 3개월이면 서비스 완숙기에 접어들었다 할 수 있다. 추후 신규 콘텐츠 업데이트 현황에 따라 데스티니 차일드가 어느 위치에 자리를 잡고 완숙기에 접어들 것인지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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