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에서 부분유료화처럼 유저들 사이에서 논쟁이 첨예하게 이뤄지고 있는 개념이 있을까? 업계 표준규격처럼 자리잡은 부분유료화지만 정작 유저들 사이에서 커다란 반감을 사고 있는 개념이기도 하다. 

이런 면에서 넥슨이 금일(2일) 시장에 새롭게 선보인 모바일게임 애프터디엔드: 잊혀진 운명(이하 애프터디엔드)은 업계의 주목을 받을만한 게임이다. 부분유료화 모델을 택하지 않고 게임을 유저가 '구매'하는 형태로 출시된 게임이기 때문이다. 

물건, 재화, 서비스를 사고 판다는 개념은 해가 뜨면 날이 밝는다는 이야기만큼이나 일반적인 이야기지만, 적어도 국내 게임시장에서 '게임을 구매'한다는 개념은 해가 서쪽에서 뜨는 것만큼이나 낯선 개념이다. 

비디오게임, PC 패키지게임이 시장의 중심을 이루던 시절에는 불법복제가 주를 이뤘기에 정당한 가치를 주고 게임을 구매하는 것이 어리석은 행동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이 시장의 주를 이루게 되자 부분유료화, 확률형 아이템 등이 핵심적인 과금방식으로 자리잡았으니, 유독 한국 게임시장에서만큼은 '돈을 주고 물건을 산다'는 개념이 자리잡은 역사가 없다.

게임을 정가에 판매한다는 전략은 국내 게임시장에서는 모험에 가깝다. 돈을 주고 게임을 구매한다는 개념 자체가 생소하게 받아들여지는 판국이며, 또한 불법복제의 위험을 정면으로 이겨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지속적인 과금을 유도할 수도 없기에 게임을 어지간히 많이 팔지 않고서는 수익적인 측면도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 

때문에 애프터디엔드의 판매 형식은 국내 게임시장에 시시하는 바가 있다. 부분유료화만이 답이 아님을 알리고, 모바일게임 시장의 라이트 유저들에게도 '게임은 돈을 주고 구매하는 것'이라는 개념을 알리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프터디엔드의 판매로 유저들의 기저에 깔린 게임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킬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애프터디엔드의 성공은 넥슨의 새로운 수익원이 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내 게임산업이 기존과 다른 방식의 수익원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렇기에 애프터디엔드의 성공여부는 국내 게임업계 전반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작품의 성공은 전략만 잘 세우면 패키지 판매 형태로도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리는 역할을 하게 되며, 중소규모 게임사와 인디개발사에게는 시장 생존에 필요한 새로운 답안이 될 수도 있다. 

애프터디엔드는 특정 기업 몇개에 편중되고 있는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는 게임이다. 부분유료화 모델만이 해답으로 여겨지는 현재 게임산업에, 애프터디엔드가 새로운 활로를 제시할 수 있을까? 또한 유저들은 '돈을 주고 상품을 구매한다'는 익숙하지만 게임시장에서만큼은 낯선 개념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 작품의 행보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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