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디 게임(Indie Game)이 국내 게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넥슨은 이블팩토리, 애프터디엔드를 선보이며 '인디 게임에 도전한다'는 뜻을 밝혔고, 원스토어는 인디 게임 전용 카테고리를 마련했다. 구글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구글 인디게임 페스티벌'을 진행하며, 인디 게임 활성화에 힘을 쓰겠다는 모습이다. 

대형게임사가 인디 게임을 선보이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대형 유통망이 인디 게임에 대한 지원을 시작하는 것은 기존 게임 시장의 모습과 비교했을 때, 사뭇 색다른 모습이다. 때문에 인디 게임이 국내 게임시장의 파이를 키울 수 있는 또 다른 방안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사실 인디 게임의 원론적인 뜻을 생각하면, 앞선 사례들은 '인디 정신'을 훼손하는 것들이다. 'Independent Game'의 줄임말인 '인디 게임'이라는 표현은 말 그대로 자금, 유통 측면에서 기존의 시스템과 타협하지 않고 독립적인 노선을 걷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앞선 사례들은 자본을 지닌 세력이 '독창성, 새로움, 비주류'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뜻으로 이해하는 편이 옳다. 실제로 유저들은 인디 게임에 '독창성', '새로움'을 바라며, 주류 시장에서는 즐길 수 없는 새로운 즐거움을 찾기를 원하기에 이러한 해석도 무리수로 여겨지지는 않는다.

인디 게임이 시장 다양성을 유지 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기존 기업과 유통망이 게임 시장이 장르 편중을 막고 다양성을 유지할 필요성에 눈길을 주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제법 긍정적인 징후다. 

하지만 인디 게임 시장에 이러한 징후가 나타났다고 해서 막연히 인디 게임 생태가 발전하고, 이러한 시류에 발맞춰 국내 게임 시장이 발전할 것이라고 낙관하기는 어렵다. 특히 최근 인디 게임 시장의 시류를 살펴보고 있으면 인디 게임이 국내 게임산업의 새로운 답안이 되기는커녕 영원한 비주류에 머물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커진다.

주류 게임 시장의 장르 편중을 비판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인디 게임 시장 역시 장르 편중이 심각한 상황이다. 주류 게임 시장이 확률형 아이템으로 도배가 됐다면, 인디 게임 시장은 방치형 게임, 클리커 장르가 주를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치형 게임이 가치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대다수가 비슷한 게임만 눈에 띈다면 이는 문제가 된다. 제작 환경이 열악하기에 개발이 쉬운 게임을 주로 만들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보여주는 것보다는 '새로운 비주얼'을 보여주는 것에만 치중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은 안타까운 부분이다. 

'인디'라는 단어가 수준 이하 게임의 방패막이라도 되는 것인 양, 인디 게임이라는 이름으로 질 낮은 게임이 자주 등장한다는 점도 인디 게임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낮추는 요인이다. 또한, 표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 하다는 점 역시 인디 게임 시장이 '주류를 욕하지만, 실상은 가장 주류를 닮고 싶어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인디 게임 시장의 성장 여지는 여느 시장에 비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인디 게임이 한국 게임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이 되기 위해서는 그 스스로가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 많다. 한국 인디 게임 시장의 분발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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