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를 수 놓은 농구 만화 슬램덩크. 개성 있는 선수들을 등장시키고 적절한 현실성을 투영해 많은 인기를 얻은 작품이다. 작품의 주인공 팀이라 할 수 있는 북산고는 단지 주인공 팀이어서가 아니라,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가득해 팬들에게 유난히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

슬램덩크 팬들에게 북산고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가 누구냐는 이야기를 던진다면, 십중팔구는 서태웅을 꼽을 것이다. 1학년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뛰어난 능력으로 몇 번이나 위기에서 구해낸 그는 작품 내에서도, 작품을 본 독자들에게도 '팀의 에이스'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하지만 북산고의 간판, 북산고의 기둥이 누구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조금 다르다. 작중에서도 '북산의 혼은 바로 너다'라는 이야기가 나온 캐릭터. 3년간 저평가 받고 있음에도 묵묵하게 팀의 초석을 닦은 캐릭터. 채치수를 북산고의 기둥으로 택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현재 넥스트플로어가 서비스 중인 게임 중 가장 많은 매출을 내는 게임인 데스티니 차일드가 서태웅이라면 서비스 5주년을 맞은 드래곤 플라이트는 넥스트플로어에게  채치수 같은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넥스트플로어가 처음으로 시장에 선보인 드래곤 플라이트는 지난 5년간 묵묵하고 꾸준히 서비스되며 지금의 넥스트플로어가 시장에 자리 잡을 수 있는 근간을 마련했다. 

드래곤 플라이트는 모바일게임 태동기를 제외하면 화려한 성적을 낸 적이 없다. 또한 크리스탈 하츠, 프렌즈 런, 데스티니 차일드 등의 게임이 출시될 때면 이들이 기록한 좋은 성적에 가려 상대적으로 적은 스포트라이트를 감수해야 했다. 

드래곤 플라이트가 서비스된 지난 5년간 모바일게임 시장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드래곤 플라이트가 처음 서비스될 당시 모바일게임 시장 대세 장르는 SNG와 애니팡으로 대표되는 캐주얼 퍼즐 장르였고, 수집형 RPG, 액션 MORPG  시대를 거쳐 이제는 MMORPG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 시기 동안 얼마나 많은 게임이 시대의 흐름을 따르지 못하고 사라졌는가를 생각하면 드래곤 플라이트의 지난 5년은 '생존' 그 자체만으로도 의의가 있다.

물론 드래곤 플라이트가 지난 5년간 남긴 가치는 그저 이 게임이 생존했기에 생긴 것이 아니다. 꾸준한 유지보수가 이어졌다는 점과 그를 통해 초창기 버전과 지금 게임이 더욱 풍부한 콘텐츠를 지니게 됐다는 점은 드래곤 플라이트의 가장 큰 자산이다. 유저들이 늘 새로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넥스트플로어 측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 덕분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드래곤 플라이트는 현재(3월 28일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게임 부문 최고매출 순위에서 75위를 기록하고 있다. 75라는 숫자가 언뜻 대단치 않게 보이기도 하지만 이 게임이 'for Kakao' 이름을 달고 서비스 된 두 번째 게임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숫자가 얼마나 가치 있는 숫자인지를 알 수 있다.

넥스트플로어 측은 과거 기자와의 인터뷰 중 '자사의 어떤 게임이건 자신들의 게임을 택한 유저들에게 계속해서 새로운 재미를 전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드래곤플라이트가 지난 5년간 꾸준히 새로운 재미를 추가하면 잔걸음을 쉬지 않고 이어온 것을 돌아보면, 이들의 마음가짐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슬램덩크의 북산고에서 가장 화려한 선수이자 에이스는 서태웅이었다. 하지만 팀의 기둥이자 팀의 혼은 묵묵하고 투박했던 채치수였다. 드래곤플라이트는 넥스트플로어에 있어 가장 화려한 게임은 아니다. 하지만 넥스트플로어의 지난 행보가 어땠는지, 그리고 이들이 어떤 마음으로 게임을 대하는지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게임이다. 그렇기에 이 게임은 넥스트플로어의 '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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