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정식서비스를 시작한 엑스엘게임즈의 온라인게임 ‘아키에이지’가 어느새 4년차에 접어들었다. 과거 문제점들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유저들에게 많은 질타를 받은 시기가 있었다. 기획 팀장을 비롯한 인원 변동이 조금 있었다. 

힘겨운 시기를 지나 지난해부터 아키에이지는 어느 정도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긍정적인 이야기들이 늘어났고 온라인 신작들이 부진을 겪는 과정에서 아키에이지는 ‘여전히 할만한 온라인게임’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앞에는 조용래 기획팀장의 역할이 컸다. 지난해 팀을 맡아 대규모 업데이트와 함께 문제가 되는 부분을 고쳐나가기 시작했다. 유저들과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유저들이 원하는 부분이 어떤 것들인지 파악하고 우선순위를 정해나가고 있다. 유저들과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선 덕에 팬들이 생겨날 정도였고 유저들의 지지와 함께 아키에이지의 부족했던 부분들을 채워나가고 있다. 

 

- 2017년의 아키에이지
조용래 팀장은 ‘유저들이 원하는 것들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와 전투 밸런스 문제를 패치했고 최종적 목표는 국가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간담회에서 유저들이 ‘아키에이지의 신규 콘텐츠 보다 기존의 문제점들을 우선 해결해주었으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신규 콘텐츠도 중요하고 현재 준비하고 있지만 밸런스 패치를 우선적으로 해야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글로벌, 문제점, 신규 콘텐츠 등으로 개발팀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데, 패치는 더욱 빨라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키다움’으로 유저들에게 앞으로의 방향성을 공유한 부분은 내부적으로 의견이 많이 갈린 내용이라고 이야기했다. 과거 아픈 과거가 있기에 지키지 못하는 부분이 생겼을 경우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개발과 패치에 우선순위가 필요했는데, 비용 대비 밀려있던 기획들이 있었습니다. 내부에서 행여 지켜지지 못할 경우가 생길 수 있기에 반대하는 이들도 있었는데, 전사 차원에서 아키에이지의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 유저들과의 소통 ‘쉽지 않지만 믿음 주고 싶다’

최근 조용래 팀장은 주말까지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바로 유저들의 결혼식에 직접 참여하기 때문이다. 게임 안에서 만난 유저들이 결혼을 하는 경우 화환을 보내는 경우는 종종 있었는데, 개발 팀장이 식장을 찾아 ‘인증샷’을 함께 찍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축하할 일이기에 당연히 가야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앞으로도 참여할 생각입니다. 다만 결혼식 일정을 조금 부지런히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늦게 알려주면 참석하고 싶어도 참석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꼭 일찍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유저들분은 당연히 안 올 것으로 생각하신 것 같은데, 자비로 가고 있습니다. 내부 개발자 결혼식과 겹치면 유저 결혼식에 간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지난번 부산에 갔을 때 그날이 운영 팀장 결혼식하고 겹치는 날이었습니다.”

“이번 결혼식에서 유저분은 저를 알아봐 주시고 행진하다가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해주셔서 저도 같이 감동 했습니다. 만약 해외 유저가 결혼하면 자비로는 못 갈테니 회사에 이야기를 해볼 생각입니다(웃음). 간혹 저를 알아봐주시는 경우도 있지만 밥을 혼자 먹는 경우도 많습니다. 현장에서 유저분을 만나면 게임 이야기를 하고 건의사항도 직접 듣기도 합니다.” 

 

조용래 팀장은 유저들과 소통하는 이유에 대해 ‘믿음을 주고 싶다’고 이야기 했다. 

“참 어려운 일입니다. 안 믿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실제로는 낯가림이 심한 편입니다. 그래도 유저들과 직접 이야기를 하면서 개선해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키에이지를 담당하면서 가장 먼저 직접 홈페이지에 글을 남기면서 소통하려고 생각했습니다. 예전부터 개발자의 이름을 걸고 프로젝트를 하면 저도 조금 더 신뢰했던 것 같습니다.” 

“유저들의 의견을 수렴하며 업데이트를 반영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견이 있는데, 기준과 기본을 유지하면 문제없다고 봅니다. 믿어주실지 모르겠지만 유저들의 의견이나 커뮤니티 분위기는 전부 모니터링 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 반영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는데, 모든 의견을 다 보고 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SNS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아키에이지 블로그를 하는 분도 조용히 가서 보고 있습니다. 아키에이지 팬이었는데, 요즘 다른 게임을 하면 조금 서운해 하기도 하면서요(웃음).”

“몇몇 유저들은 ‘직접 게임은 해보기는 하고 만드느냐’고 하시는데, 정말로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제 곧 이프니르를 완성하거든요. 저도 특별한 혜택을 받는 것이 아니고 유저들과 같은 기준에서 게임을 하고 있습니다. 내부에서도 업데이트가 이상하면 팀원들이 와서 불만을 이야기합니다. 팀원들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같이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참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잘못을 인정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업데이트 과정에서 괜찮았던 부분도 있고 잘못된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지 않으면 신뢰를 잃고 발전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부분은 바로 유저들에게 인정하고 앞으로 더욱 잘하겠다고 이야기하면서 고쳐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무역, 생활 콘텐츠의 미래
아키에이지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중요한 부분이 바로 생활 콘텐츠다. 개발 초기부터 아키에이지 중심을 차지했던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그 전까지 우리가 잘못 생각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경쟁을 좋아하는 유저와 생활 콘텐츠를 즐기는 유저를 육식, 초식으로 분류해 일정 퍼센트로 계산하고 밸런스를 잡으려고 해왔습니다. 그게 다소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아키에이지 유저는 기본적으로 100% 생활 콘텐츠를 즐기고 그 중 특정 유저 층이 경쟁을 즐긴다고 개념을 바꾸었습니다.”

“태초 업데이트를 하면서 경제 시스템을 많이 손봤습니다. 예전에는 유저들이 노동력 당 얻을 수 있는 것을 계산해 돈이 많이 되는 콘텐츠만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무역이었죠. 이제 어느 정도 밸런스가 조정되어 경제 시스템이 나아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경제의 지표로 '노동력 아이템'의 금화 가격을 보고 있는데, 현재보다 조금 더 떨어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노동력 쿨타임을 없앴는데, 어느 정도 역할 분담이 되면서 경제 시스템이 자리잡는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혼자서 모든 것을 다하면 경제가 유지되지 않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남이 할 수 있는 것이 조화롭게 이뤄져야 온라인게임이 유지된다고 봤습니다.”

“넥슨과 채널링으로 신규 유저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아키에이지는 PvP가 있는 게임이기에 어느 정도 죽고 죽일 수 있는 시스템은 초기부터 유저들에게 이해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 생각했습니다. ‘이건 걸 못견디면 앞으로 아키에이지 못한다’는 것이 커뮤니티의 일반적 논조였습니다. 그런데 PvP 시스템이 힘든 유저들에게 시스템적 장치가 필요하겠다고 생각이 되어 4월에 어느 정도 보호 시스템을 추가할 생각입니다.”

 

- 글로벌 안정 단계, ‘대부분의 수치 좋아졌다’
여전히 한국 온라인게임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달 해외 북미 커뮤니티에서 인기 게임 1위로 랭크 되었을 만큼 현재까지도 글로벌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오키드나의 증오 업데이트를 기점으로 문제점들이 많이 해결되어 안정세에 접어들었습니다. 한국의 태초 업데이트가 되면 더욱 나아지리라 봅니다. 국내 유저들도 해외 게임 상황을 보는 것처럼 해외 유저들이 국내 포럼의 글을 당일에 번역해서 보고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번역기를 사용하는지 다소 오역이 전달되는 경우가 있는데 퍼블리셔가 있고 우리가 직접 간섭할 영역은 아니기에 해외 유저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는 정도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업데이트 콘텐츠에 여유가 있었는데, 신규 콘텐츠, 글로벌, 기존 문제점 해결 등으로 굉장히 빡빡하게 팀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여유는 없지만 그래도 유저들이 원하는 부분을 우선적으로 해결하고 채워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조 드래곤과 함께하는 앞으로의 아키에이지
조용래 팀장은 인터뷰에서 과거 유저들과 함께 했던 사진을 함께 넣어주기를 부탁했다. 지스타에서 찍었던 사진인데 유저들과 조금 허울없이 장난치고 편한 느낌으로 사진이 찍혔기 때문이라고 이야기 했다. 앞으로의 아키에이지도 이것처럼 유저와 함께 명작으로 기억될 수 있는 게임으로 서비스하고 싶다는 목표였다.

“커뮤니티에 별명이 생겼다고 들었습니다. 이름에 ‘용’자가 있어서 드래곤이 붙은 ‘조 드래곤’이라구요. 저는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편하게 저를 부르며 유저들과 조금 더 가깝게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유저와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내용이 있었습니다. 전투 밸런스와 관련된 이야기였습니다. 대규모 업데이트를 해도 게임을 즐기고 있는 ‘유저 입장에서 게임 패턴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었죠. 120개의 직업이 있는 아키에이지에서 전투 밸런스를 조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데, 유저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줄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시즌제 방식으로 전투 밸런스에 큰 변화를 주는 것입니다. 오는 여름 대규모 패치에서 들어갈 내용들이 많았는데, 그 중 하나를 전투 밸런스 조정을 위해 미뤘을 정도입니다. 유저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는 것이 온라인게임의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또 언급할 부분이 있는데, 서버렉 관련한 유저들의 의견을 알고 있습니다. 많이 개선됐고, 앞으로도 계속 개선해 나갈 예정입니다. 지난해부터 게임 시스템적 보완을 해 나가고 있는데, 아키에이지란 게임이 모든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짜여 있는 게임이다 보니 수정을 하면 기존에 없던 버그들이 생겨납니다. QA팀에서 아키에이지 QA팀을 하면 어떤 회사에 가도 된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니까요. 렉 부분은 꾸준히 고쳐나갈 예정입니다.”

“이제 아키에이지 프로젝트에 몸담은지 어느덧 10년이란 시간이 지났습니다. 이제 팀장이란 직책으로 프로젝트를 이끌어 가고 있는데 어려운 점도 있고 보람을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작년 지스타에서 아키에이지를 해보고 게임 개발을 해보려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보람된 순간이었죠. 유저들이 그만큼 중요하고 앞으로도 소통하면서 게임을 서비스 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잘못된 것들은 인정하면서 열심히 서비스해 나가겠습니다. 아키에이지가 명작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앞으로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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