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8월. 진삼국무쌍 시리즈가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날이다.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춠된 대전격투게임 삼국무쌍을 액션게임으로 전환한 이 작품이 처음 출시될 당시만 하더라도 이렇게 오랜 기간 사랑받는 게임이 될 것이라 예상한 이들은 없었을 것이다. 

대전액션게임의 파생작에 불과했던 진삼국무쌍 시리즈는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래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삼국지 게임이 됐다. 벼베기 액션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화면을 가득 채우는 적을 호탕하게 쓸어버리는 방식의 게임이 진삼국무쌍 이전에 없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게임이 액션게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것도 당연하게 여겨진다.

진삼국무쌍 시리즈는 비디오게임기와 PC를 기반으로 하는 작품으로 잘 알려졌지만 역사가 긴 덕분인지 의외로 다른 플랫폼으로도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2004년에 PSP로 진삼국무쌍3를 기반으로 하는 진삼국무쌍이 출시됐으며, 2005년에는 게임보이 어드밴스가 발매됐다.

이후 휴대용 게임기에서도 진삼국무쌍 유저들의 니즈가 있다는 것을 파악한 코에이테크모 측으 진삼국무쌍 2nd 에볼루션, 진삼국무쌍 DS 파이터즈 배틀, 진삼국무쌍 넥스트, 진삼국무쌍 VS 등의 게임을 출시하기도 했다. 

진삼국무쌍 시리즈가 거치형 게임기와 휴대용 게임기를 오가기는 했지만, 여전히 유저들의 뇌리에 이 IP는 '게임기 전용' 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들은 대부분 거치형 게임기 버전이거나 거치형 버전을 그대로 휴대기로 옮겨온 작품들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외로 진삼국무쌍 시리즈는 모바일게임으로도 꾸준한 도전을 거듭해 온 게임이다. 단, 일본 내수용 게임으로 출시된 것이 전부였기에 국내 유저들에게는 이런 도전을 체감할 일이 없었을 뿐이다.

앞서 언급한 진삼국무쌍 어드밴스를 모바일로 이식한 모바일 진삼국무쌍이 2006년에 출시됐으며, 2011년에는 100만인의 진삼국무쌍이 출시되기도 했다. 물론 이들 게임은 진삼국무쌍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는 제법 동떨어진 탑뷰 형태의 액션게임, 1인칭 시점으로 적을 마주본 상태로 진행하는 액션게임이기에 진삼국무쌍 특유의 느낌을 구현하지 못 했다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2012년에 출시된 진삼국무쌍 슬래쉬는 원작의 느낌을 어느 정도 구현한 작품으로 기억된다. 다수의 적을 휩쓸며 전진하다가 등장하는 보스와 일전을 벌이는 무쌍 시리즈 특유의 진행 방식을 담아낸 덕분이다. 하지만 자신이 이동할 곳을 손가락으로 터치하고, 전투 역시 뭉쳐있는 적군의 중심을 터치하면 캐릭터가 그곳으로 이동해 알아서 병장기를 휘두르는 식으로 진행되어 캐릭터를 조작하는 액션게임의 맛은 떨어지는 게임이기도 했다.

2년 후인 2014년에는 진삼국무쌍 블라스트가 출시됐다. 진삼국무쌍7 맹장전을 기반으로 하는 이 작품은 액션보다는 카드 수집에 중점을 둔 게임. 하지만 전투에서는 유저가 캐릭터를 직접 조작할 수 있도록 여지를 뒀으며, 약공격을 이어가다가 2종의 강공격 중 하나를 사용하면 해당 스킬이 강화되어 발동하는 식으로 원작의 '연차' 시스템을 구현한 점은 눈길을 끌었다.

넥슨이 최근 출시한 진삼국무쌍 언리쉬드는 모바일로 출시된 진삼국무쌍 시리즈의 최신작이다. 모바일로 출시된 진삼국무쌍 시리즈가 원작의 각기 다른 부분에 중점을 두며 모두 다른 게임성을 선보였던 것처럼, 진삼국무쌍 언리쉬드 역시 앞서 출시된 게임들과는 확연히 다른 게임성을 지닌다.

진삼국무쌍 언리쉬드는 백뷰, 거점 이동, 필드의 형태 등의 요소를 포기하고 '무쌍액션'을 살리기 위해 주력한 작품이다. 덕분에 다른 모바일 이식작들이 공통적으로 지적받았던 '액션이 부족하다', '조작하는 맛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털어낼 수 있었다. 모바일로 출시된 진삼국무쌍 시리즈 중 가장 '무쌍액션'을 잘 살린 작품이 된 것이다.

일자진행을 택했다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되지만, 이는 스마트폰 스펙이 가정용, 휴대용 게임기에 비해 다소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부분으로 풀이된다. 오히려 게임의 여러 요소 중 어느 점을 취사선택하고 이를 극대화한 넥슨의 선택과 집중 능력이 부각된다.

진삼국무쌍 시리즈의 모바일 도전은 올해로 벌써 11년째를 맞이했다. 긴 시간 이어진 진삼국무쌍의 모바일 도전이 앞으로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자.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