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은 추억에 머물러 있을 때 아름답다는 이야기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는 이야기지만 최근 게임시장에서만큼은 공감대를 얻기 어려운 이야기다. 유저들의 추억, 향수를 자극하는 전략을 내세운 게임들이 게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재미있게 즐겼던 게임이 더욱 발전된 그래픽과 향상된 밸런스로 등장하거나, 좋은 추억을 갖고 있는 게임의 정식 후속작이 원작의 향취를 강하게 간직하고 유저들 앞에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 중인 전설적인 게임은 플랫폼을 옮겨 새로운 전설을 만들 채비를 하고 있다. 유저들의 추억을 직접 건드리는 게임사들의 전략에 유저들은 환호한다.

뮤 레전드는 유저들의 추억을 공략하는 게임 중 가장 먼저 실체를 드러낸 게임이다. 뮤 레전드는 핵앤슬래시의 호쾌함과 빠른 전투 템포, 화려함을 무기로 국내 온라인게임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뮤 온라인의 정식 후속작. 

오랜 세월이 지나 등장한 후속작이지만 뮤 레전드는 곳곳에 원작의 향취를 담아낸다. 뮤 IP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날개, 화려한 스킬 이펙트는 뮤 레전드에서도 건재함을 과시한다. 원작을 닮은 각종 효과음 역시 뮤 오리진의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대신, 유저의 피부에 와닿는 게임 플레이 밸런스는 최신 게임의 그것을 적극적으로 차용했다. 과거의 추억을 되살리다가 자칫 구닥다리 게임으로 평가절하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한 웹젠 측의 전략이다. 빠른 캐릭터 성장 곡선, 다채로운 파밍 콘텐츠 등은 뮤 레전드가 추억을 간직한 '최신게임'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이러한 전략 덕분에 뮤 레전드는 최근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선전을 펼치고 있다. 신작 온라인게임으로는 드물게 PC방 점유율 순위에서 TOP 10에 진입하기도 했다. 꾸준한 콘텐츠 업데이트만 이뤄진다면 유저들이 꾸준히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것이 뮤 레전드에 대한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지난 3월 26일에는 스타크래프트의 리마스터 버전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며 국내 유저들과 e스포츠 팬들을 모두 열광하게 만들었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버전은 4K UHD와이드 스크린, 고음질 오리지널 오디오 사운드를 지원한다. 원작의 원음을 기반으로 오리지널 오디오를 사용한다. 또한 한국어를 포함한 13개의 언어를 지원한다. 이와 함께 LAN 플레이가 지원되고 PC방에서 다른 유저들과 함께 채팅하면서 게임을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고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측은 설명했다.

또한 단순이 그래픽을 리뉴얼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게임 밸런스를 수정한 1.8 버전을 출시함과 동시에 전설의 명작을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스타크래프트 브루드워를 무료로 배포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스타크래프트는 국내 게임시장에 RTS 전성시대, PC방 전성시대, e스포츠 전성시대를 동시에 연 입지전적인 게임이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소식은 특히 90년대, 2000년대 초반에 스타크래프트로 청춘을 뜨겁게 불태운 30, 40대 게이머들에게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MMORPG 리니지를 모바일 플랫폼으로 그대로 옮겨온 리니지M의 사전예약을 오는 4월 12일부터 시작한다고 알리며 유저들의 추억을 다시 한 번 자극하고 나섰다. 

특히, 사전예약에 앞서 리니지 원작을 연상케 하는 리니지M의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공개하며 유저들의 추억과 호기심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 공개된 동영상에는 리니지의 대표 아이템인 '집행검', 대규모 전투의 재미를 구현한 공성전과 리니지를 즐겼던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가지 기억은 갖고 있을 PK 시스템이 담겨있다. '당신이 했던 것을 그대로 할 수 있습니다' 라는 것을 넌지시 알린 것이다.

최신 게임을 원하는 유저라 하더라도 누구나 자신만의 '인생게임' 한 가지는 갖고 있기 마련이다. 게임시장의 역사가 길어지면서 이러한 추억을 지닌 유저들이 늘어났고, 이런 유저들은 게임사에게 또 하나의 새로운 시장이 됐다. 과연 이러한 '추억 시장'은 얼마나 커질 것인지. 게임사들은 이런 시장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 이를 지켜보는 것도 업계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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