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당천(一騎當千). 한 명의 기병이 천 명의 병사를 이겨낸다는 고사성어다. 일당백(一當百)보다 강렬한 표현이라 하겠다. 

진삼국무쌍은 일기당천을 그려낸 게임이다. 장수 한 명이 전장을 누비며 적을 휩쓰는 모습은 삼국지 소설에서 숱하게 묘사되는데, 이러한 장면을 게임으로 가장 잘 구현한 게임이 바로 진삼국무쌍이다. 장수가 휘두르는 병장기에 수십, 수백의 적이 나부끼는 모습은 호쾌함을 전한다.

진삼국무쌍 언리쉬드는 이러한 진삼국무쌍 특유의 매력을 모바일 환경으로 옮겨오는데 성공했다. 스케일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모바일 액션게임 중 가장 많은 적을 한 화면에 그려내고, 이를 상대하는 재미를 구현한 것은 무척이나 인상적인 부분이다. 또한 이 덕분에 자동전투가 아닌 수동조작으로 게임을 진행할 때 재미가 더해지기도 한다.

스킬연계와 함께 캐릭터 태그를 통해 콤보를 이어갈 수 있다. 평타 몇 번 이후 강공격으로 스킬을 발동하는 원작의 '연차 시스템' 대신 일반적인 모바일 액션 게임의 스킬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조합을 통해 콤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전투 자체의 재미가 없지는 않다. 원작과는 다르지만 충분히 만족할만한 전투 경험을 할 수 있다.

전투가 펼쳐지는 스테이지 구성도 짜임새가 있게 그려졌다. 길어야 3분 정도면 한 스테이지가 마무리되어 '스테이지가 넓다'는 느낌은 없지만, 여러 기믹이 부여된 구간과 적의 원거리 견제 등 나름의 전략을 펼치도록 유도하고 있는 필드 구성 덕분에 전투의 재미가 강조된다.

캐릭터 습득과 무기 습득은 가챠를 통해 이뤄진다. 이 역시 모바일게임 생태에서 익숙한 모습이다. 100명이 넘는 장수가 등장하는데, 이들 장수는 각각 '별'로 등급이 구분된다. 여기에 위, 촉, 오를 연상케 하는 테두리 시스템도 더해져 캐릭터 수집의 다양성을 더한다. 

각 장수는 속성을 지니고 있고, 테두리의 색상과 장수의 고유 속성이 일치할 경우에 캐릭터 능력치가 더욱 높아진다. 빨강, 파랑 테두리의 관우보다 녹색 테두리의 관우 능력치가 월등히 높은 식이다. 

동일 캐릭터가 세 가지 속성으로 구분되다보니 캐릭터 습득과 육성이 까다롭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육성 시스템은 제법 편리하게 짜여져있다. 각 캐릭터의 별 등급의 10배수 레벨까지 육성을 한 후에 재료 캐릭터를 합쳐서 캐릭터 등급을 높일 수 있다. 

여타 수집형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방식이지만 차이점이 있다. 일반적으로는 재료가 될 캐릭터도 최고레벨을 달성해야 등급을 높이기 위한 재료로 사용할 수 있지만, 진삼국무쌍: 언리쉬드에서는 등급을 올리고 싶은 캐릭터만 등급별 최고레벨을 달성해두고, 재료 캐릭터는 1레벨만 되도 재료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과정을 통해 3성 30레벨 캐릭터를 4성 캐릭터로 육성하면, 4성 1레벨 캐릭터가 되는 것이 아니라 4성 30레벨 캐릭터가 만들어진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덕분에 캐릭터 육성 부담이 다른 게임에 비해 훨씬 낮다. 캐릭터 육성 부담이 낮다보니, 속성이 다른 무장을 '갈아버리는' 일도 드물다. 육성이 빠르다는 이야기는 육성을 할 일이 많다는 뜻이며, 이런 상황에서는 '재료 캐릭터'가 자주, 많이 필요하게 되니 말이다.

이 작품이 좀 더 본격적인 진삼국무쌍을 기대한 이들에겐 아쉬운 게임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거점 점령 요소, 백뷰, 연차 시스템 대신 수집형 RPG의 수집, 육성 요소가 더해졌으니 원작의 향취는 더욱 희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애초에 진삼국무쌍: 언리쉬드는 진삼국무쌍을 모바일 환경으로 이식한 것이 아니라, 원작을 모바일 환경에 맞게 재해석한 작품이라고 보는 편이 타당한 게임이다. 진삼국무쌍 팬들이 모바일에서도 진삼국무쌍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 아니라, 모바일게임을 주로 즐기는 이들이 무쌍의 맛을 볼 수 있도록 방향을 잡은 결과물이라는 이야기다. 

그동안 모바일로 출시된 일본 내수용 진삼국무쌍 시리즈들이 얼마나 원작과는 거리가 먼 게임이었던가를 생각한다면, 진삼국무쌍: 언리쉬드는 모바일로 '무쌍의 매력'은 확실하게 옮겨온 작품이라는 평을 들어야 할 게임이다. 

게다가 모바일게임을 주로 즐기던 이들에게 진삼국무쌍: 언리쉬드처럼 호쾌한 맛을 선보인 액션 게임이 없었다는 점을 보면 진삼국무쌍: 언리쉬드는 현재 모바일게임 환경에 맞게 원작을 훌륭하게 재해석한 게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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