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산업협회가 게임업계 규제 완화에 대해 적극적인 행보를 예고했다. 규제 철폐는 게임업계는 물론 유저들도 간곡히 바라는 정책이지만, 정작 이번 소식을 접한 유저들은 껄끄러운 듯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번 규제 완화 대상이 '성인 유저의 온라인게임 결제한도 자율규제'와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이기 때문이다.

현재 성인 유저의 월 온라인게임 결제 한도는 50만 원이다. 이를 게임사가 자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게임산업협회의 입장이다. 월 결제한도 제한은 온라인게임의 성장 저해, 개발자들의 창작의지 저하, 수익 창출과 투자에 대한 장벽으로 작용해 시장 발전을 방해하는 요소라고 게임산업협회의 강신철 협회장은 이야기했다. 게임산업협회는 오는 5월부터 '성인 유저의 온라인게임 결제한도 자율규제'를 시행한다.

이와 함께 오는 7월 1일부터는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를 시행한다. 지난 2015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안을 개선해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아이템별 획득 확률과 구성 비율을 명확하게 표기하도록 한다는 것이 개선된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안의 핵심 내용이다.

법적규제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 한국게임산업협회 측의 입장이다. 또한 이러한 법적 규제가 늘어날 수록 게임산업에 주홍글씨가 찍히는 것 같은 효과를 낳는다는 말 역시 여론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한국게임산업협회의 두 가지 자율규제안 시행을 두고 유저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게임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에 대해 업계와 함께 목소리를 높여 규제철폐를 외쳤던 유저들이 게임계 자율규제에 대한 이야기에는 유독 싸늘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그간 자율규제 시행 후에도 업계 행보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율규제 안의 헛점을 파고 드는 '눈가리고 아웅' 하는 편법을 사용하는 업체들의 사례가 지속적으로 드러나고 때문에 규제 관련 법안이 3가지나 발의됐다는 것은 자율규제의 효용성에 의문을 갖게 하는 부분이다.

결제한도와 때문에 개발자의 창의성이 제한된다는 이야기에도 공감하기 어렵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결제한도가 제한적이어야 개발자들이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기꺼이 지갑을 열도록 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실제로 개발 단계에서 제안되는 다양한 콘텐츠가 게임 내 확률형 BM과 어긋난다는 이유로 무산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일관된 지적이다. 매출 증대를 위한 자율규제를 주장하면서 '게임의 질'을 방패로 삼는 것은 콘텐츠 개발자들의 사기를 저하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가 주장한 두 가지 종류의 자율규제안은 과거에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유저들의 공감을 사는데 실패할 확률이 크다. 애초에 소비자모임이 아닌 산업협회가 산업군의 입장을 반영한 정책을 펴는 것이 억지스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온라인게임 월 결제한도 제한이 2009년에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인상됐지만, 2009년부터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이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뒀다고 보기는 어렵다. 2015년 7월부터 시행된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이후에도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BM 설계가 색다른 형태로 흘러가지 않았다.

이러한 점을 보면 업계가 주장하는 '자율규제' 그 자체가 게임업계의 체질개선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은 하지 못 한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다. 기존 자율규제안의 틀에서 세부 요소만 조금 더 추가된 이번 자율규제가 과연 유저들의 호응을 이끌고 게임산업의 질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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