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개발자 컨퍼런스는 게임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자신들의 지식과 노하우를 전하는 거대한 지식 공유의 장이다. 올해로 벌써 11회를 맞이한 NDC에서는 그동안 다양한 분야의 강연자들이 자리했고, 이들이 나눈 여러 이야기는 세간의 화제가 됐다.

NDC 2017 첫날인 오늘, 넥슨 일본법인의 오웬 마호니 대표와 이은석 디렉터는 개회사와 기조강연에서 모바일게임 시장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위기론'이 끊이지 않는 국내 게임업계에 정곡을 찌르는 이야기를 남겼다. 

"패스트 팔로워 전략은 인공지능이 더 잘 할 수 있다"

이은석 디렉터가 자신의 강연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게임 개발'에서 남긴 이야기로 인공지능은 게임업계에 빠르게 도입될 여지가 있고, 다양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이야기 중 한 단락이다.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말 그대로 남들이 한 것을 빠르게 따라가는 것을 말한다. 시장의 유행을 선도하지는 못 하지만 유행을 최대한 빨리 따라 성적을 거두는 이 전략은 안정적인 성과를 거둘 수는 있지만 '1등이 아닌 2등을 목표로 하는 전략'이라는 비아냥을 받기도 한다.

현재 국내 게임시장에서는 이러한 패스트 팔로워 전략을 따르는 게임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안정적인 수익원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는 시장의 주를 이루는 경향이 됐다. 

때문에 인공지능이 발전하고, 이런 인공지능이 산업에 본격적인 영향을 주는 시대가 다가오게 되면 이러한 전략으로는 시장에서 생존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은석 디렉터의 의견은 제법 충격적이다. 패스트 팔로워 전략이 판치고 있는 국내 게임시장이기에 그의 의견대로라면 많은 게임사들이 '자연도태 될 수 밖에 없는' 길을 따라 걷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가 개회사에서 이야기 한 "새로운 도전이 우리 산업에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새로운 도전은 대부분 실패할 확률이 높지만, 이런 도전이 산업을 움직이고 세상을 발전시켰다는 이야기는 잔뜩 웅크리고 있는 국내 게임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NDC를 한번 거쳤다고 해서 국내 게임업계가 괄목할 정도로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는 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들이 공론화 됐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NDC는 충분한 의미를 지닌다. 다양한 플랫폼으로 자신들의 행보의 폭을 넓히고 있는 게임사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 올해. 국내 게임업계의 도전이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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