넵튠의 모바일 야구게임 레전드라인업이 출시된지 약 1개월 반정도가 지났다. 

레전드라인업은 중요한 순간에 직접 난입해 스스로 찬스와 위기상황을 직접 플레이하는 것이 특징으로 내세웠다. 야구 해설에 많이 등장하는 멘트로 ‘경기에서 흐름은 2~3번 정도 온다’는 이야기가 있다. 레전드라인업은 이러한 야구의 흐름에 유저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장점을 가졌다. 

어떻게 끝났는지 모르거나 왜 패배했는지 기록지에만 남아 있는 야구게임들은 많은데, 레전드라인업은 새로운 시스템으로 일종의 도전을 한 셈이다. 시뮬레이션이란 큰 틀은 같지만 과정과 방법이 기존 게임들과 큰 차이를 가졌다.

시도와 발상은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 게임을 하다보면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가 있고, 특히 라이벌전의 경우는 더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경기의 중요한 순간에 직접 난입해 경기를 승리로 이끌고 싶어하는 마음은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느껴본 순간이다.
 

문제는 유저들에게 이러한 시스템이 반강제로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시스템을 어필하기 위해 몇몇 경기를 반강제로 강요하는 경우는 모바일RPG에서 많이 있었다. 다만 이러한 불편한 구간은 짧게 줄이고 흥미롭게 느낄 수 있는 구간을 빠르게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전력차이가 있는 팀이나 큰 점수 차이로 이기고 있는 경기에서의 난입은 흥미 보다 불편함으로 느낄 가능성이 있다. 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라고 하지만 10-0으로 이기고 있는 경기 9회말 투아웃의 난입 설정은 아쉽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난입의 기획 의도는 찬스를 직접 플레이해서 그 찬스를 살리기 위함이다. 난입을 해서 상대의 구종을 예측했다 하더라도 100%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물론 직구를 알고 치더라도 수비 정면으로 갈 수 있다. 결국 확률의 문제인데, 난입을 했다 하더라도 결과가 몇 번 이어지지 않는다면 유저들은 난입의 목적성을 잃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직구를 던지더라도 스트라이크, 볼을 유저가 결정하지 못하고, 선수의 능력치와 확률로 결정되는 이유다. 중요한 순간에 난입했지만 볼카운트 싸움이 아닌, 구종 승부가 되고 이마저 확률에 의해 결정된다는 부분은 만족감을 크게 얻기 어렵다.

무사 만루의 위기에 난입해 이를 막을 수 있다. 반대로 무사 만루의 찬스에서 점수를 내지 못할 수 있다. 실제 야구가 그러하고 확률이 존재하지만, 그 순간 유저가 할 수 있는 것이 구종 예측이나 주루플레이 정도라는 부분은 기획을 조금 더 확대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을 느끼게 만든다. 스트라이크, 볼 선택과 투수교체 정도는 추가적으로 가능했다면 좋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때문에 유저들이 자신보다 AI가 플레이 하는 것이 조금 더 편하다고 느껴지는 순간, 레전드라인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핵심 시스템의 존재감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유저들의 레벨은 결국 플레이로 성장하게 되는데, 결제한 유저들은 초반부터 능력이 좋은 선수로 구성된 라인업을 가지기에 AI 기반 리그전의 결과는 큰 의미가 없다. 경험치를 얻기 위해 리그전은 어쩔 수 없이 해야했고, 전력차가 나는 경기까지 반강제적으로 난입을 해야했다. 과금한 유저들이 초반에 느끼게 될 문제점 중 하나다. 

물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장치는 존재했다. 레전드라인업에서 랭킹전, 홈런더비, 집중훈련 등 고정 콘텐츠가 아닌 로테이션 방식의 이벤트로 유저들이 흥미롭게 경쟁할만한 콘텐츠를 준비했다. 이 기획 역시 나쁘지 않았다. 똑같은 콘텐츠가 아니기에 지루함을 덜고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랭킹전은 다음 경기까지 1시간이란 쿨타임이 존재한다. 하루에 5회로 제한된 플레이 기회를 모두 사용하기 위해서는 5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모바일게임을 짧게 즐기는 유저도 있지만 여러 게임을 하는 유저 입장에서는 집중 플레이 시간이 존재하는데, 하루에 랭킹전을 채우기란 쉽지 않다.


게임이 출시되기 전 레전드라인업에 걸린 기대감은 프로야구매니저 이후 다소 새로운 방식의 야구게임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넵튠의 전작이었던 프로야구 마스터 역시 시뮬레이션 기반이었는데, 이번 레전드라인업은 기존의 방식과 큰 변화를 주었다.

다른 야구게임에 비해 레전드라인업은 보상이 넉넉한 편이었다. 리그전이나 랭킹전에 참가만 해도 유료 아이템을 상당히 얻을 수 있고, 선수의 성장도 준수한 수준이다. 굉장히 착한 유료화로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장점들이 서비스 과정에서 많이 드러나지 못했다.

변화와 도전정신은 충분히 박수 받을 일이다. 기존과 비슷한 게임을 스킨만 바꿔서 출시하는 경우가 시장에 다수 존재하는데, 이러한 도전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해준 넵튠의 결정 역시 의미가 있다. 

성과는 결과적으로 아쉬울 수밖에 없다. 나쁘지 않은 기획의도였고 야구를 좋아하는 유저로서 충분히 관심을 가질만한 시스템이었다. 지금도 게임을 재미있게 즐기고 있는 유저들이 있지만 많은 유저들이 초반의 허들을 넘기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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