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게임즈의 신작 MMORPG ‘블레스’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습니다. 약 4년의 개발기간과 150여명의 전문 개발진들이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입니다. 오래간만에 국내 시장에 등장한 대작 MMORPG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6일 진행된 블레스 미디어 쇼케이스에서는 ‘르네상스’ ‘읽지 않아도 전달되는 스토리’ ‘대중성을 저해하지 않는 자유도’ 등 다소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단어가 자주 등장했습니다. 왜일까요? 네오위즈의 블레스는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 것일까요? 조금 쉽게 풀어서 설명해 보겠습니다.


 
우선 네오위즈 블레스 스튜디오의 최관호 대표의 발언과 발표 자료에서 블레스에 대한 첫 번째 힌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촤관호 대표는 “MMORPG의 성적이 좋지 못하다. 하지만 MMORPG 유저들의 관심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최신 MMORPG들이 유저들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했던 이유 때문이다. 블레스의 모토가 ‘MMORPG의 르네상스’인 것도 이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함께 공개한 자료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는 “정확한 자료는 아니지만 대략적인 지표로 이해하면 된다”며 ‘최근 MMORPG의 인기 그래프’를 공개했습니다. 좌표들은 대부분 초반에 반짝 급상승하지만 결국 몇 개월이 지나면 바닥을 그리는 MMORPG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MMORPG는 꾸준히 사랑을 받는 대중적 장르로 알려져 있죠.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등 엔씨소프트를 대표하는 게임들이 그러했고,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다소 감소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입니다. 그런데 최근 MMORPG들은 그러한 장르의 특징과 장점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서비스 6개월 만에 빠르게 인기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블레스는 결국 국내에서 오래 사랑을 받았던 과거 MMORPG의 틀을 가져가겠다는 것으로 풀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최근 MMORPG들이 ‘혁신’, ‘차세대’ 등을 모티브로 게임을 제작했지만 결국 유저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던 만큼, 블레스는 기본에 충실한 MMORPG로서 꾸준히 롱런할 수 있는 뼈대를 가져가겠다는 것이죠.

 
블레스 비전에 대한 두 번째 키워드는 한재갑 프로듀서의 프리젠테이션 내용, 그리고 그 방법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블레스는 2개의 진영, 10개의 종족, 인스턴스 필드를 통한 몰입도 있는 스토리텔링, 텍스트를 읽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 다양한 방식의 퀘스트, 타게팅을 기반으로 한 논타게팅 인터페이스, 빠른 세팅이 가능한 스킬덱, 대중적인 자유도 등 많은 것들이 공개되었습니다. 한재갑 프로듀서의 프리젠테이션은 길고 자세했습니다. 다소 복잡한 단어가 많이 사용되었지만 기존 MMORPG에서 크게 벗어나는 시스템들은 아니었죠.

그리고 캐릭터와 스킬덱 시스템 등 많은 부분을 영상으로 내용을 전달했습니다. 설명으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을 게임 플레이 영상을 통해 자연스럽게 보여준 것입니다. 이날 행사는 홈페이지에서 실시간으로 중계되어 많은 유저들이 프리젠테이션을 실시간으로 시청하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현장의 기자들에게 게임을 설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저들에게 블레스가 어떤 게임인지 쉽게 전달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죠.

MMORPG 유저들의 눈은 날카로웠습니다. 블레스의 시스템, 전투, 게임의 큰 틀에 대한 설명을 확인한 많은 이들은 ‘인터페이스가 변경된 한국형 MMORPG'라고 집어내었습니다.

 
맞습니다. 어감과 뉘앙스가 좋지 않은 느낌도 있지만 블레스는 앞서 설명한 대로 ‘한국형 MMORPG’의 틀을 가지고 있고, 시스템 역시 기존 게임들에서 편의성이 가미된 느낌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1차 테스트에서 게임을 체험해봐야 정확한 것을 알 수 있겠지만, 수식어가 가미된 설명들은 결국 ‘기존 MMORPG 시스템들의 최적화’로 이해하면 됩니다.

하지만 집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스킬덱 시스템입니다. 캐릭터를 성장시키다보면 많은 스킬들로 인터페이스가 복잡해지기 마련인데, 블레스의 스킬덱 시스템은 많은 스킬을 간편한 인터페이스로 소화할 수 있게 해줄 것으로 느껴집니다.

결국 MMORPG는 오랜 시간 게임을 즐겨야 하는 게임이고, 유저들이 게임을 얼마나 편하고 쉽게 즐길 수 있는지가 중요한 부분입니다. 혁신적인 것도 좋고 역동적인 조작도 재미있지만, 게임을 오래 즐기는 유저 입장에서는 기존 MMORPG의 틀에서 너무 벗어나는 건 불편함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죠. 유저들 입장에서는 ‘또 한국형’이라고 불평할지 모르지만 MMORPG 마니아들에게는 그게 장점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과거 NHN엔터테인먼트의 에오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기존 게임들의 장점들을 발전시킨 대중적 게임이었죠. 유저들은 ‘한국형 MMORPG’라 평가했지만 시장에서 준수한 성적을 기록 중이죠. 그만큼 현재 시장에 MMORPG가 부족하고 유저들은 기본에 충실한 MMORPG에 목말라 있습니다.

행사 초반 최관호 대표가 이야기한 것처럼, 그런 유저들의 갈증을 해결해줄 수 있는 게임은 혁신적으로 변화한 MMORPG가 아닌 한국형 MMORPG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이런 게임들은 게임의 순간 폭발력은 강하지 않을 수 있지만 오랜 기간 사랑받을 수 있는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프리젠테이션에서 MMORPG들이 언급되었지만 이름이 등장하지 않았던 게임이 있습니다. 바로 ‘리니지’였는데요. 블레스가 추구하는 게임의 완성 형태가 리니지와 비슷한 범주에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블레스의 개발진들 중의 상당수가 과거 리니지2 개발자들인 선입견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요. 참고로 블레스의 상용화 모델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6일 행사를 통해 살펴본 네오위즈게임즈의 블레스는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한국형 MMORPG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큰 기획의 틀 안에서 많은 시스템들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두었고, 전투, 퀘스트와 같은 기본적인 MMORPG의 재미를 추구하고 있었습니다. 블레스에 중요한 것은 1차 테스트에서 유저들에게 어떤 느낌과 첫 인상을 전달하는지가 되겠지만 좋은 기획과 MMORPG의 큰 그림은 게임의 오픈베타 이후 정식 서비스에서 진짜 힘을 발휘하는 만큼 앞으로가 기대되는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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