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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을 향한 니즈는 매출지표에 드러나지 않는다
김지만 기자 | 승인 2017.09.04 15:46

혁신(革新). 묵은 퐁숙,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새롭게 하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다. 언젠가부터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이 단어는 신작, 신제품이 반드시 포함하고 있어야 하는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됐다.

혁신을 요구하지 않는 곳이 없다고는 하지만, 유독 게임시장에는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넘친다. 신작 게임이 출시되면 기존작과 비교하며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 도입됐는가부터 따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식의 혁신을 원하는 유저들은 주로 게임 관련 커뮤니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기존 작품을 답습하는 게임들은 비판하며,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원작의 특징을 어느 정도 덜어내는 것 역시 비판하는 이들이다. 

이런 의견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들의 이야기가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실제로 게임시장은 혁신적인 게임이 출시된 이후에 빠르게 발전 했으며, 할 줄 아는 것만 파고들다가 시대가 변하면서 그대로 도태되어 버린 게임사들 역시 적지 않다. 

막무가내로 혁신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나름의 근거를 갖고 이러한 주장을 펼치는 이들이기에 이들의 목소리는 귀에 담을만하다. 하지마 애석하게도 국내 게임 시장이 흘러가는 모습은 이들의 주장과는 전혀 다르다. 

혁신적인 게임이 나오기보다는 안정적인 형태의 게임이 출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경향은 모바일게임 시대 그리고 IP 활용 시대를 맞아 더욱 심화됐다. 온라인게임으로 인기를 얻은 IP를 모바일게임으로 옮겨오는 방법이 원작을 거의 그대로 '이식' 하거나 지금 대세인 수집형 RPG로 만들거나 하는 식이기에 새로움은 더욱 찾기 어렵다.

문제는 혁신이 없어도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질적성장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차치하더라도, 규모의 성장은 착실하게 진행 중이다. 다수의 유저들 역시 이에 호응하고 있다. 커뮤니티 반응이 아닌 매출 성적을 본다면 혁신에 관심 없는 유저들이 국내 게임 시장에 절대 다수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매출이 안정적으로 발생한다고 해서 이것만 갖고 '유저들은 혁신에 관심이 없다'는 풀이를 할 수는 없다. 애초에 매출 순위는 '돈을 많이 쓰는 유저들은 혁신과 관계 없이 돈을 많이 쓴다'는 증거가 될뿐이다. 100명 중 10명의 유저가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책임지는 상황이기에 매출 추이만 갖고는 100명의 여론을 확인할 수 없다. 

커뮤니티의 반응만 보고 '국내 유저들은 혁신을 원해' 라고 판단하는 것은 무척이나 성급한 행동이다. 하지만 반대로 매출 추이만 보고 '현신이 없어도 시장은 발전하고 있어'라고 판단하는 것 역시 대단히 위험하다. 

혁신만이 게임 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요소는 아니다. 하지만 혁신이 없이 마이너 업그레이드만 거급하는 시장이 발전하는 사례는 게임이 아닌 다른 산업의 역사를 살펴보더라도 찾아보기 어렵다. 

매출지표는 기업에게 있어 무척 중요한 자료지만, 이 지표가 시장 상황의 모든 것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우리는 돈을 이만큼 벌었다', '이 게임은 돈을 이렇게 벌었으니 좋은 게임이다' 라는 식의 발언은 저변을 꾸준히 확장시켜야 하는 게임산업의 행보에 방해가 될 수 있다. 100명 중 10명이 게임에 돈을 많이 쓰고 있다면, 나머지 90명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해야 하는 법이다. 

김지만 기자  ginshenry@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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