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등장하는 온라인게임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그 가운데 무협 장르의 게임은 기억에서 가물가물할 정도다.

넥슨이 서비스를 준비 중인 천애명월도는 지금 시장에 단비와 같은 게임이 될 수 있다. 테스트를 통해 공개된 콘텐츠는 상당한 볼륨과 재미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물론 차세대 MMORPG와 경쟁할 수준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협의 기본기와 MMORPG가 가진 재미를 담고 있어 그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문파별로 별도의 스토리를 담고 있고 이들 사이에 엮긴 스토리를 풀어나가다 보면 무협지의 느낌이 물씬 난다. 다소 투박하면서도 촌스럽지만 하늘을 나는 경공을 사용하고 필살기를 꺼내는 무협에서는 이러한 올드한 느낌이 충분히 어울릴 수 있다. 그래픽은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고, 중국 개발 MMORPG답게 무궁무진한 콘텐츠를 보여준다. 


무협 게임의 꽃이라 불리는 경공은 다른 게임에서 볼 수 없는 시원한 느낌이다. 대경공을 처음 사용할 때의 놀라움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대 이상이다. 다른 건 몰라도 천애명월도의 경공 하나는 인정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캐릭터 생성 및 커스터마이징 역시 수준급이다. 이제 모바일게임에서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이 등장하고 있지만 온라인게임의 강점은 원하는 느낌으로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부분이다. 체형을 조절할 수 없는 기능은 다소 아쉽게 느껴지나 얼굴의 만들어가는 디테일과 자연스러움은최고 수준의 온라인게임과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 수준을 보여준다.

원작이 있는 게임이다 보니 스토리가 탄탄하다. 천애명월도는 무협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고룡 작가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했다. 중국에서 영화와 드라마가 제작되어 문파별로 스토리나 캐릭터의 성격 등이 확실하게 잡혀있어 게임의 몰입감을 주기 충분하다. 


게임과 스토리의 연결과정이 나쁘지 않아 스킵하면서 지나가는 게임들과 달리 자연스럽게 내용에 집중할 수 있다. 무협 장르이다 보니 문파별로 배신과 음모가 이어지는 스토리는 어느 순간 예상이 되면서도 관심을 가지게 만든다. 

아쉬운 부분이라면 스토리의 이해를 도와줄 있는 시스템의 부재다. 원작이 있어 스토리의 깊이는 있지만 한번 지나가는 내용은 모든 유저들에게 100% 이해시키고 지나가지 못한다. 소설의 주석이나 첨언 등으로 유저들에게 스토리의 이해를 돕는 것처럼, 가독성 높은 형태로 스토리텔링을 도와줄 시스템이 필요해 보인다. 단순히 메뉴에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으로는 유저들에게 스토리의 깊이를 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시간의 흐름이 존재하고 문파별로 다른 배경의 도시는 천애명월도가 가진 큰 장점이다. 머리  속으로 그리던 무협소설의 한 장면이 그대로 재현된 듯한 느낌이다. 소셜 액션으로 다른 캐릭터를 안아서 함께 데이트를 즐길 수 있도록 한 것도 천애명월도의 배경이 얼마나 잘 제작되어 있는지를 보여준다.


천애명월도는 자체 개발한 퀵실버 엔진으로 개발됐다. 개발사는 ‘자신들이 추구하는 방향성을 만족시켜주는 엔진이 없어 새롭게 개발했다’고 밝혔는데, 원거리 배경과 월드 표현은 미려한 강호의 느낌을 물씬 느끼게 한다. 시간대 별로 각각의 마을을 방문해 거리를 돌아보는 것만으로 하나의 재미요소가 될 정도다.  

이는 천애명월도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대경공’과 연관된다. 천애명월도의 경공은 타 무협 게임에서의 경공과는 다른 특별함을 느끼게 해준다. 초반에 사용하는 경공은 흔히 볼 수 있는 수준이지만 일정 레벨을 돌파하면 문파만의 특색이 드러나는 대경공을 사용할 수 있다. 

‘대경공’이란 우산이나 꽃을 뿌리며 날아가는 ‘천향’ 문파나 호리병을 들고 손에 불을 붙이며 날아가는 ‘개방’ 문파 등 문파의 개성을 살린 경공을 말하는데, 위에서 언급한 배경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공중을 거닐 수 있어 게임의 영상미를 최대한 끌어 올렸다. 무협의 꽃이 경공이라는 것은 천애명월도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무협게임에서 경공이 가지는 의미와 전달력은 상당히 강해서 유저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만한 요소다. 그런 의미에서 천애명월도의 대경공은 무협을 좋아하는 유저들에게 게임의 장점을 전달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투는 어떻게 보면 무난하고, 어떻게 보면 다소 단조롭다. 화려한 스킬이 존재해 스킬을 난사하는 재미는 있는데, 스킬간의 연계에서 어색함이 존재한다. 기본적으로 몰이사냥을 전제로 하고 있으나 속도감과 손맛은 조금 부족한 편이다.

때문에 전투를 중시하는 유저들에게 천애명월도가 좋지 못한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전투 시스템의 디테일이 부족해 스킬의 마무리나 연계 과정에서 깔끔한 맛이 다소 부족한 탓이다. 전투의 디테일은 무협이란 큰 소재에서 작은 요소로 판단할 수도 있지만, 유저들에게 이러한 부분은 게임의 아쉬운 부분이나 단점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유저들이 게임을 평가할 때 조작성과 전투 시스템의 비중을 높게 두고 있으며, 게임을 오래 즐기는 이유 또한 전투에 두기에 이는 게임의 정식 출시 이후 입에 오르내릴 수 있다.   


천애명월도는 장점과 단점이 명확한 게임이다.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한 스토리는 깊이와 몰입도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시스템 용어와 이해도에서 전달력이 떨어질 수 있다. 

화려한 배경과 무공 등은 보는 이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으나, 전투 시스템에서의 마감은 다소 부족하다. 퀘스트와 즐길 거리는 느낌표 사냥을 하는 유저들에게 재앙 수준으로 방대한 분량을 자랑하지만 퀘스트를 위한 이동과 맵의 전달에 다소 불편함이 있다.

중국 시장에서 무협이란 장르가 가진 강점이 있기 때문에 원작의 맛을 그대로 살리는 것은 중요하지만 한국 유저들에게 조금 불편할 수 있는 단어들이나 시스템은 다소 수정이 필요해 보이는 이유다. 

장단점이 있지만 무협게임을 찾고 있던 유저들에게 천애명월도는 어필할 가능성이 있다. 유저들의 니즈가 있고 원작이 가진 탄탄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무엇 보다 무협게임이 가지는 장점들은 충분히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애명월도는 편견이나 색안경이 없다면 기본기는 충분히 하는 게임이라고 생각된다. 하반기 경쟁작 유무에 따라 관심도가 달라지겠지만, 정통 무협의 재미를 느껴보고 싶은 유저들이라면 한번쯤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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