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2017을 관통한 핵심은 ‘게임 시연’과 ‘e스포츠’였다. 게임사들이 유저들의 시연에 포커스를 맞춰 준비했으며 e스포츠의 경우 배틀그라운드 아시아 인비테이셔널과 WEGL 결선으로 경기가 꾸며졌다.

배틀그라운드 아시아 인비테이셔널의 경우 흥행은 예상된 바다. 게임 자체가 이슈이고 글로벌을 아우르는 인기이기 때문이다. 반면 WEGL은 시작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의문부호가 찍혔다.

WEGL은 이를 종목의 다양화로 극복했다. 비주류 게임의 양성화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됐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오버워치와 하스스톤,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등 e스포츠 종목으로 검증을 마친 게임은 물론 마인크래프트, DJ맥스 리스펙트, 인디게임까지 나름의 영역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냈다.

새로운 게임으로 e스포츠를 시도했다는 점은 충분히 높이 평가할만한 부분이다. 어떤 일이든 물꼬를 튼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마인크래프트는 장르의 특성상 대전이라는 속성이 포함된 다른 게임들에 비해 e스포츠화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액토즈소프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크리에이터 ‘악어’와 손을 잡았다. 악어는 헝거게임 서바이벌, 빵을 가지고 튀어라, 마법 능력자 대전 등의 MOD를 만들고 진행까지 직접 담당하며 서포팅 했고 액토즈는 이를 토대로 e스포츠 대회를 진행했다.

현장에서 진행된 마인크래프트의 반응은 뜨거웠다. 화려한 그래픽이나 연출 같은 시각적 자극은 없었지만 특유의 블록 형식 그래픽과 치열한 전투로 마인크래프트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를 관객들에게 제공했다.

인디게임의 e스포츠화 역시 신선함을 제공하기 충분했다. '루프레이지', '키네틱라이트', '무한의 유물', '매드러너' 등 4종의 인디 게임 시연존은 관객들로 가득 찼고 그 중 100여명의 관람객은 현장에서 대회에 참가해 예선을 거쳐 메인 무대에서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액토즈는 이를 통해 e스포츠라는 것이 전문적인 영역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보편적인 영역임을 보여줬다.

 

구오하이빈 대표는 WEGL 개막식에서 "내년 WEGL은 올해보다 훨씬 큰 규모와 상금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WEGL을 꾸준히 개최할 계획이 있음을 밝힌 바 있다. 단순히 상금과 규모를 키우는 것이 대회의 지속성을 가져오지는 않지만 꾸준한 투자로 WEGL을 발전시켜나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이제 첫 걸음을 뗀 단계라 볼 수 있지만 WEGL은 지스타 2017에서 성공적인 행보를 기록했다. 새로운 형태의 e스포츠를 표방하는 WEGL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성장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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