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덤박스 논쟁이 세계적인 화두다. 논란은 EA가 스타워즈: 배틀프론트2, NBA2K18 등의 유료콘텐츠 판매로 인해 점화됐다. 요지는 다음과 같다.

지금은 취소된 상태지만 스타워즈: 배틀프론트2에는 장비와 캐릭터를 뽑는 ‘랜덤박스’ 형태의 유료 상품이 존재했다. 이 같은 유료 아이템이 포함되자 유저들이 거센 반발을 일으켰고 후폭풍을 우려한 EA는 추가 과금 요소를 제외하고 게임을 출시했다.

2K 스포츠의 유명 시리즈 작인 NBA2K18도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글화와 더불어 국내에서도 기대를 모았던 NBA2K18은 지나친 과금 유도로 인해 혹평을 받았다. 특히 마이 커리어 모드에 대한 불만이 많다.

마이 커리어 모드는 유저가 자신만의 선수를 키울 수 있는 모드다. 선수를 키우기 위해서는 게임머니가 필요한데 이번 버전을 출시하면서 플레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게임머니가 줄어들었다. 단순히 줄어든 것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게임머니를 유료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선수 육성을 위해 추가 결제가 필요해지자 유저들이 강한 불만을 나타낸 것이다.

두 게임 외에도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는 랜덤 박스 판매가 이뤄졌고 이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자 각 국 정부에서도 성명을 내놓고 있다. 우선 미국에서는 관련 규제 법안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몇몇 국회의원들은 ‘랜덤박스는 도박’이라는 표현을 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그러나 미국과 캐나다의 게임 등급 분류 심사를 담당하는 비영리 자율 규제 단체인 ESRB(Entertainment Software Rating Board)는 “랜덤 박스는 도박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표명한 상태이기 때문에 관련 법안의 입법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유럽에서도 부정적 여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벨기에 코엔 긴스(Koen Geens) 법무부 장관은 “도박과 게임을 혼합한 형태는 아이들의 정신 건강에 위험하다. 무엇이 들어있는지 모르는 상태로 구매해야 하는 랜덤박스는 벨기에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추방해야 한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영국과 프랑스 또한 정부 차원에서 랜덤박스로 인한 피해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겠다는 입장과 함께 강경한 조치를 취할 것을 밝혔다. 그러나 유럽의 민간 게임 등급 분류 기관인 PEGI(Pan European Game Information)또한 “랜덤박스의 도박 여부에 대해서는 도박산업감독위원회가 결정할 일이며 우리의 의견은 ESRB와 비슷하다.”고 밝혔다.

랜덤박스에 대해 ESRB와 PEGI 모두 도박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문제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대부분의 유저들은 랜덤박스 판매 자체에 대해 문제를 삼고 있지는 않다. 어느 정도 게임사의 입장도 이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랜덤박스에서 나오는 물품이 지나치게 확률이 낮거나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주는 등 정도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회사 입장에서 확률형 아이템의 일종인 랜덤박스는 주 수입원 중 하나이며 이를 대체할만한 마땅한 방안이 없기 때문에 무작정 포기할 수는 없겠지만 이를 완화시킬 수 있는 상품이나 모델을 개발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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