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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는 ‘면죄부의 자리’가 아니다
송진원 기자 | 승인 2017.12.04 17:12

지난 30일 오버워치 리그는 금전을 받고 타인의 아이디로 대리 플레이를 한 김수민 선수에게 프리시즌의 전 경기와 정규 시즌 30경기 출전 제한 조치를 내렸다. 김수민은 4단계로 나뉜 오버워치 리그일정에서 최소 3단계, 2018년 5월까지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본격적인 오버워치 리그가 시작되기 전, 첫 공식 징계가 발표되면서 커뮤니티엔 다양한 반응들이 올라왔다. 처벌이 미흡하다는 의견과 프로선수인 만큼 충분한 제재였다는 의견이 토론 주제였다. 

대리문제를 비롯해 핵사용, 욕설 등 프로 무대에 데뷔한 선수들의 논란은 비단 김수민 선수와 오버워치만의 문제가 아니다. 리그오브레전드 역시 대리 이력을 가진 선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팬들이 느낀 실망감의 본질적인 이유는 선수에만 예외적인 제재 기준이다. 돈을 받고 타인의 계정으로 게임하는 대리행위는 게임 이용 약관을 위반한 엄연한 영구정지 사유다. 심각한 문제인 만큼 게임사는 불법행위에 대한 제재결과를 즉각적으로 유저들에게 발표해 게임에 대한 신뢰를 지키고 있다. 

또한 주기적으로 한국 e스포츠협회는 선수 소양 교육으로 부정행위예방과 자세를 교육하며, 각 프로팀도 실력과 더불어 경력에 문제 사항이 없는 선수를 선발하고 있다. 다만 김수민 선수처럼 이미 계약을 채결한 선수의 이력이 문제된 경우엔 제재의 강도가 완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그간 문제됐던 선수들은 대부분 소속팀의 사과문을 필두로 사회봉사, 출전정지, 자숙기간 등을 받았다. 승부조작, 도박 등 경중이 심한 케이스를 제외하고 대리나 욕설 등으로 선수자격을 정지 받은 선수는 찾기 힘들다. 시즌 중엔 가벼운 구두사과로 대신하거나 해명하지 않고 선수생활을 이어나간 경우도 있다. 

제재의 경중을 떠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 영구정지를 하소연하는 유저가 공감할 수 없는 이유는 함께 플레이했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당했기 때문이다. 피해자가 많은 만큼 대리행위의 경우 의뢰한 사람과 받은 사람 모두 영구정지 처벌을 받게 된다. 

프로로 데뷔했단 이유로 처벌기준이 변경되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지난 11월에 치러진 수능만 봐도 대리 시험은 법적인 처벌을 받는 무거운 범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스포츠의 경우, 피의자가 선수면 미미한 징계로 처벌기준이 완화시켜 정확하지 않은 제재 기준에 의문을 만들고 있다.

단순히 처벌을 강화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과거 승부조작 문제로 몸살을 앓았던 e스포츠에서 불법행위에 대한 불확실한 제재기준이 아쉬운 부분이다. e스포츠에 많은 팬들이 공감하고 환호하는 것은 유저들과 함께 플레이하는 공간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명한 기준과 규칙이 필요하다. e스포츠의 원동력은 팬에서 시작되기에 팬들이 인정하지 못하는 프로게이머는 결코 오래 활동할 수 없다.  

요즘 안그래도 흉흉한 e스포츠 시장이다. 많은 이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기준과 규칙으로 오버워치 리그가 e스포츠 시장에 신뢰와 믿음을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

송진원 기자  sjw@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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