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배틀그라운드 프로 리그인 아프리카TV PUBG 리그(이하 APL) 파일럿 시즌이 마무리됐다.

지난 3일 KBS 아레나에서 진행된 APL 결승전은 정규 리그 내내 압도적인 실력을 선보인 KSV 노타이틀이 결승에서도 꾸준한 경기력을 과시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전 현장에는 2,000여명의 관객이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직접 보기 위해 현장을 가득 채우는 등 게임과 리그의 인기를 증명했다.

이번 APL 파일럿 시즌이 갖는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프로팀 창단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리그오브레전드만 보더라도 대기업들의 e스포츠 참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대회 초기만 하더라도 프로 팀의 수는 그리 많지 않았지만, 리그가 진행되면서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는 팀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가능성을 확인한 구단들은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e스포츠 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KSV는 오버워치 리그에서 이름을 알린 바 있는 ‘에스카(esca)’ 김인재 선수와 ‘하이(hai)’ 이태준 선수를 비롯해 ‘윤루트(yoonroot)’ 윤현우, ‘에스더(ESTH3R)’ 고정완 등 유명 스트리머를 영입해 ‘KSV 아셀’과 ‘KSV 노타이틀’이라는 형제 팀을 꾸렸다.

이 밖에도 아마추어 팀으로 출전했던 ‘G9’, ‘아미자드’, ‘LSSI’는 각각 ‘C9’, ‘OGN 엔투스’, ‘콩두’와 프로 계약을 맺었고 이 밖에도 많은 아마추어 팀들이 프로로 전환하게 되는 계기를 맞이했다.

스타팀의 탄생 역시 지속적인 리그 흥행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리그오브레전드 리그 초창기에 등장한 아주부(Azubu)와 나진, 오버워치 리그의 루나틱하이의 사례를 본다면 리그 초반 스타팀 탄생이 흥행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다.

배틀그라운드는 자기장이 게임 승패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보니, 운이 승부를 결정지어 절대 강자가 없을 것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평가는 리그 개막 후 180도 달라졌다.

KSV 노타이틀은 압도적인 성적으로 스플릿1 우승을 차지했으며, 멤버 문제로 3인 스쿼드로 출전했던 스플릿2 마저 뛰어난 개인 기량을 선보이며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그 결과 KSV 노타이틀은 배틀그라운드가 운이 아닌 실력 게임이라는 것을 입증함과 동시에 스타팀 반열에 오르게 됐다.

중계 퀄리티가 높아진 것 또한 주목할 만하다. 이전에 열린 아시아 인비테이셔널이나 APL 초창기만 하더라도 서버에 이상으로 인한 대회 지연이나 버그로 인한 관전 문제 등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 옵저버 역시 중요한 장면을 잡아내지 못하면서 시청자들의 불만이 이어진 바 있다.

이는 경험으로 극복되고 있는 분위기다. 중계가 지속되면서 노하우가 생겼고 초기에 비해 원활한 관전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분할 화면을 활용한 경기 중계나, 스플릿을 진행하면서 누적된 데이터로 시청자들에게 제공하는 통계는 보는 재미를 더했다. 특히 각 팀들이 선호하는 파밍 지역이나 선수와 팀의 킬 포인트 및 스코어를 제공하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첫 리그에서 거둔 경험과 성과는 향후 리그 구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카카오게임즈 조계현 대표는 “배틀그라운드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후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빠른 시간 내에 펍지 주식회사와 협업해 e스포츠를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다.”라고 밝힌 만큼 리그 활성화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편, 스포티비게임즈의 방송 제작 및 사업을 담당하는 라우드커뮤니케이션즈는 PUBG Warfare Masters Pilot(PWM)을 2월에 개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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