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시작된 다양한 게임규제와 트렌드의 변화로 게임사들의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던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14만원 선이 무너지기도 했으며, 넥슨도 회사의 성장을 이끌던 해외 시장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엔씨, 넥슨과 함께 국내 최고 게임포털을 자랑하던 NHN엔터테인먼트와 네오위즈게임즈도 보드게임 규제와 신규 라인업의 부진으로 몇 해째 힘겨운 상황을 보내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게임 초기 시장을 주도하던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와 액토즈소프트 등 대표 중견회사들도 후속작들의 부진으로 인해 2014년 쉽지 않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

현재 상황에서만 놓고 보면 국내 게임사들은 위기(危機)로 생각할 수 있지만, 언제나 ‘위(危)급함’과 ‘기(機)회’는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존재하는 것처럼 한편으로는 게임사들의 새로운 기회가 찾아올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의미가 된다.

결국 게임사의 위기에는 좋은 게임을 준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러한 게임은 회사의 DNA와 결합되어 시장에서 보다 큰 성공의 열쇠를 만들어 왔다.


엔씨소프트는 과거 2008년 온라인게임 ‘아이온’을 출시하기 직전, 회사의 주가가 2만원 선으로 추락했던 적이 있었다. 게임의 개발과정이 순탄하지 못했고 게임의 출시까지 불분명한 이유 때문이었다.

그런 우려를 깨고 아이온은 출시 이후 시장에서 폭발적인 힘을 발휘했다. 2008년 아이온은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12만명의 유저들을 끌어모았고, 당시 최고 기록인 MMORPG 동접 20만이란 전무후무한 기록을 만들어냈다. 시장에 MMORPG가 부족했다는 이유도 있지만 자사의 프랜차이즈였던 리니지 시리즈를 뛰어넘는 새로운 IP(지적재산권)이 만들어진 순간이었다.

최근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리니지를 비롯한 인기 게임들의 서비스 햇수가 늘어나면서 매출은 다소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블레이드앤소울 이후 온라인게임 신작이 없었다보니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위기설이 강해지고 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지스타에서 신작 온라인게임을 공개할 예정이고 모바일게임 사업 역시 새롭게 전개해 나간다. 게임의 성공 여부를 지금 상황에서 논하기는 어렵지만 신작 ‘리니지 이터널’은 리니지의 계보를 잇는 게임이기에 가능성은 충분한 상황이다. 모바일게임 역시 강력한 IP를 바탕으로 제작되는 만큼 오랜 기간 엔씨소프트의 게임을 즐겼던 유저들에게 반응을 얻을 수 있다.


넥슨은 올해초 체질 개선을 통해 2014년 확 바뀐 모습을 드러냈다. 한동안 해외사업과 M&A를 통한 비즈니스에 집중했다면 2014년은 다시 과거의 개발사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는 형태다. 다소 늦었지만 모바일사업도 모양새를 갖추며 퍼블리셔로서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중심에는 피파온라인3가 있었다. 과거 던전앤파이터의 성공을 이끌었던 이정헌 본부장을 전면에 내세워 박지성, EPL 등 시장에서 시도할 수 없었던 공격적인 모습으로 전작과의 연결고리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초기 서버불안도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최고의 장비를 갖추며 안정적인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

모바일게임 사업도 다른 게임사에 비해 다소 늦었지만 차근차근 개발작들과 퍼블리싱 게임들을 준비하면서 시장에 안착했다. 영웅의군단은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매출 10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신작 히어로스카이도 세련된 형태로 개발됐고 서비스를 앞둔 게임들도 탄탄한 개발력을 담아내고 있는 모습이다. 넥슨 역시 올해 메이플스토리2, 서든어택2 등 다양한 신작 게임을 앞세워 지스타에 참가할 예정으로 알려지며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네오위즈 역시 몇 년 사이에 천당과 지옥을 오르내렸다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굴곡이 있는 시기를 보냈다. 스페셜포스, 크로스파이어, 피파온라인2 등으로 국내 최고 게임사의 위치에 올랐던 네오위즈였지만 게임들의 재계약 문제로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이와 함께 보드게임의 규제로 숨통을 유지하던 매출원까지 막히면서 회사의 위기론까지 나왔다.

하지만 네오위즈는 게임으로 극복의 열쇠를 마련하고 있다. 리니지 개발진을 중심으로 개발진이 모여 개발한 ‘블레스’가 첫 테스트에서 가능성을 증명했고, 액션 MORPG ‘애스커’의 출시도 다가오고 있다. 골프존이 개발한 골프게임 ‘온그린’, 엔에스스튜디오의 FPS게임 ‘블랙스쿼드’까지 위기설을 무색하게 할 정도의 라인업을 갖췄다.


과거에 비해 모바일 퍼블리싱 라인업은 다소 줄어든 모습이지만 링크투모로우, 리니웍스 등의 자회사들이 건재한 만큼 충분한 밑거름은 준비되어 있는 모습이다. 최근 출시된 두근두근레스토랑은 정통 SNG 방식에 가깝지만 SNG 특유의 아기자기함에 최신 트렌드를 담아내 좋은 성적이 기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액토즈소프트는 밀리언아서 이후 모바일게임들의 성적이 다소 부진하지만 내부 개발 스튜디오를 마련하는 등의 모습으로 하반기를 준비하고 있다. 액토즈소프튼느 국내 1세대 게임사로 알려진 만큼 게임개발의 노하우를 가진 알짜 개발자들이 존재해 새로운 스튜디오와 신작 모바일게임의 가능성은 높게 평가되고 있는 부분이다.

블리자드 역시 비슷한 행보다. 스타크래프트2가 기대한 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했고 디아블로3 역시 폭발력을 오래 지속하지 못했다. 그사이 라이엇게임즈는 리그오브레전드로 정상에 있던 블리자드를 위협하는 모습이 됐다.

블리자드는 과거에도 그러했듯 스타크래프트2의 꾸준한 업데이트로 밸런싱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디아블로3도 업데이트로 게임을 다시 인기작 반열에 올려놓았다. 또한 자사가 가진 좋은 시리즈를 바탕으로 AOS게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준비하면서 하반기 강력한 한방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모바일게임 퍼블리셔의 최고 위치에 있는 넷마블도 온라인게임에서 잇따른 실패를 겪었으나 다함께 차차차를 시작으로 모바일게임 사업에 과감한 투자했고 사업에 집중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만들어 냈다. 이제 넷마블은 모바일 명가로서 온라인게임 라인업을 갖추면서 명가재건의 초석을 위기의 순간에서 만들어냈다고 평가되고 있다.

국내의 한 게임 전문가는 “국내 대표 게임사들의 위기설이 있지만 과거부터 위기의 순간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게임들이 만들어져 왔다. 위기 극복과 성공의 열쇠를 만들었던 게임들은 퍼블리싱이 아닌 자체 개발작들이 중심이 되었던 만큼 어떤 마인드와 준비로 힘겨운 시기를 보낼지에 달려있다”며

“게임산업 역시 콘텐츠 산업이기 때문에 결국 나태해지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트렌드를 따라가면 뒤처지지는 않을 수 있으나 앞서나갈 수는 없다. 힘겨운 시기일수록 회사의 DNA를 다시 되짚어나가며 준비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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