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면 안 된다"

리니지, 바람의 나라, 아키에이지 등으로 알려진 게임개발자 송재경 대표가 게임 규제에 대해 쓴 소리를 던졌다.

21일 '게임病, 그리고 사회적 치유'를 주제로 한 서울디지털포럼의 심화 세션에서 송재경 대표는 현재 게임 규제와 관련된 내용을 80~90년대 만화 산업에 비유하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80~90년대에는 한국 만화가 많았다. 잡지도 여러 종류가 있었고. 그런데 여러 이유로 만화를 탄압했고 심지어 유명 만화가가 끌려가서 조사를 받는 일도 있었다"
"당시 프레임이 지금 게임 규제와 비슷한데, 학부모들은 우리 아이는 착한데 만화 때문에 망가졌다고 주장했다. 그 이후로 한국 만화 산업이 싹 죽었다. 그렇다고 현재 애들이 만화를 안 보나? 결국엔 일본 만화를 본다. 대형 서점에 가면 커다란 만화 섹션에 일본 만화만 가득 차 있다"
"게임도 그런 전철을 밟다 보면, 학부모들은 한국 게임 회사가 전부 없어지면 좋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컨트롤 안 되는 일본, 미국, 중국 게임 회사가 들어와서 한국의 부를 가져가고 애들을 망가뜨리지 않겠나"
"지금의 국내 게임 회사는 적절한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 만화처럼 되지 않으려면 적절한 타협점이 필요하다.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면 안 된다"


이와 함께 송재경 대표는 과거에 개발했던 리니지와 관련된 내용을 언급하기도 했다.

"내가 만든 게임 중 하나가 리니지인데, 10년 전 '리니지 폐인'이라 불릴 정도로 사회적 현상이 있었다. 이게 중독이라면 중독인데, 10년이 지나 그분들이 병원에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멀쩡하게 잘 살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별일 없이 생활한다. 지난 10년의 시간이 그렇게 증명하고 있다. "

"게임으로 인한 사건이 꼭 게임 때문이었는지 신문 기사만으로는 알 수 없다. 부모에게 학대를 받았는지, 유전적으로 취약한 사람이었을 수도 있다.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으로 인해 사회적 문제가 발생한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이날 송재경 대표의 발언은 현재 정부와 국회의원들이 단순히 눈앞에 하나의 문제만 보고 게임에 대한 규제를 진행하고 있는데, 잘못하면 더 큰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는 현업 종사자의 쓴 소리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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