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신체능력을 결부시켜 생각하는 것은 생소한 느낌이 들 수 있다.

타고난 센스로 재능이 있는 사람, 즉 인지적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게임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있다. 만약 프로게이머도 운동선수와 마찬가지로 체계적인 신체능력을 테스트 한다면 어떨까? 

2018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이하 NDC)에서 ‘GamerLab = 프로게이머 훈련 프로젝트’란 주제로 카이스트 연구원 이병주씨의 발표가 열렸다. 

이병주 연구원은 “게임은 인지능력만 중요한 것으로 오해받지만 신체능력도 중요하다. e스포츠는 고난이도 스포츠고, 저는 공학기술로 프로게이머 능력측정의 과학적 토대를 마련하려 한다.”며 프로젝트 진행 이유를 밝혔다.


프로게이머 능력측정은 ‘무빙타겟 셀렉션’ 시스템으로 진행됐다. 작은점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테스터는 특정 위치에 클릭으로 점을 멈춰야 한다. 실험으로 사람의 내부시계가 얼마나 정밀한지와 얼마나 잘 맞추려 노력하는지 알 수 있다. 또한 움직이는 타겟이 전달하는 시각정보 효율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다.

테스트는 FPS 유저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했다. 아이러니 하게도 실험은 일반인의 성공률이 더 높게 나왔다. 안전성을 중시하는 일반인이 더 신중하게 타겟을 클릭한 결과다. 그렇다고 FPS 유저의 능력이 뒤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Cmu수치는 타겟을 클릭했을 때 얼마나 더 중앙에 가깝게 맞췄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0.5에 수렴할수록 중앙에 가깝게 클릭한 것이다. 실험 결과 FPS유저가 일반인보다 0.5에 더 근접한 결과를 냈다. 이것으로 유저는 일반인에 비해 훨씬 효율적으로 타겟 중앙에 가깝게 클릭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움직이는 타겟이 주는 정보를 얼마나 빨리 받아들이는지에 대한 측정도 진행됐다. FPS 유저는 일반인에 비해 2배 정도 빨리 정보를 신뢰성 있게 받아 들였고, 시각정보로 판단하기 보다 예측해서 플레이 하는 경향을 보였다.


키보드와 마우스 같은 시스템 성능도 측정했다. 입력지연 시간 측정시스템을 만들고, 각종 버튼의 힘 변위 그래프 측정 장치로 어떤 버튼을 선호하는지에 대해 과학적 측정을 했다. 또한 마우스 가속함수를 이용하여 1초 움직였을 때 커서가 움직인 수치와, 키보드 입력 감지점을 최적화 하여 눌릴 때의 임팩트를 분석했다. 

이병주 연구원은 “그동안 무시되어 왔던 신체적인 측면에 집중하고 있지만, 아직 ‘GamerLab’은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로는 유망하고 대단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을 남겼다.

끝으로 “사이버네스틱 시대를 지나 신 사이버네스틱 시대가 온 것 같다. 인간을 컴퓨터라 생각하고 인간과 컴퓨터의 공진화를 꿈꾼다. 사람에게는 신체가 있으니 이를 토대로 ‘GamerLab’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가겠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