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동안 치열하게 펼쳐진 2018 MSI의 그룹 스테이지가 종료됐다.

그룹 스테이지 결과 중국의 ‘RNG(Royal Never Give up)’, 대만의 ‘플래시 울브즈(Flash Wolves)’, 한국의 ‘킹존 드래곤X’, 유럽의 ‘프나틱(Fnatic)’이 토너먼트 라운드에 진출했다. 북미의 ‘팀 리퀴드(Team Liquid)’와 베트남 지역의 ‘에보스 이스포츠(EVOS Esports)’는 분전했으나 그룹 스테이지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MSI 그룹 스테이지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어느 정도 예상된 팀들이 토너먼트 라운드에 진출하긴 했지만, 우승 후보로 손꼽히던 킹존 드래곤X가 4패를 기록하며 3위를 기록했고, 플래시 울브즈가 기대 이상의 경기력으로 스테이지 초반 6연승을 달리며 2위로 토너먼트 라운드에 진출했다.

1위 RNG(8승 3패) - A+

그룹 스테이지 3일차까지 3승 3패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RNG는, 빠르게 팀을 정비하며 그룹 스테이지 1위를 차지했다. 특히 3일차 두 번째 경기부터 플래시 울브즈와의 1위 결정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6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RNG 전력의 핵심은 두말할 필요 없이 ‘우지(Uzi)’다. 현재 리그오브레전드의 메타가 원거리 딜러의 캐리력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우지는 현재 메타를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우지는 이번 MSI에서 ‘코그모’, ‘카이사’, ‘이즈리얼’, ‘자야’ 등 캐리력이 강한 원거리 딜러를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팀적으로도 ‘카르마’ 같은 서포팅 챔피언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우지의 캐리력을 극대화하는 조합을 구성하고 있다. 그 결과 우지는 RNG가 승리하는 대부분의 경기에서 캐리하며 약 11.8의 KDA를 기록 중이다.

물론 RNG가 승승장구할 수 있는 원인이 바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탑 라이너 ‘렛미(Letme)’는 ‘오른’, ‘초가스’, ‘쉔’ 등의 단단한 픽으로 탑에서 든든히 라인을 책임지고 있으며, 정글러 MLXG 역시 ‘그레이브즈’, ‘올라프’ 등의 공격적인 픽으로 상대를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다.

2위 플래시 울브즈(7승 4패) - A​

플래시 울브즈의 이 같은 선전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동안 국제 대회에서 종종 한국팀의 발목을 잡으며 ‘한국팀 킬러’로 주목받긴 했지만, 뛰어난 공격력에 비해 운영에서 아쉬운 모습으로 무너지는 경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플래시 울브즈는 이번 대회에서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4일차 경기부터 무너지는 모습이 보이기는 했지만, 3일차까지 6전 전승을 거두는 등 발전된 경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정글러 ‘무진(Moojin)’과 서포터 ‘소드아트(SwordArt)’가 있다. 무진은 플레이 인 스테이지부터 두각을 드러냈는데, 주력 카드인 ‘트런들’과 ‘그레이브즈’ 등의 공격적인 픽은 소드아트의 적극적인 시야 장악과 더불어 좋은 시너지를 내고 있다.

미드라이너 ‘메이플(Maple)’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스웨인’, ‘조이’, ‘갈리오’ 등을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강력한 라인전을 바탕으로 타 라인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한 편이다. 원딜러 ‘베티(Betty)’ 역시 하드캐리형 원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메타에 어울리는 원딜임을 증명하고 있다.

3위 킹존 드래곤X (6승 4패) - B​

기대에 비해 아쉬움이 크다. 대회 시작 전 킹존 드래곤X가 전승 우승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만큼 기대감이 높았는데,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강력한 상대인 RNG를 상대로 시종일관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며, 자신들을 향한 기대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하지만 2일차 프나틱과의 경기를 패배하면서 킹존 드래곤X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내용도 좋지 않았다. 전 라인이 모두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고 무기력하게 패배했다.

이후 킹존 드래곤X는 에보스 이스포츠를 상대로 승리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는 듯했으나, 플래시 울브즈와 RNG에게 패배하며 침체에 빠졌다. 특히 RNG와 펼친 2차전은 킹존 드래곤X의 단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경기 초반 ‘피넛’의 그레이브즈가 팀적인 압박을 토대로 MLXG의 ‘리 신’을 말리는데 성공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리 신에게 휘둘리는 등 주도권을 내주며 킬 스코어 4대20으로 완패했다. 피넛의 존재감이 적었던 이유도 있지만, 전체적인 경기력이 RNG에 비해 좋지 않았다.

물론 반전의 여지는 존재한다. 현재 메타가 원거리 딜러의 캐리력을 중심으로 구성된 만큼, 세계 최고 수준의 바텀 듀오인 ‘프레이(PraY)’와 ‘고릴라(GorillA)’가 활약해준다면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바텀 라인의 성장을 위해 다른 라인이 최소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룹 스테이지 이후 다전제로 진행되는 게임 방식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국내팀들은 국제 대회의 다전제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줬던 만큼, 향후 경기를 기대해 볼만하다.

4위 프나틱(5승 6패) - B­-

지옥에서 살아 돌아왔다. 그룹 스테이지 초반 나쁘지 않은 운영과 교전 능력으로 무난히 다음 라운드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특유의 기복 있는 경기력으로 인해 그룹 스테이지 후반 휘청거리며, 팀 리퀴드와 순위 결정전을 치르게 됐다.

프나틱의 해결사는 역시 딜러 라인 ‘캡스(Caps)’와 ‘레클레스(Rekkles)’다. 팀 리퀴드와의 최종전에서도 해결사의 면모를 여지없이 발휘하며 팀을 다음 라운드로 이끌었다.

특히 캡스의 야스오는 그룹 스테이지 내내 승패와 상관없이 뛰어난 기량으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캡스는 야스오 이외에도 ‘탈리야’, ‘조이’, ‘블라디미르’, ‘아우렐리온 솔’, ‘카르마’ 등 폭넓은 챔프폭을 바탕으로 팀의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경기력이 들쭉날쭉하다 보니 다전제로 진행되는 토너먼트 라운드에서 다소 불안한 모습을 노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캡스와 레클레스의 캐리력이 발동된다면 승패를 예측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그룹 스테이지 1위로 토너먼트 라운드에 진출한 RNG는 프나틱을 상대로 결정했으며, 자연스럽게 2위 플래시 울브즈와 3위 킹존 드래곤X가 토너먼트 라운드에서 맞붙게 된다. 토너먼트 라운드는 18일부터 20일까지 매일 오후 7시부터 프랑스 파리의 제니트 파리 라 빌레트 경기장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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