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리그 오브 레전드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의 주인공은 RNG(Royal Never Give up)가 됐다.

RNG는 20일 프랑스 파리 ‘제니트 파리 라 빌레트’에서 펼쳐진 결승전에서 킹존 드래곤X(이하 킹존)를 3대1로 격파하고 2018 MSI 우승을 차지했다. 중국은 지난 2015년 EDG(Edward Gaming)가 SK텔레콤 T1을 상대로 우승한 이후 3년 만에 MSI 우승컵을 되찾았다.

RNG의 2018 MSI 우승은 2015년 우승에 비해 조금 더 특별하다. 2015 MSI 우승을 차지했던 EDG의 핵심 전력인 미드와 원딜이 한국인 ‘폰(Pawn)’과 ‘데프트(Deft)’였는데 RNG는 순수 중화권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기 때문이다.

결승전은 1세트부터 다소 일방적인 구도로 흘러갔다. ‘비디디(BDD)’의 이렐리아가 라인전 단계부터 강하게 상대를 압박하며 솔킬을 올리는 등 분전했지만, 바텀 라인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간 RNG를 막지 못했다. 특히, 킹존은 피오라와 이렐리아를 동시에 뽑아드는 전략적인 픽을 구사했음에도, 스플릿 푸시에서 상대에게 자주 끊기는 모습을 보이며 주도권을 완벽하게 내주었다. 이후 RNG는 ‘우지(Uzi)’의 이즈리얼이 압도적인 화력을 선보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2세트는 킹존의 한타 집중력이 빛났다.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우지를 잡아내며 기분 좋은 출발한 킹존은 스노우볼을 굴려가기 시작했다. 경기 중반 RNG가 역전하는 흐름으로 경기가 흐르는 듯했으나, 킹존의 레드 버프 진영에서 벌어진 한타에서 대승하며 바론 버프를 획득했다. 이어 3차 타워 앞에서 농성하던 RNG를 상대로 다이브에 성공하며 세트 스코어를 1대1로 되돌렸다.

3세트는 RNG가 시종일관 경기를 지배했다. 앞선 세트에서 세주아니를 선택했지만, 별다른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킹존의 ‘피넛(Peanut)’은 트런들을 꺼내들었다. 초반 라인 개입이 부족했던 것을 의식해서인지 피넛은 빠르게 미드 라인에 갱킹을 시도했는데, RNG ‘샤오후(Xiaohu)’의 블라디미르가 침착하게 갱킹을 회피했고 ‘카사(Karsa)’의 스카너가 빠른 백업을 하며 역으로 퍼스트블러드를 만들어냈다.

승기를 잡은 RNG는 멈추지 않았다. 미드 라인에서 얻은 주도권을 바탕으로 샤오후와 카사는 적극적인 로밍을 시도했고, 탑과 바텀 다이브에서 모두 성과를 내며 킹존을 재기불능의 상태로 만들며 스코어를 2대1로 앞서나갔다.

마지막이 될 수 있는 4세트, 킹존은 일라오이와 벨코즈라는 다소 독특한 픽을 꺼내들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하지만 RNG는 집요하게 탑을 공략하며 일라오이의 성장을 방해했고, 그 결과 일라오이는 원하는 만큼 상대 오른을 압박하는데 실패했다. 그럼에도 킹존은 27분경 기습적으로 바론을 가져왔고 이어진 한타에서 라칸과 벨코즈의 활약에 힘입어 대승을 거뒀다.

위기의 순간 RNG에는 우지가 있었다. RNG는 미드에서 오른의 궁극기로 기습적인 이니시에이팅을 시도했고, 우지의 카이사가 한가운데로 파고들어 자야와 벨코즈를 잡아내며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전체적으로 킹존 입장에서 적극적인 대처가 부족했던 결승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밴픽 의도를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RNG의 정글러 카사가 경기 내내 스카너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좋은 경기력을 보였음에도 밴을 하지 않은 것은 결과적으로 좋지 않은 판단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결과론적이지만 4세트 올라프를 선택하기 전까지 경기에서 영향력이 다소 아쉬웠던 피넛 대신 ‘커즈(Cuzz)’에게 출전 기회를 주는 것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이번 대회는 참가팀들의 전반적인 상향 평준화가 이뤄진 대회였다. 우승을 차지한 RNG는 물론 4강에서 탈락한 플래시 울브즈(Flash Wolves), 프나틱(Fnatic)은 한층 진화된 경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플래시 울브즈가 그룹 스테이지에서 보여준 폭발적인 경기력은 다음 국제대회를 기대하게 하기 충분했다.

아쉽게 토너먼트 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한 팀 리퀴드(Team Liquid) 역시 그룹 스테이지 후반부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였으며, 플레이 인 스테이지를 거쳐 올라온 에보스 이스포츠(EVOS Esprots)는 공격적인 운영으로 프나틱과 팀 리퀴드를 상대로 1승씩 얻어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제 LoL 팬들의 시선은 다음 국제 대회인 ‘리프트 라이벌즈’로 향한다. 한국은 지난 리프트 라이벌즈 결승전에서 중국에 패배한 바 있는데, 이번 MSI 결승전의 패배와 더불어 설욕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MSI 우승을 차지한 RNG는 총상금의 38.5%를 가져간다. 11일까지 집계된 총상금 규모는 총 1,370,520달러(한화 약 15억 원)이며, 21일 오후까지 판매되는 ‘정복자 바루스’ 스킨 및 ‘2018 정복의 와드’ 스킨 매출액의 25%가 기본 상금 규모에 추가되기 때문에 구체적인 상금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킹존은 총상금의 19.5%를 가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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