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러시아월드컵 도전은 아쉽게 예선탈락으로 막을 내렸다. 손흥민, 이재성, 김영권, 조현우 등의 선수가 종횡무진 활약하며 독일을 꺾는 이변을 만들었지만 결과적으로 초반 승패가 아쉬움을 남겼다.

축구에서 선수들의 개인기량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요소는 ‘전술’이다. 스웨덴과의 경기가 유독 아쉬운 것은 다른 전술을 사용할 수 있었던 이유 때문이다.

월드컵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지만 “스웨덴전을 442로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 않나요?”란 외침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도대체 442 전술이 어떤 특징이 있어서 아직도 입에 오르내리는 걸까? 직접 감독이 되어 구단을 관리하는 게임 ‘풋볼매니저2018(Football Manager 2018)’에서 442전술을 살펴봤다.


기본적인 442는 3개의 라인을 가진다. 공격형과 수비형 미드필더가 배치된 다른 포메이션과 비교하면 라인간 사이가 넓다. 그만큼 공간이 남는 셈으로 전술의 약점이 된다. 상대의 공격형, 수비형 미드필더(이하 공미, 수미)가 라인 사이의 빈 공간을 헤집으면서 돌아다닌다. 따라서 중앙 미드필더(이하 중미) 중 한 명은 수미 자리까지 내려가 커버할 수 있는 포지션으로 배치해야 한다. 공격진도 마찬가지로 투톱 중 한 명이 공미 자리까지 내려와 미드필더진에서 연결되는 패스를 받아야 한다.

대표팀에서 활동량이 뛰어난 황희찬을 수비형 포워드로 배치해 볼 수 있다. 직접 득점을 노리기보다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임무다. 일반적인 투톱의 자리보다 미드필더 라인 쪽으로 내려와 자리 잡는다. 상대 수비라인에 압박을 가하면서 공을 가진 상대 수비진을 저지한다. 최대한 많이 뛰면서 끊임없이 압박을 가해야 하기 때문에 활동량이 많고 황소같이 돌진하는 황희찬이 적격이다.


수비를 도울 중앙 미드필더로 구자철을 선택했다. 구자철 선수의 주력 능력치가 상대적으로 낮아 일반적인 미드필더 라인보다 내려가 있는 것이 좋다. 패스와 활동량 그리고 시야 능력치가 높은 만큼 다이렉트 패스로 한 번에 공격진에게 좋은 기회를 만들어준다.

커버할 수 있는 중미를 배치했을 뿐이지 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포백을 보호해줄 수미가 없으므로 수비진이 상대 공격진을 강하게 압박하면 수비구역에 빈 공간이 생긴다. 당연하게도 상대 공격진은 아주 쉽게 수비진의 뒤 공간을 공략할 수 있다. 따라서 포백의 압박을 최대한 낮추고 미드필더의 압박 강도를 높여 중원에서부터 상대의 공을 탈취해야 한다.

수비진에서 압박할 필요가 없어 발 빠른 수비진이 중요하진 않다. 오히려 수비위치 선정 능력을 고려해 지역방어를 강화해야 한다. 배태랑 수비수 김영권과 신형민으로 수비라인에 안정감을 더했다(장현수 선수를 직접 써보고 싶었지만, 풋볼매니저에 J리그 데이터가 없다). 더불어 박주호와 이용 혹은 홍철로 풀백 라인을 완성하며 측면 미드필더의 조력자로 활약하게 했다.


라인간격이 넓어 짧은 패스를 활용한 점유율 축구는 좋지 않다. 다이렉트 패스로 넘어온 공을 마무리 할 수 있는 공격수로 공격을 전개한다. 소위 말하는 ‘롱볼’ 축구로 수비진에서부터 전개된 패스로 상대 공간의 빈 곳을 노린다. 더불어 측면 미드필더 공격 의존 비율이 높은데, 윙어에게 공이 전달되면 크로스 또는 돌파로 공격수에게 패스가 이어진다.

경기에 따라 롱볼과 측면 공격 중 하나를 선택해 집중적으로 활용해야 하는데, 롱볼의 경우 수비라인이 전체적으로 내려가 있고 지역방어를 하는 상대에게 통하지 않는다. 측면 공격은 전방부터 강하게 압박하며 공을 탈취하는 팀에게 오히려 역습의 기회를 제공한다.

한국 선수들의 개인 능력치가 높은 편이 아니라 전술에서 조직력을 중시해야 한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말처럼 각자의 포지션을 고수하며 맡은 임무에 집중하도록 요구한다. 드리블을 최대한 적게 하면서 전체적인 템포를 느리게 가져가고 수비라인을 보통수준으로 유지하며 오프사이드 트랩의 활용도를 높인다.


실제로 풋볼매니저에서 한국팀으로 442 전술을 활용해본 결과 이재성을 필두로 상대의 골문을 여러 차례 두드렸다. 왼쪽과 오른쪽 양 측면을 활용한 공격이 대부분이었고 중앙 공격 전개는 20% 수준이었다. 더불어 축구 강호 네덜란드와의 친선경기에서도 막상막하의 경기력으로 1:1 무승부를 거뒀다. 네덜란드는 스웨덴과 비슷하게 장신의 수비수를 바탕으로 수비라인을 최대한 내린 전술을 사용한다.

스웨덴은 전체적으로 수비진의 제공권이 좋아 라인을 내린 채 지역방어를 한다. 한국대표팀이 442 전술로 측면 미드필더의 스피드를 활용했으면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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