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부터 한국, 중국, 일본은 비슷한 지리적인 위치에 비해 문화적으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문화의 차이는 게임에서도 드러난다. 모바일인덱스가 지난 7월 공개한 ‘글로벌 동향 리포트’에서 드러나듯 한국·중국·일본 유저들이 즐기는 게임은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우선 우리나라의 경우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을 필두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 웹젠의 ‘뮤오리진2’,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 위메이드의 ‘이카루스M’ 등 원작 IP(지식 재산권)의 힘을 등에 업은 MMORPG 장르가 매출 순위에서 나타나듯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과거 온라인게임이 시장의 주류였던 시기부터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등의 MMORPG가 국내 유저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장르였기 때문에, 시장의 중심이 모바일로 이동했음에도 이 같은 성향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원작 IP를 기반으로 개발된 모바일게임의 경우, 과거 온라인게임 유저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 보다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있는 모습이다.
  
대만 역시 국내 시장과 비슷하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넥슨의 ‘메이플스토리M’, 넷마블의 ‘스톤에이지M’과 ‘리니지2 레볼루션’이 상위 차트를 점령하고 있다. 
  
대만 시장이 이 같은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과거부터 국내 게임사들이 적극적인 시장 공략을 이어왔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대만 유저들에게 리니지를 비롯한 ‘메이플스토리’ 등의 IP가 친숙함을 가져왔고, 국내와 비슷한 양상의 시장이 형성된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게임의 운영 특성상 순위 변동이 심하지만, 1위 자리에 가장 자주 오르는 게임은 ‘페이트 그랜드 오더’다. 일본의 경우 콘솔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인데, 콘솔게임의 강점은 스토리텔링이다. 
  
즉 단순히 화려한 그래픽을 바탕으로 한 전투 같은 시각적인 즐거움을 내세우는 것이 아닌, 게임의 세계관과 캐릭터들이 가진 고유의 스토리 등에서 게임의 재미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일본 유저들이 과거부터 이러한 게임들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모바일게임 시장 역시 페이트 그랜드 오더 같은 스토리 및 캐릭터의 개성이 강조된 게임이 지속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넥슨의 ‘오버히트’ 역시 이 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일본 앱스토어 매출 20위권에 진입하는 등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중국을 비롯한 인도네시아, 태국 등의 동남아 지역은 MOBA 장르가 절대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텐센트의 ‘王者荣耀(왕자영요)’가 압도적인 1위를 수성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는 ‘모바일 레전드 : 뱅뱅(Mobile Legends: Bang Bang)’이, 태국은 ‘가레나 RoV: 모바일 MOBA(Garena RoV: Mobile MOBA)’가 해당 국가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왕자영요는 국내에서 ‘펜타스톰 for kakao’라는 이름으로 넷마블이 서비스하고 있는 MOBA 장르의 게임으로 앱애니가 조사한 ‘2017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앱(iOS 및 구글플레이 합산 소비자 지출 기준)’ 1위에 오를 만큼 뛰어난 성과를 기록 중이다. 
  
물론 중국 역시 웹젠의 ‘奇迹MU:觉醒(기적MU: 각성, 국내명: 뮤 오리진2)’ 같은 MMORPG가 중국 출시 초반 매출 3위를 기록하는 등의 성과를 나타냈지만, 왕자영요의 아성을 뛰어넘기는 어려웠다.
  
중국 및 동남아 시장에서 MOBA 장르가 이 같은 인기를 끄는 이유는 e스포츠의 인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해당 지역에서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의 인기는 e스포츠 종주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 결국 MOBA 장르를 대표하는 게임으로 볼 수 있는 LoL의 인기가, 자연스럽게 모바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처럼 한·중·일은 지리적으로 비슷한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문화와 성향을 바탕으로 각기 다른 장르의 게임들이 각각의 국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몇 년 전부터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게임사들이 많은 상황인데, 이 같은 문화적인 차이를 인지하고 걸맞은 현지화 전략을 준비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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