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김성현이 KSL 최고의 저그 ‘JD’ 이제동을 4대 0으로 꺾고 KSL(코리아 스타크래프트 리그) 초대우승자 자리에 올랐다. 

1-1-1 빌드를 중점으로 둔 폭넓은 전술 활용, 오차 없는 컨트롤로 유명한 김성현은 ‘알파고’라는 별명답게 한 치의 실수 없이 결승전 무대를 풀어냈다. 연습량으로 인한 손목 통증과 오프라인 대회 징크스가 있었지만, 적응을 끝냈다는 듯 압도적인 실력으로 이제동을 제압했다. 

이번 승리로 김성현은 2015년 스베누 스타리그 이후 3년 6개월 만에 밟은 결승 무대에서 KSL 초대 챔피언 타이틀과 상금 3천만원을 동시에 거머쥐게 됐다. 

<1세트 - 블루스톰> : 기습적인 8배럭 전술로 기선을 제압하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김성현은 이제동 본진 위로 SCV를 보내 8배럭 전술을 시도했다. 그동안 김성현은 1-1-1 빌드를 중심으로 중반 운영을 주로 보여줘, 8배럭 전술의 선택은 이제동의 경기 흐름을 끊는 중요한 승부수가 됐다. 

김성현은 SCV 정찰 타이밍까지 계산한 눈속임으로 8배럭 전술을 안정적으로 진행했다. 마린과 SCV를 토대로 이제동의 앞마당 진출 타이밍을 막은 김성현은 벙커를 늘려 굳히기에 들어갔으나, 이제동은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이제동은 1가스 상황에서 히드라리스크 굴을 빠르게 올린 김성현의 부족한 스캔을 파악하고 성큰콜로니와 러커의 압박으로 앞마당 탈환에 성공했다. 

이제동은 기세를 몰아 저글링과 러커를 활용해 후방 급습에 나섰다. 김성현의 본진 벙커가 비어있는 점을 놓치지 않았고 SCV까지 잡아냈으나, 컨트롤 실수로 다수의 러커를 잃는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이에 김성현은 1팩토리, 1스타포트로 사이언스 베슬 타이밍을 앞당겼고 이제동 최후의 공격까지 모두 막아내, 항복을 받아냈다. 

<2세트 - 폴라리스 랩소디> : 몇 초의 타이밍이 승패를 가리다
1세트와 달리 김성현은 더블커맨드 전술로 앞마당을 먼저 가져갔다. 정찰로 김성현의 전술을 알아낸 이제동 역시 앞마당을 점령해, 경기는 장기전으로 들어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경기의 승패는 의외로 김성현의 2배럭 견제 타이밍에서 결정됐다. 김성현은 스캔으로 이제동의 3시 방향 멀티의 존재를 파악해 기습했다. 무난하게 세력을 넓히던 이제동은 멀티에 성큰 콜로니가 완성될 때까지 저글링으로 시간을 끌었으나, 타이밍을 놓치지 않은 김성현은 과감하게 돌입해 미완성된 성큰 콜로니를 파괴했다. 승기를 잡은 김성현은 모아둔 자원을 배럭으로 과감히 투자했고, 이제동의 항복을 받아냈다. 

<3세트 - 투혼> : 주특기 1-1-1 빌드를 활용한 압도적인 바이오닉-베슬 운용
김성현의 다양한 전략으로 인해 생각할 거리가 많아진 이제동의 선택은 9드론이었다. 이제동은 초반 9드론 전술과 정찰을 한 번에 성공해, 김성현의 본진에 저글링을 진입시켰다. 저글링으로 김성현의 마린을 연이어 잘라내고, 초반 전략까지 파악한 이제동은 레어를 올리지 않고 저글링 속도 업그레이드와 히드라리스크 굴을 올리는 승부수까지 던졌다. 

그러나 김성현은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의 주특기인 1-1-1 빌드를 올렸고, 이제동의 물량 공세를 시즈탱크와 벙커 활용으로 막아냈다. 여기에 김성현은 사이언스 베슬을 빠르게 생산해, 뮤탈리스크로 후방 교란을 노렸던 이제동의 전략을 완벽하게 파훼했다. 

막대한 자원을 투자했던 뮤탈리스크 전략이 실패하자 이제동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컨트롤 실수로 앞마당 병력을 허무하게 잃었고 최후의 병력으로 공격했으나 바이오닉-베슬 체제를 완성한 김성현을 뚫기에 역부족이었다. 

<4세트 - 서킷브레이커> : 뮤탈리스크를 무용지물로 만든 김성현의 레이스 
마지막 세트가 될 수 있는만큼 김성현과 이제동은 신중하게 빌드를 올렸다. 서로 초반 견제도 없이 무난하게 흘러가던 경기 양상은 이제동의 뮤탈리스크로 급변했다. 이제동은 자원이 많은 서킷브레이커의 장점을 이용해 뮤탈리스크 생산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제동의 뮤탈리스크 전략은 김성현의 계산 범위 안에 있었다. 뮤탈리스크를 파악한 김성현은 레이스 생산과 클로킹 업그레이드까지 동시에 진행해, 이제동의 전략을 완벽하게 파훼했다. 

뮤탈리스크가 실패로 돌아가자, 이제동은 곧바로 하이브 체제에 돌입해 울트라리스크-저글링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울트라리스크의 방어력 업그레이드가 순조롭게 진행됐으나, 승기를 잡은 김성현의 기세를 누르기엔 역부족이었다. 

김성현은 업그레이드를 마친 마린과 베슬로 이제동의 3시 멀티 공략에 나섰고, 이제동은 남은 병력을 모두 투입해 방어했으나, 테란이 오히려 압도적인 물량을 보여줘 그대로 항복을 선언했다. 

KSL의 초대 우승자로서 트로피를 들어올린 김성현은 “그동안 온라인 대회만 잘하고 오프라인은 약하다는 이미지 때문에 팬들에게 죄송했다. 이번 결승전에서 제대로 증명한 것 같아 너무 기쁘다”며 우승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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