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의 자동전투는 게임 유저 사이에서 언제나 뜨거운 논쟁거리다. 탕수육 소스처럼 특정 방식의 우세를 말할 수 없는 이유는 서로 다른 ‘효율성’ 때문이다.

자동전투는 퍼즐, 미니게임 위주였던 초창기 모바일게임에 RPG장르 도입과 함께 빠르게 비중을 늘려갔다. RPG장르 특성상 캐릭터 성장에 필요한 반복전투가 필수적이 되면서 이제는 게임의 일부이자 없어서는 안될 시스템으로 자리잡았다.

자동조작은 게임과 다른 작업을 동시에 해결하는 점에서 시간을 절약하는 듯 보이지만, 수동조작은 AI로 대체할 수 없는 판단력으로 차이를 극복한다. 어려운 던전일수록 몬스터의 패턴과 높은 능력치로 인해 유저의 선택이 필요하다.

업적 달성, 도감 등록 등 단순작업은 자동으로 레이드, 진영전 등 복합적인 전투는 수동전투를 유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여기에 콘텐츠가 복합적으로 늘어나면서, 수동조작에 의미를 부여하는 모바일게임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출시된 모바일게임을 보면 이렇게 수동조작과 자동전투의 구분을 명확히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수동전투의 장점을 살리면서 자동전투의 효율을 취하는 것이다.

2D RPG 에픽세븐의 경우 상위 던전 의존도가 높은 RPG의 특성을 활용해, 납득할 수 있는 수동전투의 이유를 제시했다. 모험 던전의 저레벨 구간은 자동전투로 무난하게 클리어하는 수준이지만 토벌, 정령의 제단 등 강화재료 수집던전의 수동조작은 필수적이다. 특히 보스전에서 영웅의 스킬 유무와 순서가 중요한데, 화력 위주의 자동전투 AI는 진형의 가치를 클리어가 불가능할 정도로 떨어뜨린다.

에픽세븐은 자동과 수동전투 던전을 뚜렷하게 구분했다. 서브 스토리처럼 반복해야 하는 구간은 자동전투로 진행할 수 있지만, 강화 재료 던전은 난도를 높여 게임에 대해 고민하고 직접 조작하게끔 이끌었다.

수동조작을 공략의 열쇠로 생각한 장르는 RPG만이 아니다. 다양한 쿠키와 펫으로 덱을 조합하는 디펜스 게임 쿠키워즈 또한 매 순간마다 유저의 판단력을 요구한다. 자동전투가 가능한 3성 스테이지라도 가볍게 생각했다간 클리어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쿠키워즈의 스테이지 공략은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만큼 전작 쿠키런 시리즈처럼 장애물에 대한 빠른 판단력과 상대 조합을 무너뜨릴 전략적인 선택이 필요하다. 제한된 마나 코스트로 높은 효율의 쿠키를 골라 스테이지를 공략하는 재미는 AI로 얻을 수 없는 수동조작만의 매력이다.

이처럼 유저의 판단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모바일게임이 많다 보니, 수동조작처럼 세부적인 결정이 가능한 자동조작 시스템도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넥슨의 스피릿위시는 캐릭터의 행동반경, 타겟 우선순위, 소비 아이템 사용 등 자동전투의 세부적인 항목을 직접 설정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AI 플레이 패턴을 유저의 생각에 가깝게 설정해, 자동사냥의 고질적 단점인 딜러의 불필요한 딜로스나 버프 낭비에 대한 해결책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PC게임에 비해 모바일게임은 작은 화면과 키패드로 인해, 조작감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거기에 반복 작업이 필요한 RPG장르가 대두되면서 자동조작으로 ‘감상’하는 게임까지 등장했지만 수동조작을 선택한 게임은 효율성으로 차별화했다.

과거 몇몇 게임들로 인해 자동조작에 대한 문제가 대두된 바 있다. 조작 방식 자체는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다. 노력의 대가를 정당하게 제공하는 보상의 형평성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으로 신작 게임들은 효율성을 선택했고 단순한 성과를 넘어 조작 방식에 대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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