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FPS(First-person shooter) 장르의 전성시대다.
  
국내 온라인게임 인기의 척도라 할 수 있는 PC방 점유율 순위만 보더라도 이러한 현상은 도드라진다. 게임트릭스의 PC방 점유율 순위를 보면 2위인 펍지주식회사의 ‘배틀그라운드’를 필두로, 블리자드의 ‘오버워치’와 ‘데스티니 가디언즈’, ‘콜오브듀티: 블랙옵스4’가 각각 3위, 9위, 10위를 기록 중이다. 이 밖에도 넥슨의 ‘서든어택’이 5위에 위치하는 등 PC방 순위 탑10 중 절반이 FPS 장르다.

이처럼 국내에서 FPS 장르가 흥행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콘텐츠의 확장성’이다. FPS 장르는 단순한 대전모드 외에 ‘배틀로얄’을 비롯해 ‘시나리오’, ‘좀비모드’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다양한 콘텐츠는 결과적으로 ‘접근성’에서 강점을 띈다. FPS 장르의 단점으로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평가 중 하나가 ‘에임으로 인해 신규 유저들이 진입장벽을 느낀다’는 것인데, 최근 출시된 FPS 장르는 콘텐츠 다양성으로 이를 극복하면서 유저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특히, 데스티니 가디언즈는 RPG와 FPS 요소를 결합한 게임으로 ‘PvE’ 콘텐츠에 집중하면서 신규 유저들이 보다 쉽게 게임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콜오브듀티: 블랙옵스4 역시 마찬가지다. 시리즈가 지속되다 보니 ‘멀티플레이’나 ‘블랙아웃’ 모드의 경우 신규 유저와 기존 시리즈 유저의 격차가 발생할 것을 고려해, 협동모드인 좀비모드로 신규 유저들의 접근성을 확보했다. 서든어택이나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처럼 어느 정도 서비스가 지속된 게임들은 여러 가지 이벤트 모드를 추가하면서 유저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빠른 게임 템포도 강점이다. 과거 호흡이 긴 MMORPG가 온라인게임의 주류였다면, 최근 온라인게임 유저들은 빠른 템포의 게임을 선호하는 추세다. PC방 점유율 순위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탑10에 ‘던전앤파이터’나 ‘메이플 스토리’를 제외하면 게임의 연속성이 없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FPS 장르의 게임 템포는 대부분 20분 이내로, 한 판 한 판이 굉장히 빠르게 진행된다. 템포가 빠른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성장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 성장을 기반으로 하는 MMORPG나 MOBA 장르와 달리, FPS 장르는 새로운 게임이 시작될 때마다 동등한 조건에서 전투를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빠른 템포에 최적화된 구조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온라인게임인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역시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해 게임 시간을 줄이는 방향성의 패치를 거듭하고 있는 것을 고려한다면, FPS 장르의 빠른 템포는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이처럼 FPS 장르는 빠른 템포라는 트렌드와 콘텐츠의 다양성을 활용한 접근성으로 국내 온라인게임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물론 PC방 점유율에서 드러나듯 여전히 LoL(34.73%, 22일 기준)이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게임 초창기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FPS 장르에 대한 국내 유저들의 선호도와 최근 출시된 게임들의 퀄리티로 미루어 볼 때 LoL과 FPS 장르의 양강 구도는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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