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때마다 참 대단하고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란 생각이 듭니다.

파이널판타지14를 위기에서 벗어나게 한 것이 아니더라도 게임 개발에 누구보다 열정이 강하고 겸손하며 무엇보다 확실한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파이널판타지14 프로듀서겸 디렉터 ‘요시다 나오키’란 인물입니다.

매년 한국을 방문해 자신이 개발한 게임을 사랑해주는 유저들의 질문에 직접 대답하고 주제와 벗어난 내용에도 성심성의껏 멘트를 준비합니다. 실수가 있었던 것은 본인의 판단이라고 인정하며, 간혹 민감한 사항이 나오면 정중한 문체와 단어로 이야기하겠으니 고려해서 들어달라는 멘트로 유저들에게 확실하게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어려울 수 있는 유저들과의 소통에 언제나 적극적으로 가장 앞에서 응대하는 것이 요시다 나오키 프로듀서입니다.

온라인게임의 서비스란 것이 수많은 유저들에게 적용되다 보니 누군가는 마음에 들지 않거나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럴 때마다 요시다 PD는 ‘이런 사건이 있었고 어떤 과정을 거쳤으며 여러 고민 끝에 이렇게 판단해 처리하게 되었다’는 내용을 빠짐없이 설명합니다. 

때문에 유저들은 피해나 불편을 겪었다 할지라도 요시다 프로듀서에 믿음과 신뢰를 가지고 게임을 꾸준히 즐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일본에서 한 통의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요시다 프로듀서의 메시지였습니다. 지난 인터뷰에서 시간 관계상 다 듣지 못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일본에 돌아가서 이 부분이 마음에 걸렸던 것 같습니다. 보통의 개발자라면 어쩔 수 없는 상황에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사안인데, 돌아가서 한국의 기자들에게 전해달라는 메시지와 함께 메일을 전달했습니다.

당시의 질문은 ‘글로벌 시장의 MMORPG의 미래와 한국 시장의 전망’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시간 관계상 해외와 한국의 내용만 이야기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MMORPG가 큰 위기를 넘어선 것으로 판단’했으며, 한국의 경우 ‘경제가 조금 더 나아지지 않으면 게임을 즐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하고 ‘수능, 취업과 같은 난제들이 있어 유저들이 MMORPG를 즐길 여유가 없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추가된 내용은 글로벌 시장에서 위기를 넘어서는데 성공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거와 같이 타이틀이 난립하지는 못할 것이란 내용이었습니다. 

일본에 돌아가 바쁜 와중에 메일을 보내온 요시다 프로듀서의 메시지를 가능한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받은 메일의 내용을 가감없이 전해봅니다.
 

“글로벌 전체 관점에서 보아도, MMORPG란 장르는 최악의 침체기를 벗어났다고 생각합니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생활하는 젊은 연령층 세대가, 좀 더 풍부한 온라인게임 경험을 얻기 위해 MMORPG에 조금씩 흥미를 가지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시적으로 온라인게임에서 멀어져 있던 제1세대 MMORPG 유저(울티마 온라인이나 에버퀘스트 등을 즐기던 세대)들도 생계를 위한 일이나 육아 등의 일상이 어느 정도 안정되어, 다시 온라인게임에 조금씩 돌아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계기를 바탕으로 MMORPG 시장은 급격하게는 아니지만 조금씩, 그 규모가 커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이 시장에 새롭게 뛰어들 경우의 장벽은 굉장히 높아 리스크가 큰 점은 변함없기에, 게임 타이틀 자체가 난립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2회 팬페스티벌 개최를 결정한 소감에 대해서는 “일본에서 개발한 온라인게임이, 수많은 작품들의 경쟁 분위기가 강한 한국 시장에서 3년 이상 살아남았다는 사실은, 저희들의 자랑입니다.” 

“운영을 계속하는 것뿐만 아니라, 하나의 게임 타이틀이 단독으로 대규모 팬페스티벌을 개최할 수 있다는 것은 착실히 수익을 내고 있고 앞으로도 길게 운영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팬 페스티벌을 개최하게 된 것을 마음 속 깊이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몬스터헌터 월드의 플레이 소감과 파이널판타지14와의 콜라보에 대해서는 “우선 HR(헌터 랭크) 200까지 플레이했습니다. 몬스터헌터 시리즈를 진화시키기 위해 굉장히 많은 사양들이 대담한 방식으로 변경되었고, 개발팀도 이러한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각오하면서까지 훌륭한 최신작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합니다.” 

“파이널판타지14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선보인 베히모스 토벌전의 경우, 몬스터헌터 시리즈에 더욱 재미를 더해줄 요소들을 실험적으로 잘 버무려낸 회심작입니다. 개발자로서, 이를 만들어낸 몬스터 헌터: 월드 팀을 존경하고 있습니다.”

“우선 제 자신부터가, PlayStation2시절 처음 출시된 몬스터헌터 초기작부터 지금까지 몬스터 헌터 시리즈를 하드하게 즐겨 온 골수 유저입니다. 액션게임에 자신 있다고 자부했던 제가, 당시 처음 도전한 리오레우스 사냥에서 무참히도 지고 말았습니다.” 

“처음에는 ‘이거, 혼자서 쓰러뜨리는 건 불가능하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었습니다만, 그 후 리오레우스의 움직임을 관찰하면서, 공격을 피하고 반격에 회피 동작에, 덫도 놓으면서… 그 당시의 제게, 몬스터헌터라는 게임이 ‘힘이 약한 인간이, 지혜와 도구로 비룡을 잡는 게임’임을 일깨워 준 존재가 바로 리오레우스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게 있어 몬스터헌터를 상징하는 용은 두말할 것 없이 리오레우스였고, 더불어 이번 콜라보레이션에 리오레우스를 선정하게 된 이유입니다.”

마지막으로 파이널판타지14를 5년간 서비스한 느낌은 “개인적으로 특별한 소감은 없습니다. 파이널판타지14를 통해 앞으로 할 수 있는 일, 또한 하고 싶은 일들이 아직도 많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제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 남아있는 한, 파이널판타지14의 업무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담당해 온 기간이 길어서 지쳤다거나 의욕이 떨어지거나 하는 일은 없네요(웃음).


이렇게 요시다 프로듀서는 일본에 돌아가서도 한국의 파이널판타지14 유저들을 위해 고민하고 많은 것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가 매번 한국을 방문할 때 강조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아이덴티티엔터테인먼트의 최정해 실장을 비롯해 파이널판타지14 운영팀들의 노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국의 상황을 빠르고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은 한국 운영팀 덕분이며, 유저들의 의견과 건의사항을 수렴해 일본에 전달하며 개발팀만큼 파이널판타지14에 애정을 가지고 서비스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중심에 한국의 파이널판타지14 유저들이 빠질 수 없습니다. 요시다 프로듀서는 ‘한국의 파판14 유저들은 업데이트가 있던 없건 꾸준하게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파판14 유저들이 ‘애정과 사랑으로 게임을 지탱하며 키워나가고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사운드 디렉터 소켄 마사요시도 일본에 돌아가 ‘한국에서 공연과 유저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다’고 이야기하며 ‘꼭 다시 오고 싶다’고 의견을 전했습니다.

이러한 많은 이들의 사랑과 노력의 결과로 한국에서 성공이 쉽지 않다는 MMORPG 시장에서 파이널판타지14는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며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파이널판타지14에서 한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확실한 자리를 잡는데 성공했으며 2019년 팬페스티벌로 보다 발전하고 성장하는 게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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