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플 황재호 디렉터는 줄곧 '소규모 웰메이드'를 강조했다. 대형 게임사에서 보기 힘든 시도다. 다양한 게임이 쏟아져나온 넥슨 부스 가운데서도 네오플의 데이브와 네 개의 탑은 이질적이지만 시선을 끈다.

데이브는 네오플과 내셔널지오그래픽과의 협업이 이뤄졌다. 픽셀 그래픽으로 해양 생태계를 아름답고 아기자기하게 표현했고, 바다 아래 신비의 문명을 탐사한다. 네 개의 탑은 두 캐릭터의 협력으로 퍼즐을 풀며 탑을 오르는, 감성적인 아트워크가 돋보이는 게임이다. 게임 모두 유료 판매로 출시될 예정이다.

Q: 두 게임은 어떤 콘셉트로 개발되었는지 궁금하다.

바다와 탑이라는 2개 공간은 모두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게임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고,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는 면이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어려웠다. 특히 데이브에서 바다 픽셀을 구현하는 일은 어려웠고, 3개월 동안 해당 작업에만 집중한 끝에 겨우 만족할 성과를 얻게 되었다.

* 데이브 "현실감 넘치는 바다 탐험을 준비하겠다"

Q: 내셔널지오그래픽과의 제휴는 어떤 과정으로 진행되었나?

제휴 때문에 만든 게임은 아니고, 바다 배경 게임을 이미 만들고 있었다. 그러다가 경영진의 소개로 내셔널지오그래픽을 만났고 우리 게임을 마음에 들어 해서 함께 진행하게 됐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고증과 생태 등의 자료를 주고 우리는 그것에 기반해 개발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Q: 더 넓은 바다와 반복 플레이도 준비하고 있나?

지스타 시연 버전은 작게 설정했고, 그보다 큰 바다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스 바다를 첫 번째로 구현했는데, 동남아나 남극 등 다른 바다도 준비하고 있다. 서브나우티카 같은 게임을 보면 바다로 깊이 갈수록 산소가 떨어지는 설정이 있는데, 그런 식의 시스템을 모바일에 어떻게 구현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

Q: 게임적 허용이 많이 들어간 것 같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궁금하다.

그 정도의 픽션은 허용하는 편이다. 이야기는 나왔지만 너무 실제를 따라가면 게임 흐름이 끊기기 때문에 허용해달라고 요청했고 좋다는 답변을 받았다. 실제 다이빙 고증이 들어가는 부분도 놓치지 않았다.

Q: 스팀 서비스 계획도 있나?

도전하고 싶다. 스팀도 메이저이기 때문에 우리처럼 작고 단단하고 수요가 있는 게임들을 통해 도전하는 것은 개인적인 꿈이기도 하다.

Q: 데이브 캐릭터 디자인이 굉장히 둥글고 뚱뚱한데.

나는 굉장히 호감이라고 생각한다. 정감 있고 호감 있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애착 가는 캐릭터다.

Q: 시연에서 할 수 있는 액션은 많지 않은데.

심해나 남극으로 갈 때를 비롯해 다양한 액션을 추가할 것이다. 다양한 액션을 위해서는 대상 오브젝트가 다양해지는 방법도 있다. 자력을 사용할 기믹이 굉장히 많은데 계속 연구해서 신선한 기믹을 많이 추가할 수 있을 것 같다.

Q: 사진 촬영 아이템을 필름 10장으로 제한했는데 이유가 궁금하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산소통도 실제 버전은 지스타 시연 버전보다 모자라게 될 것이다. 다이버를 얻을 때마다 거기에 맞게 장비 업그레이드가 가능할 것이다. 사진 역시 고민 중인데, 반응이 예상보다 좋아서 계속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Q: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물고기에게만 피해를 입는 것으로 설정된 것인가?

시연 버전에서 곰치가 유저를 공격하고 해파리도 마찬가지인데, 생태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사진을 찍으러 가까이 가면 공격하는 복어 같은 물고기도 있다. 이런 부분을 내셔널지오그래픽에게 도움을 많이 받아 현실감 있는 게임을 만들려고 한다. 세상에 말도 안 되는 물고기가 많지 않나.

* 네 개의 탑 "퍼즐 속 마음 따뜻해지는 애니메이션의 느낌"

Q: 시연 버전에서 나오는 대지의 탑을 제외한 다른 탑은 어떤 콘셉트를 가지고 있나?

추후에는 물의 탑, 불의 탑, 바람의 탑까지 4개 배경을 준비하고 있다. 각자의 속성을 충분히 활용한 탑을 만들어갈 예정이다.

Q: 시연 버전은 어렵지 않게 느꼈는데, 나머지 탑의 난이도 구성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똑같은 탑이라도 더 어려운 버전이 혹시 추가되나?

난이도에 대해 내부에서도 이야기가 많았다. 족제비와 주인공을 전환하는 플레이가 불편할 텐데 난이도까지 올리면 스트레스가 강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내 테스트와 시연회 결과 생각보다 불편해 하지 않더라. 그렇다면 난이도를 높여야겠다는 생각은 있다. 너무 고난이도를 추구할 생각은 없고, 퍼즐과 연출이 분리되진 않았으면 한다. 마음이 따뜻한 애니메이션을 봤다는 느낌으로 접근하려고 한다.

Q: 대지의 탑을 플레이하는 데에 30분이 채 되지 않았다. 다른 탑도 이 정도라면 모바일이라도 좀 짧지 않나.

대지의 탑이 짧게 설정되어 있고 나머지는 그것보다 길고 어려울 예정이다. 플레이 중 반전이 들어가면서 더 길어질 여지도 있다. 그리고 유료 판매 게임이 재미를 놓치면서까지 분량을 늘릴 필요가 있을까 싶다. 3~5시간 정도 완전한 경험을 줄 수 있다면 깔끔하지 않을까.

Q: 다른 탑에서는 어떤 퍼즐을 만나볼 수 있나?

물의 탑은 물을 채워 부력을 이용해 지나가거나, 어딘가를 흐르게 해서 길을 만들거나 같은 방식이다. 불의 탑은 어딘가를 태워 길을 만들고, 내부 연구로는 열기구를 태워 올라갈 수도 있지 않을까 논의 중이다. 다양한 기믹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 과제다.

Q: 쉬운 퍼즐을 통해 스토리 진행과 성취감을 주는 게임으로 보이는데, 성취 전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모바일로 전달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콘솔 연출까지는 어렵지만 탑의 높이를 활용해 잔잔하게 풀어가면서 달성감을 느끼게 하는 계획도 있었는데 난이도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니 적절하게 잘 한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이 든다. 머리를 써서 해결하는 부분이 약하다면 보완할 생각이다. 감성적인 부분으로도 부족한 연출을 해결할 예정이다.

* "대작 아닌 웰메이드도 시장성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겠다"

Q: 네오플의 이전 모바일 유료게임인 애프터디엔드도 그렇고 이번에도 인디게임 느낌이 강하게 난다. 개발 규모는 변동이 없는지.

여전히 소규모로 개발 중이다. 이번에 미처 발표를 못 한 게임까지 포함해 대여섯 명에 하나꼴로 게임을 만들고 있다. 다만 우리가 인디게임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인디라는 말은 개인의 철학과 생각으로 바깥에서 만드는 분들이 어울리고, 우리는 소규모 웰메이드라고 본다. 투자되는 자본을 줄이고 대신 집중해서 '엣지'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다. 기존 게임과 다르면 주목할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시장에도 수요가 있을 것이다. 대작이 아닌 웰메이드도 시장성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겠다.

Q: 2개 게임 모두 조작감이 조금 불편했는데.

전작부터 많이 나오던 이야기인데, 초반에는 진입장벽이 있지만 하다 보면 익숙해지는 타이밍이 와서 괜찮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데이브의 경우 시작부터 BAD 판정이 뜨면 유저에게 부정 경험을 주는 셈이라 수정할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네 개의 탑은 조작하는 구간이 작다 보니 터치 오작동도 많은 것 같다. 출시 전까지 최고의 상태로 만들겠다.

Q: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면?

우리 스튜디오가 하는 프로젝트가 국내 대규모 게임사 중에는 독특하다고 본다. 우리도 인디게임이 아니고 회사와 전략적으로 이야기하면서 개발하고 있다. 작지만 단단한 웰메이드를 만들어서 세계에 통하는 게임을 만들자는 목적이다. 이런 시도가 성과를 내면 게임이 더 다양하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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