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2로 알려진 정준호 대표의 일러스트가 ‘린: 더 라이트브링어’란 이름의 모바일게임으로 생명력을 얻었다. 

린: 더 라이트브링어는 극화풍 일러스트를 3D 모델링의 아트페인팅 기법으로 표현해 기존 RPG와 비교해 캐릭터 디자인이 돋보이는 게임이다. 여기에 실시간 전투와 진영 시스템, 팀 데스매치 등의 콘텐츠가 더해져 수집형RPG의 고정관념에서 차별화했다.

16일, 지스타 현장 인터뷰에서 린: 더 라이트브링어의 개발 과정과 향후 서비스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자리에는 펄사크리에이티브 정준호 대표와 김대환 프로듀서가 참석했다. 

Q: MMORPG 중심의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수집형RPG를 신작으로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정준호: 린을 개발할 당시 기술과 투자 문제로 MMORPG 장르를 선택할 수 없었다. 또한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으로 개발했기에 규모보다 캐릭터를 살리는 쪽으로 제작했다. 린: 더 라이트브링어로 기존의 게임과 다른 특징을 표현하려 노력했다. 

Q: 2D 일러스트를 3D 그래픽으로 구현했는데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정준호: 일러스트 기반으로 3D 게임 그래픽을 구현하려면 많은 기술력과 자금이 소모된다. 또한 최근 MMORPG 캐릭터가 14, 16등신으로 등장하는 만큼 린: 더 라이트브링어 캐릭터의 첫 인상은 만화처럼 느껴질 수 있다. 축적된 원화가 많고 일러스트의 개성도 강하다 보니 기존 방식의 그래픽으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일러스트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셰이딩과 스펙트럼을 줄이고 3D 입체감을 어디까지 적용할 것인지 내부적인 회의도 진행했다. 

김대환: 일러스트의 화풍을 그래픽에 녹이다 보니 셰이딩 같은 기술을 적용하기 무척 어려웠다. 오랜 연구 끝에 아트텍스처 페인팅 기법을 활용, 일러스트의 3D 모델링 데이터를 제작해 린을 표현했다.

Q: 모바일 기기의 여건상 그래픽 작업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정준호: 리니지2 이후 린: 더 라이트브링어 프로젝트에 참가했다. 아이온, 테라 등 MMORPG가 발전해 특유의 아트 풍도 풍성해졌지만 오히려 개성은 찾기 힘들어졌다. 물론 뛰어난 디자인과 수려한 퀄리티는 인정한다. 하지만 감히 말씀드리자면 개성이 없어 모두 비슷한 화풍을 지니게 됐다. 린: 더 라이트브링어는 RPG보다 캐주얼 장르의 아트로 봐줬으면 한다. 최초의 캐릭터는 시연 버전보다 등신 비율이 더 낮았고 만화적 표현도 많았다. 사업 팀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다듬어 린: 더 라이트브링어만의 개성이 탄생했다. 

Q: 향후 캐릭터 업데이트도 정준호 대표가 직접 원화를 담당하는지

정준호: 린: 더 라이트브링어의 캐릭터 작업으로 그림의 매력을 다시 한번 느꼈다. 게임의 수명은 유한하지만 유저의 수요가 있다면 끝까지 책임지고 견인할 생각이다. 

Q: 시연 버전에서 진영, 전투 시스템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것 같다. 개선방향을 공개하자면?

정준호: 린: 더 라이트브링어로 다이내믹한 실시간 전투와 진영을 활용한 전략을 강조하고 싶었다. 캐릭터가 다양한 스킬을 동시에 보여주다 보니 전략적으로 흐트러진 부분을 확인했다. 궁극기를 활용한 연계와 체인 시스템을 강조하고 보완할 예정이다. 

Q: 과금 모델은 어떻게 구성했는지 

정준호: 수집형RPG에서 찾기 힘든 거래소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거래소를 통해 봉인된 영웅이나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다. 

Q: 모바일게임에서 잘 사용하지 않는 흰색 배경의 UI는 의도된 설정인가?

정준호: 캐릭터 린도 순수함을 상징하는 캐릭터인 만큼 린: 더 라이트브링어의 테마 색깔은 흰색이다. 배터리 소모 등의 문제로 유저들이 불편하게 느낄 수 있지만 기존 모바일게임과 다른 개성을 드러내고 싶었다. 

Q: 일러스트와 함께 OST가 인상 깊었다. 넥슨과 함께 작업한 것인가?

김대환: 오프닝에 사용된 보컬 곡 ‘신기루’와 ‘그림동화’를 함께 작업했다. 넥슨의 배려로 가사에 게임 내 세계관을 담았으며 보컬 곡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배경 음악도 9가지 챕터 콘셉트를 녹일 수 있었다. 

정준호: 덧붙이자면 그래픽과 OST로 과거 명작 게임의 분위기를 표현하고 싶었다. 과거 명작 게임의 일러스트와 OST가 오랫동안 남듯, 유저의 기억에 자리 잡을만한 보컬 곡을 제작하자고 넥슨과 의견을 나눴다. 덕분에 OST에 대한 좋은 의견이 들려와 기쁘다. 

Q: 레이드 모드의 실시간 협력 방식이 인상 깊었는데 대전 콘텐츠에도 적용할 계획이 있나?

김대환: 실시간 PvP 경쟁전과 3vs3 팀 데스매치를 도입할 예정이다. 데스매치의 경우 6명의 유저는 1vs1매치를 벌인 후 대표끼리 승부를 가리게 된다. 

Q: 캐릭터의 복장 변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김대환: 캐릭터의 외형은 진화로 6성에 도달하거나 S랭크를 달성했을 때 바뀐다. 일종의 강화 시스템으로 볼 수 있는데 능력치뿐만 아니라 발전된 모습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Q: 린: 더 라이트브링어의 등급별 캐릭터 밸런스가 궁금하다

김대환: 대부분의 수집형RPG는 고등급 영웅이 일반적인 영웅보다 강하고 육성도 쉽다. 린: 더 라이트브링어는 뽑기와 함께 거래소 시스템을 제공해, 다양한 영웅 육성의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영웅들이 콘텐츠에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스킬 배분에 주력했다.  

Q: 일러스트 작업 시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있다면?

정준호: 소피아라는 캐릭터는 주근깨와 근육이 있는 캐릭터로 기존 여성 캐릭터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특징을 갖고 있다. 해외 작품은 아이를 지키는 어머니 같은 강인한 여성 캐릭터도 많다. 소피아로 섹시함에 개성을 가리지 않은 캐릭터를 표현하고 싶었다. 하나만 더 선택하자면. 강아지 마법사 토이를 고르겠다. 개인적으로 마음이 힘들었던 시기에 키웠던 반려견에서 토이의 영감을 얻었다. 내부적으로 삭제하자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개인적인 사심으로 남긴 만큼 가장 인상 깊은 캐릭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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