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의 그래픽은 과거 PC게임보다 높은 수준으로 화려하게 발전했다. 지스타만 보더라도 하이엔드 MMORPG를 표방한 넥슨의 ‘트라하’나 넷마블의 세븐나이츠2 등 과거 대작 온라인게임에 비견될만한 그래픽의 게임들이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매년 게임사가 공개하는 신작게임의 수준은 놀라울 정도로 뛰어나다. 모바일 기기를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는지 도전하는 듯한 퍼포먼스로 미래의 개발 방향을 유저에게 뽐낸다고 생각될 정도다. 

하지만 개성이 사라지고 있는 부분은 여전히 아쉽다. 유저들이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는 것 역시 이 부분이다.

개선된 그래픽이 모바일게임 고유의 개성까지 발전시켰다고 판단할 수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게임 수준을 넘어 실사에 가까운 배경을 구현하고 있는 것은 PC와 콘솔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개발 기간과 비용, 하드웨어의 자유로운 구성을 생각한다면 발전 기대치는 PC 쪽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고성능 PC가 없거나 외부 활동으로 온라인게임을 즐길 수 없는 유저에게, 고퀄리티 모바일게임은 현재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다. 하지만 기기의 발전과 경쟁사의 신작 모바일게임 출시 속도를 감안한다면, 화려한 그래픽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유로 보기 힘들다. 

무엇보다 그래픽은 게임의 장기 흥행 요소로 평가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기기가 업그레이드될수록 기존 게임보다 고퀄리티의 게임이 출시되는데, 높은 개발력이 필요한 비주얼 업데이트를 매번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블레이드앤소울만 해도 언리얼엔진4 컨버팅을 발표하기까지 6년이 걸린 만큼 모바일게임이 그래픽 개선으로 얻는 이익을 냉정하게 고려하면, 높은 투자 효율을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게임의 경쟁력은 콘텐츠로부터 비롯된다. PC게임과 ‘PC급’ 그래픽을 내세운 모바일게임의 볼륨을 비교하면 플랫폼의 퍼포먼스가 좋은 쪽으로 시선이 모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장기적인 미래를 생각한다면 모바일만의 특성을 게임 안에 담아야한다. PC, 콘솔과 모바일 기기를 구분하는 가장 큰 특징은 ‘휴대성’이다. 다른 플랫폼과 달리 출력, 입력 장치가 한 기기로 구성했으며 별다른 장소의 제약 없이 어디서든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또한 주소록을 비롯해 각종 메신저로 게임 내 커뮤니티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으며 결제도 간편하게 이뤄진다. 여기에 기기 내 GPS 기능이 더해져 지금까지 다른 플랫폼에서 구현하지 못했던 현장성도 갖췄다. 

실제로 이러한 특성은 포켓몬GO 같은 모바일게임으로 구현돼 글로벌 규모의 흥행을 이끈 바 있다. 특히, 증강현실, GPS 등 기기의 장점은 포켓몬GO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할 수 있는 기술임을 증명했다. 

포트나이트 역시 마찬가지다. 에픽게임즈는 크로스플레이로 모바일, 콘솔, PC의 유저가 같은 배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에픽게임즈가 AAA 타이틀 개발 의지를 지속적으로 보인만큼, FPS뿐만 아니라 폭넓은 장르에서 크로스플레이로 변화를 이끌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두 게임은 기기의 특성을 활용한 개성으로 모바일게임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하루에도 수많은 게임이 출시되고 사라지는 상황에서 전 세계 유저들에게 자신만의 영역을 인식시키는데 성공했다. 

유저는 ‘멋진 게임’보다 ‘재밌는 게임’을 원한다. 과거 폴더형 휴대폰 시절 게임빌의 ‘놈’ 시리즈는 화면을 회전하는 요소로 큰 인기를 받았고 컴투스의 ‘미니게임천국’은 게임과 모바일 특유의 휴대성을 융합해 흥행에 성공했다. 

출시된 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시절 게임들의 개성이 유저들 사이에서 잊히지 않는 이유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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