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의 MMORPG 로스트아크의 서비스가 3주차에 접어들었다. 서비스를 앞두고 길어진 개발기간과 수차례의 CBT에 지친 유저의 목소리가 커졌으나 정식 서비스 이후 우려와 걱정은 사라졌다. 

지난주까지 1만명이 넘는 대기열이 존재했는데, 서버 증설로 쾌적해진 접속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기대와 우려 속에 등장한 로스트아크는 현재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오래간만에 등장한 PC MMORPG의 효과로 유저들이 몰렸다. 위기의 모바일게임 시장과 RPG가 전멸한 온라인게임 시장은 로스트아크에게 좋은 기회가 됐다.

스마일게이트는 로스트아크를 일반적인 MMORPG로 만들기보다 현재의 시장 상황과 유저의 선호도, 앞일을 내다본 콘텐츠로 꾸몄다. 초반 진입은 쉽고 단순하게 시작되지만 후반부로 이어지면서 게임 속 시나리오와 콘텐츠에 깊게 유저가 관여하며 몰입감을 선사할 수 있는 구조로 기획했다.


로스트아크의 콘텐츠 구성에 대해 모바일에 가깝다는 비판도 있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현 시대에 최적화된 콘텐츠로 나섰다는 반증이 되기도 한다. 이제는 온라인보다 이미 많은 유저들이 모바일에서 만들어진 RPG 방식에 익숙해졌고 신작 RPG가 온라인 시장에서 실패를 맛본 만큼 스마일게이트는 어찌보면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게임을 10년 전 PC시장 관점에서 본다면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에 충분하다. 시나리오 중심의 단순한 전직 과정과 만렙까지 일직선으로 이어지는 맵, 콘텐츠, 스토리는 따분할 수밖에 없다. 특히 만렙 이전까지 MMORPG의 특색을 느낄만한 콘텐츠가 부족해 유저들에게 실망감을 안길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게임시장은 모바일 중심의 시대다. 주도권은 모바일이 가져갔고 온라인 중심의 대작 국산 MMORPG가 출시 된지는 오랜 시간이 흘렀다. 모바일 RPG는 캐주얼에서 액션으로 그리고 MMORPG로 빠르게 발전하면서 성숙해졌으며 콘텐츠는 질과 양적으로 성장해 기존 온라인 유저를 흡수했다.

모바일과 온라인의 규모가 역전된 사이 온라인 PC기반의 몇몇 RPG들이 등장했지만 내적 발전은 없었다. 진부한 종족의 대립, 빈약한 콘텐츠, 늦어지는 업데이트, 잦은 인게임 오류 등으로 10년 전과 다를바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실망했고 모바일로 넘어오는 계기가 됐다. 


로스트아크는 처음부터 광활한 게임 세계에 유저를 던져 넣지 않는다. 비주얼보다는 스토리에, 화려한 액션보다는 캐릭터의 연출에 힘쓰며 물 흐르듯 유저들을 이끈다. 모바일 캐주얼 RPG들이 보여준 스테이지 방식과 비슷하게 유저는 로스트아크의 세계를 하나씩 돌파하며 성장하고 시나리오는 절정에 다다른다.

캐릭터의 만렙 달성까지 콘텐츠와 흐름은 확실히 모바일에서 유행한 RPG의 모습과 닮아있다. 그러나 만렙 달성 이후에는 제대로 된 MMORPG의 특징까지 덧붙이면서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PC MMORPG를 탄생시켰다.

로스트아크는 전통적인 MMORPG라기 보다 시대의 흐름을 잘 이용한 하이브리드 MMORPG에 가깝다. 비록 오래전부터 PC로 즐기는 MMORPG에 굶주렸던 유저들에게 큰 만족감을 안겨주지는 못할 수 있으나 이제 막 MMORPG에 입문했거나 모바일로 처음 RPG를 접한 유저들에게는 최고의 게임이 될 수 있다.

현재 온라인은 물론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MMORPG를 준비하고 있는 업체라면 로스트아크의 콘텐츠 구성과 짜임새를 참고할 필요성이 있다. 지금 당장은 인기게임 중 하나일지 몰라도 앞으로 새로운 시대를 이끌 PC MMORPG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스마일게이트는 모바일시대에 온라인게임이 살아남을 수 있는 한 가지 해답을 찾았다. 로스트아크의 최종 결과가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알 수 없지만 이를 참고한 다양한 게임들이 앞으로 모바일과 온라인 시장의 RPG 장르를 뒤따를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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