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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밍폰의 '큰 그림'은 이루어질까? 레이저폰2 발표를 바라보며
길용찬 기자 | 승인 2018.11.30 16:30

전세계 게이머는 22억명에 달한다. 한국은 2800만 명으로 전세계에서 4번째로 큰 게임시장이다. 작년 미국에서는 모바일게임 시장이 53%를 차지했다. 이 비중은 계속 늘고 있다. 그러자 잊혀진 줄 알았던 시도가 다시 물살을 탈 기미가 보인다. 바로 게이밍폰이다.

오랜 게이머라면 많이들 기억할 팬택앤큐리텔의 PH-S3500이 있다. '조개폰'이라고도 불리던 이 제품은 2005년 출시했고, 이윤열 당시 선수가 CF에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으며 최초로 원형 폰이라는 파격적 디자인을 내세웠다. 결과는 물론 대실패였다.

팬택 PH-S3500 (2005)

그밖에도 여러 피처폰이 게임 전용을 내세우고 등장했지만 모두 아픈 기억만을 남겼다. 게이밍폰을 굳이 사야 할 만큼 구동이 힘든 소프트웨어가 없었다.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오며 애플의 시장 장악 후 삼성이 대항마로 떠오르는 과정에서 게이밍폰은 잊혀졌다. 2011년 소니가 엑스페리아 플레이라는 게이밍폰으로 자사의 PS 플랫폼과 연동을 내세운 적이 있었지만, 소프트웨어 입력 방식의 괴리감 등 다양한 문제가 불거지며 고배를 마셨다.

2018년 들어 모바일 시장 한켠에서 다시 게이밍폰 전쟁이 꿈틀거린다. 시작은 2017년 말 공개된 게이밍 스마트폰 레이저폰이었다. 이후 중국을 중심으로 샤오미의 블랙샤크, 화웨이의 아너 플레이 등이 가성비 중심 게이밍 스마트폰을 표방해 등장했다. 여기에 에이수스가 ROG폰을 공개하면서 대전에 참전했다.

엑스페리아 플레이 (2011)

그러나 게이밍폰은 지금까지 최종 한계를 돌파하지 못했다. 스마트폰 사용자 절대 다수는 게임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현존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게임 중심으로 쓴다고 해도 큰 불편이 없다는 점. 기타 다양한 이유로 인해 그동안의 게이밍폰은 뚜렷한 흥행 실적이 보이지 않았다.

결국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AAA급 모바일게임들이 대거 개발되어 기존 플래그십으로는 완벽한 구현이 쉽지 않은 수준까지 퀄리티가 향상될 것. 그리고 게이밍폰의 게임 외 성능이 플래그십의 그것에 최대한 수렴할 것.

아이린 응 레이저 수석부사장

30일 진행한 레이저폰2(Razer Phone 2) 발표회는 현재 게이밍폰이 충족할 수 있는 최대치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아이린 응 레이저 수석부사장은 "레이저는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서비스 영역까지 전세계를 망라하는 시스템을 갖추었다"면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12월 4일 국내 출시되는 레이저폰2는 디바이스 자체 성능과 게이밍 경험을 모두 잡겠다는 각오다. 최신 플래그십 부품과 열냉각 솔루션, 전세계 유일의 120Hz 디스플레이를 무기로 내세운다. 펍지, 넷마블 등 국내 게임사 및 전세계 많은 업체와 협업하면서 120Hz에 맞는 게임 개발을 준비했다는 소식도 밝혔다.

레이저 베이퍼 챔버 쿨링 시스템으로 성능을 높였고, 광학 손떨림 보정 기능의 1200만 화소 광각 렌즈 및 망원 렌즈로 후면 카메라를 구성했다. 전면에는 800만 화소 카메라를 설치해 풀 HD 해상도의 비디오 스트리밍을 지원한다. 공식 출고가는 99만원이고 CJ헬로모바일 지원금을 통한 실구매가는 59만 9천원이다.

* 주요 기술 사양

Adreno 630 GPU Qualcomm
Snapdragon 845(2.8GHz)
시스템 메모리 : 8GB RAM
스토리지 : 내부 64GB UFS / 외부 SIM+MicroSD슬롯 (최대 1TB)
디스플레이 : 5.62인치 120Hz 1440x2560 IGZO LCD
크기 : 158.5 x 78.99 x 8.5 mm
사운드 : 듀얼 전면 스테레오 스피커, 24비트 DAC오디오 어댑터 제공
전원 : 4,000 mAh 리튬이온배터리
IP67 최대 1m 방수

뒷면 로고의 크로마 조명 변화

시연해보았다. 고정되어 있어서 무게나 그립감은 확인하지 못했지만 디자인 정체성은 선명하다. 각이 날카롭다고 느껴질 정도의 네모 디자인이라 취향 차이는 심할 것으로 보인다. 뒷면에는 레이저 로고가 깔끔하게 박혀 있다. 여기에 레이저가 무기 중 하나로 꼽는 게임용 RGB 크로마 조명 시스템이 적용되어 변화무쌍한 색감을 연출한다.

게임 화면 움직임이 차원이 다르게 부드럽다는 것은 시연하면서 단박에 알아챌 수 있다. 아직 120Hz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는 모바일게임이 극히 적은데, 이후 게임이 늘어날수록 이 점은 분명히 큰 강점으로 떠오를 것이다.

가장 걸리는 점은 기기지원금 문제다. 헬로모바일 가입자는 59만 9천원에 구매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대형 통신사 3사 이외 사용자는 많지 않고, 그중에서도 고사양 게임을 즐기는 대상으로 타겟이 압축된다.

시연 게스트로 참여한 오버워치 서울 다이너스티 플레타(왼쪽), 류제홍(오른쪽) 선수

그동안 큰 성과가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세계 유수의 업체들이 게이밍폰에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처음 '터트렸을' 때 누리는 선점 효과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모바일게임에 세계적 기술력과 자본 투자가 계속 늘어나는 시대다. '대작'이라고 불릴 만한 모바일게임이 연이어 출시 및 발표를 준비하고 있고, 머지 않은 미래에 콘솔게임과 비견될 퀄리티와 사양을 갖춘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 과정에서 게이밍폰 시장 전쟁이 다시 시작되는 일은 자연스럽다. 이미 전조를 보이고 있다.

레이저폰2에는 게임사와의 협업으로 최적의 게임들을 제공하는 레이저 코텍스라는 어플리케이션이 들어가는데, 만일 성공할 경우 하나의 플랫폼으로 떠오르는 시나리오도 생각할 수 있다. 그것이 게이밍폰 개발사들이, 특히 레이저가 생각하는 큰 그림으로 해석된다. 이상수 ALT대표는 실제로 '빅 픽처'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래서 레이저폰2를 사도 될까? 짧은 시연 시간에 스마트폰의 모든 것을 파악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확답할 수는 없다. 다만 한 가지는 말하겠다. 120Hz 디스플레이의 부드러움은 진짜다. 화면 움직임에 민감한 유저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은 확실하다.

길용찬 기자  padak@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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