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S와 MMORPG 중심의 국내 게임 시장에서 리그오브레전드의 롱런을 보면 여전히 MOBA의 잠재된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다.

로스트아크의 흥행으로 PC방 점유율 순위가 변화하는 상황에서 MOBA 리그오브레전드는 변함없이 1위를 수성중 이다. 물론 국내에서 열린 월드 챔피언십이나 유튜브 조회 수 1억을 기록한 K/DA 같은 이슈의 여파도 무시할 수 없지만 이전부터 라이엇게임즈가 추구해온 장르 자체의 재미를 전달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흥행은 펜타스톰, 베인글로리, 사이퍼즈 등의 등장 기반을 마련했고 MOBA 게임은 국내 유저에게 친숙한 장르로 자리 잡았다. 비록 리그오브레전드에 버금가는 성과를 거둔 작품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지만 많은 게임사들이 꾸준히 MOBA 장르의 매력을 유저에게 전달하고 있다. 

MOBA의 재미는 ‘운영’과 ‘전투’의 조화에서 비롯된다. 캐릭터 선택 단계부터 팀 조합을 고려해야 하며 전황을 고려해 팀플레이를 시도하거나 피지컬 기반 슈퍼 플레이로 상대 전략을 날려버릴 수 있다. 이처럼 전략 선택에 넓은 선택지가 부여되면서 유저는 승리 시 높은 자유도와 성취감을 얻는다.

넥슨도 이러한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미 사이퍼즈, 하이퍼 유니버스로 경험을 쌓은 넥슨은 기존 MOBA 게임과 차별화한 신작, 배틀라이트와 어센던트 원으로 장르의 흥행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특히, 정식 출시를 앞둔 배틀라이트의 경우 MOBA 특징인 ‘성장’ 요소를 과감하게 배제해, 전투의 재미를 전달하는데 집중했다. 대다수의 MOBA 게임이 운영 요소에 많은 플레이 시간을 투자한 반면 배틀라이트는 소형 전장과 ‘서든데스’ 시스템으로 한타 상황을 강제하듯 유도한다. 

게임 시작부터 모든 스킬을 사용할 수 있고 챔피언의 기본 공격조차 논타겟팅이기에, 전략적인 판단보다 피지컬 기반 슈퍼 플레이 비중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챔피언 스킬을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로드아웃’ 시스템이 더해져 같은 장르의 게임보다 하드코어한 재미를 추구한 것처럼 보인다. 

얼리 액세스로 서비스 중인 어센던트 원 역시 리그오브레전드나 히어로즈오브더스톰 유저와 다른 헤비 유저를 주요 타겟으로 지목한 게임이다. 탑, 미드, 바텀, 정글로 정형화됐던 기존 MOBA 전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구형 전장과 낮밤 시스템 등을 도입한 것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로 인해 어센던트 원의 매력은 배틀라이트와 다른 MOBA 특유의 팀플레이에 집중됐다. 한타 시 개인의 컨트롤도 중요하지만 초반 단계 운영은 물론이며 엑시움을 사용한 순간이동 합류, 자전에 따른 라인 변화 등 새로운 요소들이 게임의 승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볼 수 있다. 

넥슨 한재호 디렉터는 “어센던트 시스템의 핵심은 변화로, 다른 MOBA와 달리 전장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이런 특징이 전략의 차별성과 플레이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게임의 특징을 설명한 바 있다. 

이처럼 신작에게 있어 변화는 필수적이다. 이러한 요소는 기존의 틀을 뒤집을 만큼 거대하기도 하지만 전장 형태나 캐릭터, 그래픽 등 작은 부분에서 작품의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증명하기도 한다. 

장르를 떠나 ‘대표작’의 길을 답습한 작품은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많은 게임사들이 리그오브레전드와 도타의 특징을 본따 MOBA 게임을 제작했지만 그들과 전혀 다른 결과를 맞이했다. 이러한 이유로 MOBA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 신작들이 족적을 남길 수 있을지 기대해볼 가치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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