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로얄 장르가 쏟아질 때마다 따라오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만의 특색은 뭔데?" 배틀라이트 로얄 모드는 그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합니다. ‘피지컬 서바이벌’이라고요.

배틀라이트는 모든 조건을 다 버리고 액션에 치중하는 MOBA 게임입니다. 거기에 배틀로얄을 접목한다는 것은 두 가지 효력을 갖습니다. 첫째, 장벽을 낮춥니다. 둘째, 그러면서도 '운빨'을 최소화합니다. 처음 이 세계에 떨어진 당신이라도 최소한을 익히면 기본기로 헤쳐나갈 수 있는 재미와 맛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다면 최소한 알아두고 출발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오직 내 손만 믿고 살아남아야 하는 전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무리하세요

배틀라이트 로얄은 레벨이 있습니다. 좋은 등급의 스킬이나 장비를 얻으면 전투력 측정기처럼 자동으로 레벨이 오르죠. 하지만 레벨이 모든 것을 결정하진 않습니다. 배틀라이트의 기본은 모든 스킬이 논타겟입니다. 쉽게 말해 많이 맞추고 많이 피하면 이긴다는 간단하면서도 중요한 논리.

그래서 중요한 것은 선제공격입니다. 이미 눈이 마주쳤다면 먼저 치세요. 레벨이 아주 큰 차이가 아니라면 승산은 있습니다. 먼저 상대 체력을 깎고 cc기를 걸어서 이기는 데 성공했다면, 5분 동안 혼자 파밍하고 다닌 것보다 큰 소득을 얻게 됩니다.

- 최고의 파밍은 인간 파밍이다 by 지나가던 배틀그라운드 유저

배틀라이트 아레나는 그야말로 눈부시게 빠른 템포를 자랑했는데, 로얄 역시 같은 장르 중에서 템포가 아주 빠릅니다. 게임이 뼛속부터 전투를 권장하기 때문인데요. FPS 장르라면 끝까지 숨어 있다가 최후의 생존자에게 저격 헤드샷 한 방만 날려도 되지만, 이건 그렇지 않아요. 

결국 우리의 손은 필요합니다. 그리고 실력이 비슷하다면, 결국 얼마나 장비와 스킬을 잘 갖추었냐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싸워야 합니다.

잦은 전투는 장기적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우리 오늘만 살 사람들 아니잖아요. 싸우는 실력을 늘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주 싸워보는 겁니다. 배틀라이트에서 깨닫게 되는 불변의 진리가 있습니다. 누구든 연습하면 성장한다는 것이죠. 

* 먹이를 찾아 모루 폭포를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 일이 있는가

조용필 선생님은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하셨지만, 여기에 통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맹수처럼 못 컸는데 표범인 척하다가 발톱 다 뜯기거든요. 초반에 만족스러운 파밍을 하지 못해 성장이 뒤쳐졌다면 전략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누군가 죽는 순간 효과음이 들리면서 미니맵에 죽은 위치가 표시됩니다. 만일 근처라면 기회입니다. 살아남은 유저는 체력이 줄어 있을 확률이 높고, 말을 타거나 회복 물약을 마시려 하겠죠. 바로 달려가세요. 레벨 차이가 많이 나도 승산이 있습니다. 배틀로얄과 서바이벌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타이밍.

다른 유저가 버린 기술과 장비를 주워먹고 다니는 대머리독수리 플레이도 이전까지 쓸만했지만, 12일 패치로 인해 바닥의 아이템을 골드로 변환할 수 있게 되면서 아쉽게도 불가능해졌습니다. 대신 ‘뒤통수’를 칠 수 있는 기회는 조금 더 많이 생겼지요. 

또 주목할 점은 전설 스킬 상인과 장비 상인이 따로 추가됐다는 것. 그래서 근처 상인의 특징을 알아보고 필요한 방향으로 동선을 미리 짜두는 편이 좋습니다. 그래야 한 박자 빠르게 적이 상인에게 가서 상품을 고르는 순간도 노려볼 수 있거든요.

'핫 플레이스'라고 느낀 곳은 모루 폭포에서 공명의 회관으로 이어지는 라인입니다. 숨을 곳이 많지 않아서 초반부터 격전이 벌어지곤 하죠. 한 박자 늦게 들어가서 미처 회복하지 못한 적을 상대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사플(사운드 플레이)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헤드폰을 착용하고 집중하면 적이 접근하는 방향, 싸우는 곳, 물약 마시는 순간까지 전부 파악할 수 있거든요. 타이밍 포착은 소리에서 나옵니다. 어부지리를 노릴 수 있는 순간을 놓치지 마세요.

* 미래가 없어졌다고요? 죽지 마세요, 통에게 양보하세요

킬도 파밍도 실패했다면 참 암울해집니다. 누구나 안 되는 판은 있고 초보일수록 자주 그래요. 여러분의 잘못이 아닙니다. 우리 손은 프로게이머가 아니니까요. 현실적으로 5위 입성을 해서 이벤트로 증정하는 챔피언 선택권이라도 받아야겠죠.

그래서 존재하는 최후의 수단이 있습니다. '모코코 씨앗 메타'. 비겁한 씨앗보다 더 완벽하게 숨어보세요. 

통 변신이라는 아이템을 얻었다면 이 방법을 사용할 때가 왔습니다. 마을의 맥주통이 되는 순간 미니맵에서 당신의 존재는 사라집니다. 그때부터 장르는 숨바꼭질 게임. 상황에 따라서는 통으로 매복하고 있다가 충돌시켜서 기습할 수도 있습니다. 

불안 요소는 2개입니다. 정말 의심 많고 꼼꼼한 상대가 통을 쳐보는 순간 들킵니다. 또 하나는 일정 주기마다 숨이 막혀서 통이 들썩거린다는 것. 그러니 최대한 비열하게 숨어다니세요. 조금씩 자리를 바꾸기도 하면서 최후의 공간까지 살아나갈 수도 있습니다. 만일 마지막 순간에 경비 포탑 아이템까지 가지고 있다면 드라마 같은 1등도 꿈은 아닙니다.

졸렬하다고요? 추하게 게임할 거면 뭐하러 하냐고요?

그치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챔피언 선택권 주지 않는걸.

* 잊지 마세요, 결국 모든 순간은 액션이라는 사실을

데스티니, 주몽, 제이드처럼 자체 생존력 좋은 원거리 챔피언들이 주로 추천되는 편입니다. 시리우스나 블라섬도 다양한 버티기 기술을 통한 지속 딜링으로 안정된 성적을 내기 좋고요. 자기 손에 맞는 챔피언을 하나씩 찾아보세요. 누구라도 분명 하나는 있기 마련입니다.

상점에서 아이템도 구매할 수 있고 알아두면 좋을 정보는 더 많습니다. 그러나 하나만 기억하세요.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상황에 맞는 컨트롤 익히기입니다. 탈것 속도 증가 스킬까지 서로 심리전으로 사용되는, 손에 익을수록 블랙홀 같은 매력을 지닌 게임이니까요.

WASD 키로 이동을 한다는 것도 게임을 할수록 큰 차별점으로 다가옵니다. 공격을 하는 도중에도 쉬지 않고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것은 상대도 마찬가지. 모든 전투는 끝없이 움직이면서 이뤄집니다. 지금까지 말한 모든 것들을 모으면 한 마디로 요약됩니다. '재미있다'고요.

그러니 마지막 조언입니다. 컨트롤에 자신 없다고 겁내지 마세요. 막상 시작하면 한두 판부터 바로 어떤 맛인지 파악하게 되고, 도전할수록 발전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심플해 보이는 비주얼 속에서 고농축 액션을 맛보고 싶다면 배틀라이트 로얄은 좋은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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