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세터(trend-setter)’란 감각이 뛰어나 큰 영향을 끼치거나 유행을 이끄는 사람이란 뜻으로 주로 패션업계에서 많이 사용되었으나, 이제는 유행을 선도하는 사람이라는 범용적으로 통용되는 단어다.
2018년 게임업계의 트렌드세터는 ‘MMORPG’다. 모바일게임 시장을 보면 ‘2018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상을 수상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을 필두로, 넷마블의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웹젠의 ‘뮤오리진2’, 위메이드의 ‘이카루스M’, 넥슨의 ‘카이저’ 등 수많은 MMORPG가 출시되어 시장을 이끌었다.
물론, MMORPG가 모바일게임 시장의 트렌드세터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비단 올해만의 일이 아니다.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 이후,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넥슨의 ‘액스(AxE)’ 등의 대작 MMORPG가 지속적으로 출시되면서,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MMORPG의 강세는 시간이 지날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바일 MMORPG와 달리, 한동안 주춤했던 PC MMORPG는 반등의 기회를 맞이했다. 여전히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와 펍지주식회사의 ‘배틀그라운드’가 양강 체재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가 출시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PC방 점유율 순위 3위에 안착하는 등 유저들의 PC MMORPG에 대한 니즈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 같은 MMORPG 중심의 흐름은 2019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각 게임사들이 공개한 2019년 출시 예정 라인업에서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넥슨은 지스타 2018에서 온라인게임 못지않은 퀄리티를 선보인 ‘트라하’와 함께 자회사인 넷게임즈에서 개발 중인 ‘프로젝트 V4(멀티히트)’에 무게를 실었다. 또한 출시가 임박한 ‘스피릿위시’를 비롯해 ‘바람의나라: 연’, ‘마비노기 모바일’, ‘테일즈위버M’ 등 자사 IP(지식재산권)의 MMORPG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엔씨소프트 역시 ‘리니지2M’,‘아이온2’, ‘블레이드앤소울M’, ‘블레이드앤소울S’, ‘블레이드앤소울2’로 구성된 5종의 모바일 MMORPG를 2019년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20주년을 맞이한 ‘리니지’의 리마스터 버전이 2019년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하는 만큼 MMORPG 명가의 자존심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넷마블은 최근 정식서비스를 시작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을 필두로 자사의 인기 IP ‘세븐나이츠’를 기반으로 개발 중인 ‘세븐나이츠2’와 MMORPG와 배틀로얄이 결합된 ‘A3: STILL ALIVE’를 내년 중 출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컴투스의 인기 IP ‘서머너즈 워’를 기반으로 개발 중인 ‘서머너즈워 MMORPG’가 2019년 하반기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
MMORPG와 함께 주목할 만한 것은 ‘멀티플랫폼’이다.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게임사들이 멀티플랫폼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PS4를 비롯한 닌텐도 스위치 등이 2018년 높은 판매고를 올린 것 역시 이러한 현상에 일조한다.
이미 펍지주식회사는 배틀그라운드의 엑스박스 원 버전에 이어 PS4 버전을 출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멀티플랫폼을 활용하고 있으며,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역시 2019년 1월 7일부터 엑스박스 버전의 북미·유럽 지역 사전 주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는 자사의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다양한 플랫폼을 연결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해왔는데, 현재 개발 중인 ‘프로젝트 TL’의 테스트로 그 윤곽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넷마블은 세븐나이츠 IP를 활용한 닌텐도 스위치 타이틀 ‘세븐나이츠 스위치(가제)’를 개발 중이며, 스팀(Steam) 및 다수 콘솔 타이틀로 개발 중인 ‘리틀 데빌 인사이드’의 개발사 니오스트림 인터랙티브에 지분 투자(약 30%)를 진행했다.
이 밖에도 모바일게임을 주력으로 개발 및 서비스해왔던 라인게임즈 역시 PC 플랫폼으로 출시를 준비 중인 ‘프로젝트 NM’과 PS4와 PS Vita 등의 콘솔 플랫폼을 겨냥한 ‘베리드 스타즈’, 모바일과 스팀버전으로 개발 중인 ‘프로젝트 NL’과 ‘대항해시대 오리진’ 등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처럼 2019년은 기존의 게임시장에서 강점을 드러냈던 MMORPG의 강세가 지속됨과 더불어, 멀티플랫폼이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더해지면서 유저들에게 보다 폭넓은 선택지와 한 단계 발전된 퀄리티의 게임이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