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의 2018년은 ‘다사다난(多事多難)’ 했다.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 시범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위상을 높였으며, 게임업계의 노조가 탄생했고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는 등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는 등 긍정적인 기류가 흐르기도 했다.
반면, 게임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하려는 WHO의 움직임이나, 얼어붙은 중국 시장 등의 부정적인 이슈 역시 산재했다. 2018년 게임 시장에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1. e스포츠 아시안게임 시범종목 채택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 최초로 시범종목에 채택됐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는 ‘아레나오브발러(펜타스톰)’, ‘리그오브레전드’, ‘스타크래프트2’, ‘하스스톤’, ‘클래시로얄’, ‘PES 2018’로 총 6종목이다.

대한민국은 리그오브레전드와 스타크래프트2 종목에 출전했으며, ‘페이커’, ‘스코어’ 등으로 구성된 리그오브레전드 종목에서 은메달, 조성주가 출전한 스타크래프트2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e스포츠 종주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2. 게임업계 첫 노조 탄생
2018년, 한국 게임업계의 첫 번째 노조가 탄생했다. 지난 9월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넥슨지회’는 노조 설립 선언문을 발표하고 ‘넥슨노동조합(이하 넥슨노조)’의 출범을 알렸다. 넥슨의 노조 설립 이후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스마일게이트지회 역시 설립 선언문을 발표하고, 스마일게이트 노조 ‘SG길드’의 출범을 알렸다. 

두 노조는 모두 ‘포괄임금제 폐지’와 ‘크런치모드를 워라벨모드로 변경’해나간다는 기조를 바탕으로 근무환경 및 처우개선을 요구하고 있으며, 설립 이후 지속적으로 사측과 교섭 중이다. 

3. 게임업계에 도입된 주 52시간 근무제
지난 7월, 게임업계에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됐다. 물론, 게임업계의 경우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전부터 선택적 탄력 근무제를 도입하면서 탄력적인 근무 환경을 조성해온 바 있지만,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안 시행으로 보다 유연해졌다.

다만, 게임업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유연한 방식의 주 52시간 근무제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출시가 임박한 프로젝트의 경우 주 52시간 근무제로 인해 일정이 지연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실시간으로 오류에 대응해야 하는 서버관리 직군 역시 현실적으로 주 52시간 근무제를 지키기 어려운 만큼 근무 특수성을 고려한 근로기준법이 도입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4. WHO, 게임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한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판(ICD-11) 공개
WHO가 ICD(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11에서 게임 과몰입 현상을 ‘Gaming disorder(게임 장애)’로 정의하고 치료가 필요한 질병으로 분류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모인 자료가 너무 많은 진단기준을 토대로 수집되어 통일성이 부족하며, 연구가 게임이 아닌 일반적인 표본을 대상으로 진행되어 명확한 근거 없이 이를 질병으로 분류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인 현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편, 국내의 경우 2025년까지 ‘KCD(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Korean Standard Classification of Diseases)’에 게임 질병코드 적용은 보류할 예정이다.

5. 검은사막 모바일,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상 포함 6관왕 달성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이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포함한 6관왕을 달성하며, 2018년 대한민국 최고의 게임으로 자리매김했다.

검은사막 모바일은 자체 개발 엔진 기반의 뛰어난 그래픽과 퀄리티로 출시 이후 빠르게 매출 상위권에 안착했으며, 출시 1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성과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속적인 주 단위 업데이트로 유저들에게 꾸준히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 대만에서 성공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6. LCK 팀들의 국제 대회 부진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MSI(Mid Season Invitational)’ 등의 국제 대회에서 굳건한 모습을 선보여왔던 ‘LCK(League of Legend Champions Korea)’ 팀들의 부진이 도드라졌다.

2018 롤드컵에 LCK 대표로 출전한 3팀 모두 4강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으며, 이 밖에도 MSI, 리프트 라이벌즈, 아시안게임 등 올 한 해 치러진 굵직한 국제 대회의 우승 트로피를 모두 중국에 내주면서 주도권을 빼앗겼다.

이에 LCK 대다수의 팀들은 적극적으로 선수단 리빌딩에 착수하는 등 리그의 판도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7. 국산 MMORPG의 부흥, 로스트아크의 등장
한동안 침체기에 빠져있던 PC MMORPG가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를 기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로스트아크는 출시 첫날 동시접속자 25만 명을 기록했으며, 이후 일주일 만에 동시접속자 35만 명을 넘어섰다. 인기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PC방 점유율 역시, 빠르게 3위에 안착하면서 PC MMORPG에 대한 유저들의 니즈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최근에는 러시아의 포털 서비스 기업 ‘Mail.RU’와 러시아 지역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8. 확률형 아이템 이슈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된 규제는 올해 한층 더 심화됐다. 우선 국내의 경우, 7월부터 기준을 더 강화해 플랫폼과 등급 구분 없이 모든 게임물에 자율규제를 적용하고 결과물 개별 확률을 모두 공개하는 개정안이 적용되었다.

해외는 보다 적극적이다. 특히, 유럽은 확률형 아이템 조사를 진행한 뒤 아이템 양도가 가능한 게임을 도박의 범주라 판단해 판매금지 처분을 내린 네덜란드와 일부 게임이 게임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해당 게임들의 서비스를 중단시킨 벨기에를 필두로 규제가 활성화됐다.

9. 중국의 게임 규제 및 판호 심사 재개
중국의 게임 규제가 심화됐던 한 해다. 지난 8월 중국 정부가 아동청소년의 시력 보호를 위해 온라인게임 총량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최근에는 중앙선전부 산하에 온라인게임윤리위원회를 신설하고 20종의 온라인게임을 심사한 바 있다. 그중 11개의 게임에 대해 운영사측에 수정을 요구했으며, 나머지 9개 게임은 비준을 불허했다.

다만, 지난 21일 중국게임산업컨퍼런스(China Game Industry Annual Conference)에 참석한 중국 중앙선전부 산하 출판국 부국장 풍사신이 “판호를 신청한 일부 게임들의 판호 발급을 검토했으며, 판호 발급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2017년 3월 이후 신규 판호를 발급받고 있지 못한 한국 게임사들의 중국 시장 진출 재개의 가능성이 생겼다.

10. 게임의 지상파 진출
2016년부터 SBS에서 1년간 방영된 ‘게임쇼 유희낙락’을 신호탄으로, 2018년 게임이 본격적으로 지상파에 진출하고 있다. 

올해 넥슨의 모바일게임 ‘야생의땅: 듀랑고’를 소재로 MBC에서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란 예능 프로그램이 방영됐으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리그오브레전드를 KBS와 SBS에서 동시 중계하면서 화제가 됐다.

또한 SBS는 11월 1일부로 아프리카TV와 함께 e스포츠 공동사업을 위한 합작법인 ‘SBS-AfreecaTV’했으며, e스포츠 전문 프로그램 ‘e스포츠매거진 G.G’를 지난 11월 5일부터 방영 중이다. 이 밖에도 MBC와 액토즈소프트의 합작품인 예능 프로그램 ‘비긴어게임’이 지난 11월 3일부터 방영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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