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가 2019년 자사의 전자 소프트웨어 유통(Electronic Software Distribution, 이하 ESD) ‘에픽게임즈 스토어’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스팀으로 대표되는 기존 ESD 플랫폼과 다른 차별화 포인트로, ‘낮은 수수료’를 전면에 내세웠다. 일반적인 경우 타이틀 판매 수익 중 30%를 플랫폼이 판매 수수료로 책정되는 반면, 에픽게임즈는 12%를 제외한 나머지 88%의 수익을 개발자에게 지급한다.

게다가 에픽게임즈는 출시 소식과 함께 2019년 한 해 동안 2주마다 1종의 게임을 무료로 제공하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지난 10일, 유비소프트와 파트너십 체결로 톰클랜시의 디비전2를 ESD 플랫폼으로 독점 출시한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에픽게임즈 스토어 특유의 낮은 수수료는 개발사에게 있어 무척 매력적인 제안임은 분명하다. 플랫폼에 제공해야 하는 수수료가 낮아지는 만큼 유통에 대한 중소 개발자의 부담은 줄어든다. 또한 대형 개발사 입장도 수익이 커질수록 수수료 손실이 크게 줄어드니 관심을 가질만한 사안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에픽게임즈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유비소프트는 그동안 레인보우식스, 어쌔신크리드, 파크라이 시리즈의 PC버전을 스팀과 자사의 시스템 유플레이로 제공해왔다. 최근 출시된 어쌔신크리드 오디세이가 시리즈 최고 초반 판매량을 달성한 점과 그중 디지털 다운로드의 비율이 45% 이상임을 생각하면 향후 디비전2의 가시적인 매출상승도 기대해볼 만하다.

이러한 에픽게임즈의 과감한 도전은 지난 포트나이트 모바일 서비스로 ‘탈 구글’을 선언했던 당시 분위기와 유사한 점이 많다. 시장의 과반수를 점령한 스팀이나 구글 스토어들의 수수료 이슈는 부감스러운 수준임을 느끼면서도 이렇다할 대안이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스팀 특유의 얼리 액세스나 세일, 이벤트 등 게임을 어필하는 다양한 장점들 역시 저급 타이틀의 범람으로 인해 효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에픽게임즈는 스토어 출시 당시 우려됐던 ‘킬러 타이틀’의 부재를 디비전2로 만회했고 향후 모바일게임 시장으로 확장할 계획까지 공개해, 당분간 포트나이트뿐만 아니라 스토어를 주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에픽게임즈뿐만 아니라 음성 채팅 플랫폼 디스코드도 파격적인 수수료 정책을 제시하며 ESD 시장의 변화를 이끈다. 디스코드 스토어는 에픽게임즈 스토어보다 2% 낮은 10%만을 판매 수수료로 책정했으며, 수익을 기술 최적화와 효율성 개발에 사용된다.

디스코드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2018년 조사 결과, 게임 유통에 30%의 수수료는 필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결과를 기반으로 개발자들이 서버를 개선하고 콘텐츠도 확장해, 유저와 소통 가능한 환경을 마련하겠다”라고 계획을 전했다.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향후 과제는 스팀에 익숙해진 유저의 패턴을 깨뜨릴만한 콘텐츠를 갖추는 일이다. 과감한 수수료 정책으로 개발자에게 분배되는 수익이 기존보다 커졌지만 2가지 ESD 플랫폼에 대한 유저들의 번거로움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다. 

또한 유저들의 소비자가격에는 전혀 영향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개발자 중심의 정책이 향후 수준 높은 타이틀을 제작할 기반으로 이어지는 것은 좋은 취지지만 유저들이 ESD 플랫폼을 옮길만한 주된 이유로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때문에 디비전2에 이은 또 다른 ‘독점 타이틀’의 유치와 커뮤니티 기능의 필요성에 초점이 맞춰진다. 무엇보다 개발자와 유저의 소통 채널은 개발자 중심의 정책을 아이덴티티로 삼은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강점을 돋보이게 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포트나이트라는 글로벌 흥행 타이틀에 이어 디비전2 독점 출시라는 강력한 무기까지 갖춘 만큼, 에픽게임즈 스토어가 개발자와 유저 사이의 든든한 징검다리가 되어줄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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