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 진열된 만화책과 몇몇 추리소설은 손님이 구매하기 전까지 결말을 미리 볼 수 없도록 포장되어있다. 영화 역시 그 어떤 예고편도 본편의 결말을 미리 보여주는 경우는 없다. 이처럼 소비자의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과 궁금증을 자극해 구매로까지 연결하는 방식은 마케팅의 정석이라 생각될 만큼 대중적이다.

최근 게임계를 둘러싼 스트리밍 시장은 이러한 기조와 정면으로 대응한다. 리그오브레전드, 오버워치처럼 플레이 영상과 e스포츠를 인터넷 방송 채널로 송출하거나 넥슨의 ‘배틀라이트’처럼 신작 콘텐츠를 그대로 공개해, 정면 승부하는 홍보 방식이 자리 잡고 있다.

과거 게임 또한 CF, 인터넷 배너광고, 오프라인 이벤트로 이름을 알렸던 시기를 생각한다면 상당히 과감한 변화임은 분명하다. 아무리 완성도가 높은 타이틀이라도 단점이 될 만한 작은 흠집은 있기 마련인데, 판단 기준을 유저에게 맡겨 콘텐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셈이다.

하지만 스트리밍 시장의 확대가 모든 장르의 게임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결말을 알아버린 스릴러 영화처럼 스토리의 비중이 높은 비주얼 노벨 게임의 경우 내용이 미리 공개될 시 콘텐츠의 매력을 잃어버리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등 선택지가 중요한 분기점으로 작용하는 인터랙티브 드라마 장르 역시 스트리밍 시장을 그리 달갑게 바라볼 수 없다. 

실제로 아트시스템웍스는 작년 12월 ‘탐정 진구지 사부로 프리즘 오브 아이즈’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스트리밍 및 녹화 영상 업로드를 허가하지 않았다. 아트시스템웍스에 따르면 ‘추리 어드벤처’ 장르 특성상 사건의 결말과 범인의 스포일러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처럼 게임마다 스트리밍 시장에 대한 시선이 극명하게 갈리는 상황이기에 각 게임사들은 스트리밍과 녹화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라이엇게임즈의 경우 개인 유저들이 스트리밍, 혹은 녹화 영상을 통해 일반적인 광고와 기부 수익을 얻는 것은 허용한다. 하지만 시청하는데 일정 금액이 필요한 방식의 영리 활동은 금지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인 스마일게이트도 로스트아크, 에픽세븐 스트리밍에 대해 비교적 여유로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두 작품 모두 스토리가 중요한 게임이고 그에 걸맞은 반전 요소도 있지만 본편 녹화영상이나 스트리머의 활동을 제재할 계획은 없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게임 간 온도 차이는 온라인게임의 특성에서 비롯된다. 꾸준한 업데이트를 해야하는 온라인게임에 있어 스트리밍 시장은 많은 이들에게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여기에 게임을 접할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전문 스트리머의 이해도 높은 플레이가 더해져, CF로 전달하기 힘들었던 ‘현장감’을 유저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반면 타이틀 판매량이 흥행을 좌우하는 콘솔게임에게 과도한 스트리밍은 스포일러와 다름없을 정도로 치명적이다. 콘텐츠에 스토리 비중이 높은 비주얼 노벨, 추리 장르일 경우 시스템만으로 신규 유저를 포섭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확장 중인 스트리밍 시장에 발맞춰 게임사가 직접 관리하는 신작도 많아지는 만큼 유저들은 관련 콘텐츠 제작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광고 문제의 경우 수익과 관련된 만큼 게임사별 규정이 다를 수 있다. 몇몇 게임사의 규정을 일반화하지 않고 저작권에 대한 문의 절차를 거치는 것이, 저작권 문제를 피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저작권자 © 게임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